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 생각시의 내맘대로 해석을 붙인 것이니 본방하고는 그다지 아니 아예 상관이 없을 수도 있음을 미리 밝혀보고 후기를 시작해 보련다 한다 쿨럭~
세상에서 가장 깊은 것은 무엇이지?
세상에서 가장 넘기 어려운 고개는 무엇일까?
세상에서 가장 귀한 꽃은 무엇이겠느냐?
중전마마의 수수께끼는 모두 세 가지였고
그에 대한 답은 세손과 덕임이 각각 달리 말하였느니
세손저하 답하여주시길,
세상에서 가장 깊은 것은... 사람의 마음
세상에서 가장 넘기 어려운 고개는... 보릿고개
세상에서 가장 귀한 꽃은... 목화꽃!
세손저하 말씀으로 오프닝이 열어지는 이유가 궁금했더니 그 애민정신의 말을 들어보자니 저 수수께끼에 대한 저하의 답이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그냥 알겠더군
"나 한사람으로 인해 만백성이 편안할수도 크나큰 도탄에 빠질수도 있소
하여 한순간도 마음을 놓을 수 없고 한순간도 사사로울 수 없소"
하여, 세손에게 있어
세상에서 가장 깊이 들여야 보아야 할 것은 백성들의 민심일 것이요
세상에서 가장 넘기 어려운 고개는 백성들이 굶주림에 허덕여 수없이 잃을 수도 있는 보릿고개
세상에서 가장 귀한 꽃이 다름아닌 목화꽃이라 답한 것 역시도 백성들이 항시 헐벗지 아니하여야 하기에 옷을 짓고 이불을 두툼히 기을 수 있는 목화
산이의 답은 세손저하다운 세손이 해내야할 답이었다
입장차가 있듯이
성가 덕임의 답은 또한 세손저하와는 달라
세상에서 가장 깊은 것은...
삼라만상을 모두 담을 수 있는 우주
세상에서 가장 넘기 어려운 고개는...
(100세 사람수명을 의미하는)
상수 고개, 사람의 수명은 하늘이 내리는 것이니 사람이 마음대로 넘기 어렵기 때문
세상에서 가장 귀한 꽃은...
사람들이 각자 필요로 하는 꽃
굶주린 사람에게 벼꽃이 귀하겠고, 약방의 사람들에게는 감초꽃, 솜옷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목화꽃이 귀하겠노라 답을 올리었고 순간 중전께서 바늘을 든 손이 일시정지 되는 순간 이 생각시는 무릎을 탁!
오호라 그랬구나
중전은 정답을 원했던 게 아니라 당신께 필요한 답이 나오기를 원하셨구나
해서, 예의 이 수수께끼의 답은 애초에 정해져 있되 또한 정해지지 않았는지도 모를 일이겠다고
게다가 덕임이의 답들 이 생각시 나름의 해석으로 하나하나 뜯어 살펴보다가 또한번 전율이 올라오는 걸 느꼈다면 오버이려나!?
삼라만상을 모두 담을 수 있는 우주라
우주 자체가 한자로 따져보면 집 우 집 주였겠다
집이라 집, 퍼뜩 떠오르는 건 혹시 깊고 깊다하는 구중궁궐을 비유했나?
이때부터 나란 생각시 덩촉이고 뭐고 두근대기 시작하는데..
사람수명 100살을 의미한다는 상수라 상수
이 또 지금의 금상께서 낼모레 아흔이고 금방이라도 그 어렵단 상수고개 9부능선까지 오르시려니 치자 하면 얼핏 우리 주상께선 언제까지 장수하시려나 사람의 인력으론 안되겠고 무릇 인명은 재천이라 그저 하늘의 뜻에 맡겨보는 수 밖에 달리 도리는 없겠나이다
한마디로 지금 구중궁궐에서 가장 귀한 곳에 앉아 계시오나 화완이는 저리 임금을 믿고 방자하게 굴고 그걸 맘대로 할 수도 없고 저 전하는 전하대로 제 편이지 않으면서 장수만 할 것 같은 상황이 되려 중전마마를 고립무원으로 만들 수도 있겠노라
마지막으로 하문하신 세상에서 가장 귀한 꽃에 대해 어디 답이 하나이리까
각자 굶주림엔 벼꽃 아플땐 감초꽃 솜옷 입을땐 목화꽃이 귀하겠고 그중에 마마께오서 필요하신 가장 귀한 꽃은 어쩌면 '사람꽃'이 아닐까 사료되옵니다 하는 것 같지 아니한가
우연인지 필연인지 드디어 중전은 덕임에게 세손저하의 속내를 묻기 이르오니
거울이라 하더라
거울은 모든 것을 똑같이 비춘다고, 허니 중전께서 세손을 귀하게 여겨주시는만큼 세손저하 또한 똑같이 마마를 귀히 여기실 것이라고... 한마디로 기브앤 테이크
먼저 (세손을 금족령으로부터) 내어주시면
반드시 세손 또한 중전마마를 (전하와 화완옹주로 인한) 고립무원에서 내어드리실 것이라고
그전에 덕임꽃이 중전마마의 어지러운 마음을 어루만져 드릴 터이니 어찌... 세손저하꽃 한번 키워보실!?
하는 거였는지 또 누가 알까
덕임이는 정말 성심성의껏 답을 아뢰였을 뿐 나의 오버성 해석일 가능성도 다분하나 어쩌면 중전은 어쩌면 나처럼 덕임의 답에서 자신이 원하는 길을 찾은 건지도 그래서 덕임꽃이 욕심이 난 중전이 몇일만 더 있어다오 했을런지 또 누가 알겠는가 말야
아무튼 덕임이의 활약으로 세손저하는 무사히 풀려나셨고
저하는 수고하였다 '덕임아~'라고 부르셨다
나는 이런 둘을 데리고 바로 '부창부수'라 부르기로 하였다 말하며 이만 새벽 이슬길 사이로 홀연히 사라져 보리라 한단다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