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록에 따르면 사도가 죽는 날에 불길한 징조가 있었대
그런데 사도가 워낙 광증이 심하니까 혜빈이 아 나도 죽는구나 싶어서
세손한테 무슨 일이 있어도 굳건하라고 당부하고 사도를 찾아가니
사도가 죽을 날이 온걸 체감하고 죽을 안색이 되어서
혜빈을 불러서 괴이한 일이 있어도 자네는 살것이다 그 징조의 의미가 무섭다고 말하자
그때 마침 영조가 사도를 부르는데 사도가 영조한테 불려가기 전에
영조가 사도 자신은 미워해도 세손은 아끼니까 그걸 노리고
학질에 걸린 척 하고 정조 휘항을 쓰고 가려고 하는데
혜빈이 세손의 휘항은 작은데 그걸 어찌 쓰려고 하냐고 말리거든
근데 사도가 이걸 오해해서 자네는 어찌 나를 두고 세손과 오래 살려고 하는가 무섭고 흉하다고 원망하거든
그래서 혜빈이 쓰고 가라고 하자 사도는 됐다 필요없다고 떠남
아마 한중록에 혜빈이 직접 쓴거니까 사도가 오해한거랑 달리 진짜 사도가 미쳐있었으니까 사도의 의중을 몰랐을 확률이 높을거임
아닌게 아니라 이때는 한창 더운 한여름인데 휘항을 쓴다니 말도 안되는 소리로 들렸을 수 있음
근데 그게 사도혜빈 부부의 마지막 대화였고 사도는 그날 이후 다시는 혜빈을 보지 못했음
그이후로 혜빈은 살아도 사는게 아니었을거임..
남편한테 오해받고 또 자신도 남편을 오해하고 끝내 남편이 죽었으니까 아무리 사도가 미친 놈이어도 사도랑 혜빈은 몇십년을 함께 했던 부부니까 세손의 휘항을 볼때마다 남편과의 오해를 떠올렸을거라고 생각함
그래서 금등지사가 원래 알려진것처럼 사도에게 죄가 없다는 걸로 그리지 않고 사도가 목숨으로 세손을 지켰다는 해석을 한게 좋음
혜빈도 망사인줄 알고 자책하며 살던걸 오해를 풀어주고 혜빈이 덕임이를 더 아끼게 되는 당위성을 완성시켜준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