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은 내내 그리움이었으나 들키면 안되었기에 나서질 못했고
또 한사람은 어린 아이가 길잃은 곳에서 우연히 만난 길동무였을 뿐 따로 의미를 둘 필요가 있나 애써 우연의 연속인듯 굴었다
어쩌면 산이와 덕임 이 둘의 관계는
세손 저하와 생각시
그저 그날 그때처럼 선뜻 붙잡지 못한 옷소매 붉은 끝동이 붉어 아련하더라,아쉬운 이별에서 끝이 났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답을 듣고 싶으나 저 아이의 답이 내가 원하는 그 답이 아닐 수 있기에
그렇게 듣고 싶어 어쩔줄 모르는 수많은 궁금증을
또 그렇게 수없이 쉬는 한숨 속에 눌러참으며 뒤돌아섰건만
그 아이는 또 거짓말처럼 제 눈앞에 있다
세상 말간 얼굴로 세손의 침소 저하의 금침에서 곤히도 잘도 잔다
'너는 내가 두렵지도 않느냐 무슨 짓을 당할 줄 알고 겁도 없이!'
짐짓 경을 칠까 무서운 말, 그렇지못한 조용한 손길,
한낱 궁녀인 주제에 감히 저를 겁을 내지 않은 그 아이를 보며... 웃더라
말은 아니라하지만 자신을 무서워하지 않는 거 같아서 그게 좋다
금침을 제 이불인냥 편히도 자는 그 모습이 저의 자리를 마냥 겁내어하지 않는 거 같으니 어쩌면 정말 조금만 기다리면 이 아인 결국 제 곁에 머무를 것만 같아 또 스르륵 솟아나는 바람 한자락을 애써 다잡는듯 좌익위한테 이곳을 지키고 아무도 들이지 마라 명하는 결정적 한마디에
나란 생각시는 무릎 살짝 꿇었다지
까인 건 난 몰라, 저 아이는 이미 제 아이인게야
저의 첫정 오랜 반려가 되었으면 하는 덕임이를 이미 내적 안사람으로 대접하고 있는 게 아닐까하는 뻘상상을 떠올리게 해서 말야
무묭생각시 덩달아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하며 입꼬리 살짝 올리며 같이 미소지었단다
아닌 게 아니라 이때부터였으리
산이와 덕임이의 일심동체의 신호탄이 울린 것처럼 저하가 쓰러지면 덕임이도 넘어지고 저하가 굴러내려가면 덕임이도 데굴데굴 구르고ㅠㅠㅠㅠ
그래서일까 저하
농이 아니오라 정말 기다리니 되더이다
저하를 지켜준다던 덕임이 말이 씨앗이 되었듯
신호연의 도움으로 제 나라 백성이 아닌 존재들이기에 한낱 짐승 잡듯 또다른 인호잡기 타위를 시작하시던 그날 밤에 나쁜 일만 일어난 게 아니라지요
하늘의 달님이 어느덧 반달이 되어가더란 말입니다
일국의 지존이 되실 그 분의 사랑이
그런 분을 향한 뉘의 연심이 한줌 한줌 모여 달에서 내려온 항아님 마음을 살찌우듯 그리 뽀얗게 고운 빛을 내며 차오르더이다
하여 때가 되어간다 사랑이 저인 줄 알면 좀 붙잡아라 붙잡아라
저하에게 덕임이를 보내오고 저하는 그 아이를 쓰담쓰담 고이 안아들 수 밖에
무사히 타위 행위하시던 그밤,
달빛 닮은 월하미인이 그리 그 품속에 들어와 편히 쉬었더이다
이 생각시 바라건데, 그 사랑만 믿으시오소서
행여 외면하는 손길도 믿지 마시옵고
또한 저를 가득 담은 눈부처 하고서도 아닌 말을 하는 그이의 입도 믿지 마시오며
그저 느껴질 수 밖에 없는 그 아이의 곧은 마음만 믿어주시기를....
하오면 또 아오리까
저 달 토실토실 한토실 살 포동히 차올라 만월이 되는 날,
힘에 부쳐 주저앉아 쉬더라도 그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저하 곁으로 가련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 하며 오롯이 이산이란 사내 이 나라의 왕의 마음이 사사로이 쉴 곳 되어드리려 걸어서 걸어서 결국은 전하의 옆에 머무를 수 있을지 말입니다
그때까지 저하는 이 나라 조선을 지키시느라 바쁘고
성씨 항아님은 그런 저하를 지킨다 바쁘다가
우연히 올려다본 그곳엔
결국 이리될 일이었구나
장차 전하로의 세상을 비추옵고
그런 전하의 길을 반듯이 가꾸는 항아님 마음을 비추는
새롭게 차오르는 달이 놓여져 있을지 또 누가 알리오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