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임이가 그 언젠가처럼 자꾸만 돋아나는 사랑에 대한 미련을 애써 떨구려하는 양인지
연못가에서 또 그렇게 풀잎배 하나 띄우려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그게 참 짠하면서도 애틋하더라
https://gfycat.com/InsistentIncompatibleClumber
"바보, 네가 뭐 할 수 있는거나 있어?
아무것도 없는 주제에"
자신은 한낱 궁녀일 뿐이니까
그 분은 온백성을 보살피실 성군이 되실 귀한 분이시니까
감귤을 사양하던 그때처럼만 하면 된다 싶었을거야
하지만 세상사가 어디 내 생각대로만 움직여주던가
제 의지완 상관없이, 손짓은 놓자마자 그 풀잎배를 못가게 잡고 있네
풀잎배가 또 물었을 거야
쓸데없다 부질없다 하기엔 그 분의 사랑이 너무나 깊고 무거워 앞으로 나아가질 못하겠노라고
성씨 항아님도 만월 뜬 그날밤, 이미 늦었다는 걸 알아 눈을 감고 말았지 않느냐고
해서 사랑이라 차마 부를 수 없어 충정이라 하며 그분 지키련다 평생을 걸었던 제 가슴이 가끔씩 터질 거 같아 여기와서 겨우 이 여린 풀잎배에 실어 보내는 걸로 풀려하는 너의 사랑은 그에 다를 바가 있겠느냐고
https://gfycat.com/NeglectedChillyIndianskimmer
결국 덕임이는 그 풀잎배를 다시 들어서 손에 올리더군
(이 무묭생각시 사심가득 넣은 덬깍지로)
그리고 나는 보았다
https://gfycat.com/ExcellentYoungBaiji
움만 튼 줄 알아서 잘라내면 그만이다 싶었는데
저도모르게 아름드리 뿌리깊은 나무가 되었더니
어느새 그곳에 아담한 '집'을 지으셨더이다
그 정자 안에는 꽃도 있고요
산에 대한 숨길 수 없는 연심도 담겨져 있으니
비록 한뼘이라 한들
언젠가의 그 아름드리 나무로 지은 이 마음의 집에 견고함이야 말해 무엇하리까
세손 저하에게 별당이 그러하듯
이제 이곳은 더이상 궁궐도 동궁도 아닌
제 마음 속 지아비를 기다리는 한 여인네의 마음 속 안식처인 둘의 家가 된거라고...
https://gfycat.com/ConsciousPreciousBrocketdeer
몸은 비록 궁궐에 있으나 제 마음만은 한줌 바람에 이리저리 떠다닐 수 있는 한조각 배가 되었으면 했더니
https://gfycat.com/TiredAcceptableEmperorpenguin
제 마음이 무슨 소리를,
진짜 주인이 여기 있으라 하니 집을 지어 살고지고 하려마 했더란다
감히 바라옵건데
가시는 그날까지는 하루하루가 일년이듯 십년이듯 그리 마음을 나누시라
그곳에서 흰멍뭉이 같은 뽀얗게 예쁜 순이도 낳아
일찍감치 잃어버린 부모의 정도 듬뿍듬뿍 부부의 정도 알콩달콩 원없이 표현하시어 미련이라도 적게 사랑하여 좋다 그리 살으시라고 빌고 또 빌어보더이다, 어느 생각시 하나가...
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