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박은해 기자] 위장 부부가 진짜 연인이 됐다. 광인병에 걸린 감염자들과 사투 속에서도 사랑은 피어났다.
12월 11일 종영한 tvN 금토드라마 '해피니스(Happiness)'(극본 한상운/연출 안길호)는 치료 방법 없는 감염병 확산으로 폐쇄된 아파트 단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실패한 폐렴 치료제 넥스트를 복용한 이들이 사람을 물어뜯기 시작하고 감염자들에게 물리거나 긁힌 사람들도 광인병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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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니스'의 주인공 윤새봄(한효주 분), 정이현(박형식 분)은 오랜 친구이자 공무원 아파트 특별 공급을 위해 혼인신고한 위장 부부다. 윤새봄은 '번듯한 내 집'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오래전 자신에게 고백했던 정이현에게 청혼하고, 정이현은 이를 받아들였다. 윤새봄에 대한 마음은 이미 광인병보다도 먼저 진행 중이었으니까.
부푼 꿈을 안고 입주한 아파트는 곧 지옥으로 변했다. 헬스장에서 유통한 넥스트를 먹고 광인병에 걸린 주민이 속출했고, 아파트는 봉쇄됐다. 모두가 힘을 합쳐 고난을 함께 이겨내도 모자랄 판에 사람들은 무한 이기주의 끝판왕을 보여준다. 흡사 좀비와 유사한 행동을 하는 감염자를 배척하고, 서로를 감염시키려 하고, 모두가 정신없는 틈을 타 사리사욕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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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아비규환 속에서 윤새봄, 정이현 부부는 아파트의 파수꾼을 자처한다. 이름만 동대표인, 아파트 입주자 대표로 이권을 챙길 생각뿐인 오연옥(배해선 분) 대신 아파트 내 질서를 새로 정립하고 사람들을 구해낸다. 경찰특공대와 형사라는 직업의식에서만 나온 행동은 아니었다. 타인의 아픔에 공감할 줄 알고, 정의를 추구하는 본연의 성정 때문이었다.
두 사람은 완벽한 파트너로 아파트 내 산적한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하며 점점 가까워진다. 혼인신고만 한 친구 사이인 그들이 위장 부부라고 의심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어느 한 쪽이 위험에 처하면 목숨도 아깝지 않다는 듯 달려들고, 서로를 누구보다 애틋하게 바라보는 두 사람을 누가 감히 가짜 부부라고 상상하겠는가. 아파트 봉쇄령이 내려진 뒤 윤새범과 정이현은 서로가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얼마나 믿을만한 동반자인지 새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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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후반 정이현이 결국 감염되고 윤새봄 홀로 아파트를 빠져나가게 되면서 멜로는 급물살을 탔다. 자신의 핸드폰으로 정이현이 몰래 찍어둔 고백 영상을 본 윤새봄은 모두의 만류를 뿌리치고 다시 아파트로 돌아간다. 그곳에서 발병 직전 정이현을 구한 윤새봄은 행복은 집이 아닌 같은 사람에게 있으니 앞으로도 함께 있자고 말한다. 오랜 시간 품어온 정이현의 마음에 전하는 완벽한 대답이었다.
근미래 디스토피아, 감염병 확산으로 인한 생지옥과 그곳에서 살아남는 이야기를 골자로 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서사 탄탄한 멜로가 자리했다. 다양한 인간군상과 욕망, 광인병 세계를 치밀하게 그리면서도 남녀주인공이 진짜 연인이 되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담아냈다. 절절한 눈빛, 미묘한 감정 변화를 보여준 한효주, 박형식의 케미는 더할 나위 없었다. 두 주인공만 놓고 보자면 '해피니스'를 좀비물 탈을 쓴 멜로극으로 평해도 부족하지 않다.
(사진=tvN '해피니스')
박은해 peh@newsen.com
멜로드다
12월 11일 종영한 tvN 금토드라마 '해피니스(Happiness)'(극본 한상운/연출 안길호)는 치료 방법 없는 감염병 확산으로 폐쇄된 아파트 단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실패한 폐렴 치료제 넥스트를 복용한 이들이 사람을 물어뜯기 시작하고 감염자들에게 물리거나 긁힌 사람들도 광인병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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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니스'의 주인공 윤새봄(한효주 분), 정이현(박형식 분)은 오랜 친구이자 공무원 아파트 특별 공급을 위해 혼인신고한 위장 부부다. 윤새봄은 '번듯한 내 집'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오래전 자신에게 고백했던 정이현에게 청혼하고, 정이현은 이를 받아들였다. 윤새봄에 대한 마음은 이미 광인병보다도 먼저 진행 중이었으니까.
부푼 꿈을 안고 입주한 아파트는 곧 지옥으로 변했다. 헬스장에서 유통한 넥스트를 먹고 광인병에 걸린 주민이 속출했고, 아파트는 봉쇄됐다. 모두가 힘을 합쳐 고난을 함께 이겨내도 모자랄 판에 사람들은 무한 이기주의 끝판왕을 보여준다. 흡사 좀비와 유사한 행동을 하는 감염자를 배척하고, 서로를 감염시키려 하고, 모두가 정신없는 틈을 타 사리사욕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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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아비규환 속에서 윤새봄, 정이현 부부는 아파트의 파수꾼을 자처한다. 이름만 동대표인, 아파트 입주자 대표로 이권을 챙길 생각뿐인 오연옥(배해선 분) 대신 아파트 내 질서를 새로 정립하고 사람들을 구해낸다. 경찰특공대와 형사라는 직업의식에서만 나온 행동은 아니었다. 타인의 아픔에 공감할 줄 알고, 정의를 추구하는 본연의 성정 때문이었다.
두 사람은 완벽한 파트너로 아파트 내 산적한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하며 점점 가까워진다. 혼인신고만 한 친구 사이인 그들이 위장 부부라고 의심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어느 한 쪽이 위험에 처하면 목숨도 아깝지 않다는 듯 달려들고, 서로를 누구보다 애틋하게 바라보는 두 사람을 누가 감히 가짜 부부라고 상상하겠는가. 아파트 봉쇄령이 내려진 뒤 윤새범과 정이현은 서로가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얼마나 믿을만한 동반자인지 새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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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후반 정이현이 결국 감염되고 윤새봄 홀로 아파트를 빠져나가게 되면서 멜로는 급물살을 탔다. 자신의 핸드폰으로 정이현이 몰래 찍어둔 고백 영상을 본 윤새봄은 모두의 만류를 뿌리치고 다시 아파트로 돌아간다. 그곳에서 발병 직전 정이현을 구한 윤새봄은 행복은 집이 아닌 같은 사람에게 있으니 앞으로도 함께 있자고 말한다. 오랜 시간 품어온 정이현의 마음에 전하는 완벽한 대답이었다.
근미래 디스토피아, 감염병 확산으로 인한 생지옥과 그곳에서 살아남는 이야기를 골자로 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서사 탄탄한 멜로가 자리했다. 다양한 인간군상과 욕망, 광인병 세계를 치밀하게 그리면서도 남녀주인공이 진짜 연인이 되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담아냈다. 절절한 눈빛, 미묘한 감정 변화를 보여준 한효주, 박형식의 케미는 더할 나위 없었다. 두 주인공만 놓고 보자면 '해피니스'를 좀비물 탈을 쓴 멜로극으로 평해도 부족하지 않다.
(사진=tvN '해피니스')
박은해 peh@newsen.com
멜로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