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나는 홀로 고립 된 처지인지라, 저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감히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머리를 숙여 가며, 애써가며 명을 들었으니, 그 당의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면 나는 ‘옳다’해야 했고, 또 무슨 말을 하면 나는 ‘좋다’해야 했다. 1775.5.3
내가 끝내 저위(儲位, 세자자리)를 보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1775.7.13.
저들이 나를 손안의 물건으로 여긴지 오래 되었다. 잡고 놓아주고 주고 빼앗는 모든 것이 전적으로 그들의 손에 달려 있었으니 내가 두렵고, 겁이 나고, 걱정되고, 불안하여 차라리 살고 싶지 않은 마음이었음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 흉도들이 하수인들을 널리 심어놓고 밤낮으로 나의 동정 하나하나, 언행 하나하나를 염탐하여 위협할 빌미를 삼았다. ....내가 글을 써서 책상위에 놓아두면 자리를 비운 사이에 몰래 살펴본 뒤에 정후겸에게 보고하고 훗날 공갈할 단서로 삼았다. 그러므로 사소하게 글 짓는 일도 마음대로 하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일기에 기록하는 것은 더욱 들켜서는 안 될 일이기는 하지만 지금 이렇게 핍박당하는 상황을 후세 사람에게 전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모든 일을 간신히 기억해내어 기록하려는 것이다. 1775.11.27.
정후겸과 홍인한은 서로 잘 맞지 않았지만 나를 원망하는 마음은 두 역적이 똑 같았다. ....이 무리들의 심보는 오로지 어떻게 하면 나를 배척하고, 나를 무고하고, 나를 위태롭게 만들고, 나를 핍박할까 고민하는 것이었다. 》
갤에 올라온 존현각일기에 기록된 정조의 대리청정 시기때인데 역시 후세 사람들에게 알리려고 더 이갈고 쓰신듯ㅠㅠㅠ
그리고 홍정여 정백익은 사이좋게 정조 즉위년도에 사약드링킹 ㄱㄱ함
어제의빈묘지명도 같은 맥락으로 정조가 후세사람들이 꼭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의빈을 기록한 것인데
넘 맘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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