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오늘 방영 내내 너무 울어서 머리가 띵할 정도인데 저 대비를 보자하니 작감에 더욱 소름이 돋았어
지금, 아는 걸 그때 알았더라면...
박상궁은 아마도 자신의 위치가 그러하다보니 뭔가 일이 잘못 되어가는 걸 알면서도 바로 잡질 못하고 상궁마마가 '제 아이'라 여겼던 그 분을 놓쳤어
그래서 지나간 시간을 후회하지만 적어도 '지금'을 후회하지 않기 위해 덕임이를 도와 세손 저하를 살릴려고 하지
제 아이는 잃었지만 그분이 살려놓으신 귀한 아기씨를 또 놓치는 우를 범할 순 없으니까
홍덕로도 후회길 걷긴 마찬가지인 듯해
제가 설계한 꽃길 걸으실 때 함께 광영될 날만을 학수고대하다보니 그만 제 군주의 (과거의)뿌리를 미처 보질 못했어
산이가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 않은 이상 제 주군의 그 뒤의 붉은 혈로 이어진 연들까지 아우러 살폈어야 했을거야
정말로 찐 킹메이커였다면.
하지만..... 그는 그저 나도 애썼다 너를 위해 한 거다 선들 씨게 넘다가 미끌어져 무릎쿵야한 홍섭녀였을 뿐!
우리 세손 저하를 봐
자기가 있어야할 곳에 계셨어 내내ㅠㅠ
왜냐 '지금'을 다잡지 않으면 과거를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겠고 과연 미래란 게 가만히 기다려주지도 않을 걸 아시는게지
때문에, 덕임이가 그러했듯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해
제 어미를 지키기 위해 뜨거운 쇠꼬챙이를 단숨에 잡아 움켜쥐어
중전을 그 어느때보다 정중히 할마마마로 존칭하며 딴 건 필요없이 어머니만 부탁한다 하지
저는 벌이든 뭐든 혼자 감당할 터이니 오롯이 하나 남은 제 어미의 안녕만을 지켜내
그땐 어려 아비를 지키지 못했으나
'지금'은 이 홧홧한 상처처럼 아픈 걸 제가 다 훔켜삼킬지라도 '내 어머니'만은 지켜내리라 믿으며
그 뿐이야... 살인마 광인 뒤주 속에서 생의 뒤안길로 사라진 비운의 세자,
바깥 세상에서 제 아비가 어떤 평가를 받던 한때의 제게는 여느 필부의 부자(父子)관계가 그러했을 것처럼 강아지집을 손수 짓고 현판을 달아주실 정도로 자상한 아비였던 적이 있노라 기억하는 사람이거늘
하물며 그런 아비의 목숨을 거두는 대신 살려낸 존재가 저라는 걸 세손이 모를 수가 없어
임금으로 국본을 살리겠다 아비로서의 도리를 저버린 당신을 원망하면서도, 손자 하나 살려보겠다고 비정한 할애비 노릇하는데에 망설임이 없으셨던 그 결단이 아니었으면 자신이 이 자리에 있을 수가 없기에 또한 가족으로의 내리사랑을 잊지 못하니 산이는 후회하지 않기 위해 '지금' 제 근본이 되어주시는 지존을 위해 '하나뿐인 소손'으로 이 자리에 있어
사랑이 바탕에 깔린 할아버지는 편찮으시다 직언도 드리고
저를 믿어달라 지켜달라, 지금 영조가 제아무리 쇠할대로 쇠한 기우는 고목이 되어간다 할지라도 당신께선 아직 이 나라의 지존이시라 일깨우는 듯해
할아버지, 산이가 왔습니다
손자를 알아보신다면 부디 저의 손을 잡아주시되 어릴 적 그 어느때처럼 붉은 곤룡포 차림을 제게 둘러 저를 다시한번 지켜주시오시라 간청 또 간청을 드리지
그리고 이건 우리 덕임이도 마찬가지ㅠㅠ
(사랑 감정을 떠나 충정으로 보는)
덕로와 덕임의 큰 차이점이라면
덕로는 오로지 세손 하나만 파는 악개 느낌이라면
덕임이는 세손 저하의 안과 밖의 모든 게 어찌 이루어진 건지, 애민정신의 그에 큰 뜻의 근간이 어디에서 비롯된 건지 두루 살펴 이해한 가족과 같은 매니저? 느낌이랄까나!?
덕임이 박상궁마마의 말을 듣고 곧장 뛰어간 곳이 그의 친모인 혜빈 자가댁이었어
세손 저하가 내켜하지 않는 제사람을 넣어 굳이 저하를 감시하듯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지금' 혜빈 자가가 아드님을 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니 망설이지 마시고 꼭 잡아주시라... '금등지사' 찾으시옵소서
사도 세자가 마지막 가던 그 길이 세손 저하의 예체를 감싸안은 아비의 사랑이자 지어미에게 하는 속죄와 같았을 느낌이라
한평생 회한으로 남으실 그분에 대한 원망도 씻으시옵고 또다시 가족을 놓칠 수 있단 두려움도 떨쳐내라는 듯이 말야
그분께서도 가족을 사랑하셨고 부인을 믿으셨으니 지금 자가께서 하실 일은 '금등지사'를 찾아 임금께 지키실 약조를 기억나게 하시는 거다 ㅇㅇ
중전마마를 알현한 것도 세손이 할마마마라 칭할 때와 닮은 결로 '지금'이 기회이다
세손에게 할마마마의 자애로움을 보이신다면 훗날 저하께서 그 자애로움을 잊지않고 귀히 대접하실 것이다
이미 고립무원의 적막함도 진저리치게 느껴봤고 세손의 도움으로 이 나라의 어엿한 내명부 최고 수장으로 모두가 조아려주는 힘의 두근거림도 생생히 느껴본 중전이니 덕임이의 팩폭이 방자하면서도 밉지만은 않았던 게지
중전이 언젠가 말한 것처럼 이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다가 배 떠나보내고 잡을 걸 저 배 잡아볼 걸 후회하겠냐는 듯 도발하는 모습에 혀 한번 끌차고말며 세손이 보위에 오른 후 대비 마마가 되었을 때 위엄 있는 자신이 썩 나쁘지 않을테니까
덕임이는 '지금' 동궁의 궁녀로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위해
세손 저하의 어머니와 할머니를 뵈오며 그 오랜 한을 어루고 또 달래주며 가족을 지켜달라 해서 호랑이 동궁의 날개처럼 각각 한쪽씩 매듭지어 드린 셈이려니
이보다 완벽한 손주며느리감을 본 적이 없노라 새삼스레 또 감탄했더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