“아직 인터뷰가 서툴지만, 열심히 하겠습니다.” 인터뷰를 앞두고 의지를 다지는 백성철을 보니 산타와 첫 면접을 보던 나제희 팀장(곽선영)의 마음이 이랬을까 싶다. 그가 연기한 산타는 구경이(이영애)의 게임 길드 멤버였으나 조사B팀 소속이 되어 구경이, 나제희 팀장, 오경수(조현철)와 함께 사건을 파헤쳐가는 인물이다. 하나 정작 산타 본인은 끝막인 12화에 이르러서야 어렴풋이 진실이 밝혀지는, 드라마 <구경이>에서 가장 미스터리한 캐릭터였다. 역할을 맡은 배우에게조차 산타는 베일에 싸여 있었지만 백성철은 적은 대사를 천번가량 읊고 행동과 표정, 마임까지 연습하며 가능한 영역 안에서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 <구경이> 종영을 앞두고 산타에 관한 숱한 질문에 후련한 마음으로 답할 수 있게 된 배우 백성철을 만났다.
산타 나도 산타의 본명이나 나이 등 관련 정보를 하나도 모르고 시작했다. ‘산타를 이해하려고 하지 말고 단순하게 생각하라’는 게 미팅 때부터 감독님이 주신 디렉팅이었다. 현장에서 같이 이야기하며 만들어나간 부분이 많았다.
미소, 청결, 배려 오디션을 볼 때 산타의 공통점을 열심히 어필했다. 나도 산타처럼 웃는 상이라는 게 첫 번째였고 산타가 결벽증이 있듯 나도 청결을 중요시한다는 게 두 번째였다. 집 안에 머리카락이 떨어져 있는 걸 못 본다. 촬영장 가기 전에 청소기를 한번 돌리고 가야 마음이 안정이 된다. (웃음) 산타가 구경이와 B팀을 돕는 건 몸이 먼저 반응해서라고 생각한다. 나도 예의 바르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스타일이라 그런 점도 산타와 잘 맞을 거라고 봤다.
첫 TV 드라마 TV에 나오니 부모님이 너무 좋아하셨다. 친구들도 열심히 하는 게 보기 좋다며 응원해줬다. 공통적인 질문은 그거였다. “근데 왜 대사가 없냐.” (웃음)
“생각대로군” 대사가 많지 않아서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 산타의 첫 대사인 “생각대로군”은 천번 정도 말해본 것 같다. 그걸 잘해야 “왜 저런 말을 하지? 이 친구 어떤 친구지?” 하고 시청자들이 궁금해할 테니까. 그런데 현장에서 “예상대로군”이라고 엔지를 냈다. 그때 이영애 선배님이 힘을 많이 주셨다. “아우~ 배우들이 그렇잖아. 연습 많이 해도 현장에서 틀리는 경우가 많아. 괜찮아.” 이영애 선배님은 진짜 살아 있는 천사시다. 그다음에 제대로 해서 한 테이크 만에 끝냈다.
미인계 대본에는 ‘상대 배우가 홀린다’는 지문만 있는데 감독님이 따로 디렉팅을 주셨다. 현장에서 감독님이 “웃어!” 하면 내가 씩 웃으며 미인계를 발동시키는, 그런 스킬이었다. 처음에는 현장에서 웃는 게 너무 어색해서 집에서 연습을 많이 했다. 그 뒤로 미인계를 잘 쓸 수 있게 됐다.
모델 중학생 때부터 모델이 되고 싶었다. 그때 키가 162cm였는데 고등학교 입학할 무렵에 20cm가 더 자랐다. 주변에서도 모델을 권유했는데 정작 부모님이 반대하셨다. 결국 ‘열심히 할 거 아니면 하지 마라’며 허락해주셨고 나도 마음을 굳게 먹고 시작했다.
워킹은 스타일 유튜브를 보면서 워킹을 독학했다. 그땐 ‘진짜 완전 멋있게 걸어야 되는구나’ 생각하며 연습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워킹은 그냥 걷는 건데, 사람들마다 걷는 게 다르고 그게 다 스타일인데 너무 어렵게 접근한 게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연기는 호흡 모델 일을 시작하고 뮤직비디오를 5편 정도 찍었다. 모델은 주로 표정과 동작으로 표현하는데 대사와 감정이 들어간 일을 제대로 해보고 싶단 욕심이 생겼다. 대학에서 연기 수업을 들을 때는 독백이 많았지만 현장에선 배우들과 직접 호흡을 맞춘다는 게 가장 큰 차이였다. 상황이 달라지니 몰입도 더 잘됐다.
액션과 로맨틱 코미디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다. 어느 한쪽을 더 선호한다고 말할 수 없다. 50 대 50 정도다. (웃음) 다만 내가 키가 크고 마른 편이라 액션은 몸을 키워서 도전해보려고 한다.
초심 신인에게 어울리는 단어는 아니지만 앞으로 연차가 쌓이더라도 “저 배우는 초심을 잃지 않고 노력한다”라는 이야길 듣고 싶다. 그럴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Filmography
드라마 2021 <구경이> <아직 낫서른>(웹드라마)
http://naver.me/GUQtqY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