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프닝부터 주책맞게도 눈물이 나더라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초반 연출이 좀 소름돋았던 게
(물론 세손저하와 익위사들의 타위하는 공간이 되어 긴박하게 극진행이 됐다는 걸 모르지 않지만 그완별개로)
어린 생각시 호랑이한테 물려죽은 것도 죽은 건데
좀전까지만해도 알록달록 색감 곱게 물들여졌던 등들이 밤하늘을 밝혔었는데 호랑이 포효소리 한번에 저 잔치흥으로 들썩이던 장소가 한순간 어두컴컴해지면서 흡사 상중의 그 무엇 같은 느낌이 나버리는 거 같아서인지
임금이 살고 세손저하 계시는 그곳
그 궁궐에는 궁녀들도 산단다
아니 오늘은 애기 생각시 하나 안타까이 지고 말았다
웃전들은 호랑이를 뉘라고 잡았느냐에 촉각을 세울 뿐
그 산군의 이빨에 상하여 진 어린 궁인을 기억할수도,
아니 할 필요도 없을지 모르겠지만
저 불커진 처연히 하얀 등들은 애도를 표해주마
마치 제대로 피어오지도 못한 채 스러져간 애깅이를 모두가 기억하며 덕임이피셜 장례를 치루고 십시일반 돈을 걷어 가족들에게 조의를 표했노라하듯 그들만의 방법으로 '발인'형식을 취하는 분위기 같았달까...
하여 어느 무묭생각시 눈물 콧물 줄줄이었더라는 그런 넋두리 이런 나도 기억해주마 리뷰로 남겨보고 싶었음ㅠㅠ
더불어 생각시와 호랑이에서 이어져 나가
그들도 궁녀들도 살아 숨쉬고 무서움에 울먹이고 그럼에도 살고자 용감해지기도 하는 이 나라의 백성이었음을
임금이 알기엔 너무 큰 뜻을 품고 계셨고
신하들 따위들은 아랑곳하지 아니하였고
오롯 세손저하 그분이 알고 계셨다
제게 마침 활이 있어 그저 백성을 구하였다 하시니
궁녀 덕임은 밤새 붓을 들어 보은으로 답하였단다
서로 제가 가장 잘 하는 걸로 구원의 손길을 보내었으니 이보다 기막힌 서사는 또 없겠다 싶더라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