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도화지 같은 매력으로 좀처럼 좁힐 수 없는 현실과 희망의 간극 사이에서 유쾌한 매력을 전달한다. '달리와 감자탕'으로 대중의 '가심비'와 '가성비' 모두를 돌이켜보게 만든 배우 박규영의 이야기다.
박규영은 11일 종영한 KBS 2TV 수목드라마 '달리와 감자탕'에서 여자 주인공 김달리 역으로 열연했다. '달리와 감자탕'은 '가성비 주의' 남자 진무학(김민재 분)과 '가심비' 중시 여자 김달리가 만나 미술관을 매개체로 서로의 간극을 좁혀가는 '아트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이에 박규영은 12일 온라인 화상 인터뷰로 국내 취재진과 만나 작품에 대해 이야기했다.
작품 종영 직후, 김달리는 여전히 "자신의 힘으로 이겨내고 성장한다는 점에서 매력있는 캐릭터 같다. 말투를 다듬은 부분도 있고 달리가 세상에 부딪히면서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는 과정들은 이야기를 따라 감정이입을 하면서 잘 표현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라며 캐릭터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이어 "굉장히 능독적인 캐릭터였다.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고 능동적으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시청자 분들도 매력적으로 보실 수 있을 거라고 봤다. 새로운 점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참여하게 됐다"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렇다면 실제 박규영은 어떨까. 박규영은 "캐릭터로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을 살기 때문에 성격은 그때 맡은 캐릭터를 따라 다니는 것 같다. 어떤 캐릭터와 가장 싱크로율이 높고 비슷하다고 말씀드리기는 힘들 것 같다. 지금 마음으로는 달리와 성격이 비슷해졌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다음 캐릭터를 맡으면 그 인물과 가장 비슷해졌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연기를 하는 사람으로서 그게 가장 선물 같은 일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사이코지만 괜찮아', '스위트홈', '악마판사', '달리와 감자탕'까지 쉼 없는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박규영이다. 이에 힘입어 '대세 배우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는 터. 정작 박규영은 "한번도 대세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어떤 캐릭터라도 감사하게 받을 생각을 하고 있고 최선을 다할 생각을 하고 있다. 그 인물을 잘 수행하는 것도 제 몫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아직 제 입으로 배우라고 말씀드리기도 부끄럽다. 그런 캐릭터를 연기할 시간을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라며 겸연쩍어 했다.
다만 그조차도 "올해 정말 쉼없이 활동하고 있다. 20대를 불태운 것 같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그는 "그 원동력은 우선 주변에서 응원해주시는 많은 분들이다. 저희 엄마, 아빠 포함해서 팬분들과 시청자 분들이 너무 좋게 봐주신다. 그리고 쉼 없이 활동하고 '대세’라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제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만나는 너무 사랑하는 스태프, 배우 분들이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계속 쉼없이 활동하고 싶다"라며 웃었다.
달리 캐릭터는 미술에 대한 조예가 깊은 인물이었던 만큼 화려한 스타일을 보여주기도 한 바. 이에 박규영은 "캐릭터에 따라 헤어스타일에는 의견을 많이 내는 편이다. 헤어스타일이 캐릭터에 힘을 붙여주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서 의견을 많이 냈던 것 같다. 의상은 달리스럽게 뭔가 예술에 대한 취향, 본인의 확고한 취향을 보여주되 너무 과하거나 너무 화려하지는 않게끔 입어보고자 했다. 왜냐하면 달리가 매일 쇼핑을 즐기는 캐릭터라기 보다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옷들을 오랫동안 입는 아이라고 생각해서 헤어스타일에 비해서 의상은 조금 차분한 편이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작품의 엔딩에 대해 "사실 대본을 보면서 엔딩에 대해서 모두가 너무가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엔딩이 정말 '달리와 감자탕' 스럽고 예쁘다고 생각했다. 방송으로 보니 이보다 더 완벽한 엔딩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무학이 드라마 초반에는 몇 천 겁 같은 단어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무학이 입에서 '7천겁' 사랑하자고 말하는 게 이보다 무학과 달리스러울 수 없다고 생각했다. 시청자 입장에서도 너무 깔끔하게 끝난 것 같다. 이런 엔딩을 써주신 작가님, 찍어주신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라고 했다.
무엇보다 이번 작품은 박규영이 맡은 첫 번째 지상파 주연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다. 이에 박규영은 "첫 주연 부담감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 같다. 첫 주연작을 지상파에서 하다니 너무 감사드리는 마음이 컸다. 그런 부담감에 짓눌려서 표현을 제대로 못한다면 좋은 자세가 아닌 것 같았다. 책임감 또한 많이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부담과 책임감에 짓눌리지 않게끔 스태프 분들과 감독님께서 끊임없는 응원을 해주셨다. 그래서 달리가 무사히 온 것 같다"라고 밝혔다.
나아가 그는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에 대해 "아직은 제가 경험이 많지가 않아서인지 시청자 분들께 보여드리지 않았던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에 끌리는 것 같긴 하다. 그와 더불어서 좋은 이야기, 좋은 마음들을 가진 캐릭터들에 마음이 많이 간다. 그런 면에서 김달리는 최고의 선택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한번도 보여드린 적이 없는 캐릭터이기도 했고, 그 와중에 '달리와 감자탕’이 담고 있는 너무 예쁜 이야기들이 있어서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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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달리와 감자탕'으로 20대를 마무리하고 30대를 맞이하는 상황. 박규영은 "연기한다는 생각을 가지면서 20대 시간이 짧지 않았다. 햇수로 4~5년 정도였는데 눈 깜짝할 새에 지났다. 그럴 수 있던 건 너무 감사하게도 많은 캐릭터들이 제게 와줬고 진심으로 그 순간들을 살았던 것 같다. 그럴 때마다 저를 많이 혼내고 채찍질하기도 했다. 이번에 달리라는 캐릭터로 20대 마지막 순간을 보내면서 저를 좀 사랑해주고, 응원해주고, 그런 방법을 비로소 배운 것 같다. 그러면서 20대에 정말 너무 고생 많았고 너무 수고했다고 얘기해주고 싶다. 저를 사랑하고 응원해주는 법을 비로소 알게 돼서 너무 축하한다고 제 20대에 이야기해주고 싶다. 30대가 된다는 생각을 아직은 안 하고 있는데 많은 분들이 이야기해주시더라. 다른 세계가 열릴 거라고. 30대가 되면 어떤 방식으로 제 마음이 여유로워지고 저를 더 응원해줄 수 있을지, 어떤 마음을 가질 수 있을지 기대가 되기도 한다. 얼마 남지 않았지만 제 20대 너무 고생 많았고 너무 축하한다고 응원해주고 싶다"라며 웃었다.
무엇보다 박규영은 "편한 느낌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한 적도 있고, 시간이 지난 뒤 스케치북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도 말한 것 같다. 요즘에는 좋은 에너지를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것 같다. 저도 언젠가는 제 연기로 시청자 분들께 보여드릴 날이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연기자로서 연기로도 좋은 에너지를 드리면 좋겠지만 사람 박규영이 가진 에너지가 굉장히 좋고 건강하다는 말을 들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많이 생각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의 에너지가 어떻게 대중에게 전달될지 새로운 연기 인생을 맞을 박규영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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