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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리뷰) 옷소매 4화에 나왔던 세손 처소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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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2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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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KAZet


https://img.theqoo.net/qSEVO

4화에 나왔던 세손 처소의 꽃 얘기가 나오길래
매화라는 댓글을 보고 다른 꽃 생각이 들어서 글을 써봤어







매화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유

1. 매화는 눈 내리는 겨울에 피는 꽃 즉 설중매

https://gfycat.com/PerfumedDisastrousFurseal

지금 옷소매 배경은 연두색 초록색 나뭇잎들이 한창인 봄으로 가장 추운 겨울에 피는 매화와는 계절이 맞지 않음.
봄 배경으로 연출한 건 기본적으로 촬영시점이 봄여름이기도 했지만
전체 이야기의 시작 부분이고, 주인공인 동궁이나 생각시나 아직은 어리고 막 피어나는 시기라는 점도 주요하게 작용했을 거라 생각함
아마 우리드라마의 후반부 의빈이 졸하고 정조 혼자 남아 쓸쓸한 장면을 찍을 때는 겨울배경 연출이 예상되는바 이런 계절감도 생각해볼만함
조선시대에 배경이 봄여름인데 갑자기 매화가 꽂혀있는 건 조금 뜬금없게 느껴져... 매화는 이미 없을 것 같거든요...


2. 매화는 잎 없이 꽃부터 피우는 게 특징

잎만 매달린 나무를 보여줬다가 꽃이 피는 걸로 봐서는 매화가 아님


3. 매화가 상징하는 바가 현재 상황과 맞지 않음

2번에서 말했듯이 매화가 사군자의 하나로 칭송받는 건
혹독한 한겨울에 눈 속에서도 꽃을 피워내는 매화의 의지와 지조를 높이 사기 때문임

잎만 달린 나무에서 꽃이 피어나는 장면을 보여준 건
아직은 그냥 푸릇푸릇하던 청소년이던 세손의 마음에 봄바람이 슬쩍 불기 시작하는 걸 은유적으로 보여줬다고 생각함
여색에겐 관심도 없고 오로지 천명을 받은 자라는 책임감에 공부만 하던 이산에게 조금의 '변화'가 일어난 거지
이산의 일생에서 가장&유일하게 이산답지 않은 부분이 시작된다고 할까?

그런데 매화가 눈 속에 꽃을 피우는 건 오히려 그 반대의 의미로 쓰임.
아무리 세상이 험하고 고난이 많다 해도 나는 변하지 않고 꿋꿋이 내 갈 길을 가겠다
이런 면에서 고결한 정절 굳센 의지 이런 쪽으로 표현되는 걸 더 많이 본 것 같아

매화로 하여금 세손의 곧은 품성을 나타내려 했다면 그냥 핀 꽃만 비췄을텐데,
꽃이 전혀 없다가 꽃이 피는 씬이 나온 건 세손의 성정보다는 한 남자로서 마음의 변화를 보여주고 싶은 의도적 편집이라고 생각하거든

곧기만 했던 이산의 마음에 변화의 작은 파문이 시작된다는 걸 꽃으로 보여주려고 했다면
'변치 않는 지조'를 상징하는 매화와는 조금 안 어울리는 게 아닐까?







그래서 난 저 장면을 보고 복사꽃(복숭아꽃, 도화)인가? 라고 생각했는데

계절감도 일단 봄에 피는 꽃이라 적당하고,
또 복사꽃은 전통적인 춘심, 춘정의 상징이지
(춘정 : 남녀 간의 정욕, 봄의 정취, 봄철에 느끼는 심회)
청춘남녀가 풋풋하게 시작하는 첫사랑의 상징으로도 아주 익숙하게 쓰이잖아

덕임이를 그저 하찮은 아랫것에서 왠지 신경쓰이는 생각시, 여인이라고 조금씩 다르게 인식해가는 산이의 마음과도 일치하고
아직 계례도 올리지 못한 생각시에서 조금씩 여인으로 성장해가는 덕임이의 시간과도 잘 어울리는 꽃이라 생각해




흰 복사꽃도 있긴 하지만, 색이랑 꽃 모양을 보고 배꽃일까? 생각도 해봤는데 잎모양이 좀 다른 것 같기도 하고
사실 소품이 너무 조화 같아서 ㅋㅋㅋㅋ 어떤 꽃이냐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고
또 내가 꽃전문가가 아니니 틀릴 수 있음
꽃이 먼저 피고 잎이 나는 순서라든가 꽃받침과 잎의 모양새 같은 건 그냥 조화 소품이기 때문일 것 같긴 해...
그냥 내가 사극을 좋아하는 사람이고 사극에서 저런 식으로 꽃에 빗대어 상황을 은유적으로 보여주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매화가 왠지 이산, 그리고 지금 산덕의 관계와는 어울리지않는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 나름대로의 생각을 써봤어


어떤 꽃이건 간에 산덕의 짧은 꽃길이 행복하길 바라며
복사꽃의 꽃말은 사랑의 노예
만천명월주인옹인 지존이시지만 곧 사랑의 노예가 되실 저하께 아주 딱인듯

https://img.theqoo.net/wmV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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