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에 각자가 하고 있던 시나리오 작업에서 피로감을 느끼고 있었다. 어느 날 투자가 확정되어서 제작에 들어간다는 시나리오 수 편을 받아 읽는데 하나같이 1씬에서 여자가 죽거나 다치는 장면이 나오더라. 스릴러 장르의 시나리오에서는 항상 남자 사이코패스 살인마들이 ‘비릿한 미소’를 짓는다는 지문이 있었고.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 내가 보고 싶은 것에 대한 갈망이 작품을 기획하는 동력이 되었다. 결국 ‘구경이’는 무엇에 대한 이야기였을까. 종방한 지금에도 서로 이야기하면서 찾아나가고 있다. 지금 생각은, ‘구경이’는 인류애나 살 의지를 잃어가는 상황 속에서 ‘사랑’을 놓지 않으려는 안간힘이다.”
- 출세욕, 가족을 지키려는 마음 등 일반적인 사람들의 욕망을 가진 나제희를 제외하고. ‘구경이’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이상했다. 각 인물을 설정하면서 포인트로 잡았던 요소를 하나씩 들어본다면?
“한 인물이 갖고 있는 다양한 측면에 집중하려고 했다. 예를 들어, 허술해 보이는 김부장님의 살벌한 이면을 표현하면서도 맛집 블로거 설정을 부여한 것이 그렇다. 무엇보다 놓치지 않으려고 했던 건 사람은 항상 변화하고 있다는 것. 초반에 구경이와 나제희를 내심 무시했던 경수가 이들을 따르게 되는 것, 가까운 사람마저 의심하고 스스로를 고립시키던 구경이가 조사B팀에게 곁을 내주게 된 것 등이 그런 변화의 일부라고 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