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처럼 태주강재 서사를 좋아하는 덬이 있는 것 같아 기쁘다
오늘 읽은 다른 동천의 후기 보고 나도 몇자 더 적어보자면
신생마약조직으로 부상한 강재가 굳이 처음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며 찾아간 곳은 '체육관'임
강재는 1회에서 말했지
(창문 너머 리베르 가리키면서)
인정받으면 저기로 옮겨갈 수 있어 진짜 조직원이 되는거지
난 저기 가서 꼭대기까지 올라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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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강재가 온전히 최무진에 대한 복수만 생각했다면
체육관을 찾아 갈 이유가 없어
체육관은 무진이 상주하던 공간도 아니고,
동천파로 확실히 인정받은 조직원들이 있던 곳도 아니거든
신고식처럼 보여주기 식이라 할지라도
그냥 호텔부터 바로 찾아가서 난장 피우면 쉬울 일임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육관을 먼저 찾아갔다는 건
그만큼 이 공간에 큰 의미가 있다는 거지
체육관은 무진과 다르게 태주가 상주하는 곳임
직접 조직원들을 훈련시키던 공간이고,
명령 받았던 일로 다쳤을 때도 상처를 치료했던 곳임
즉, 강재와 태주의 시간과 추억이 가장 많이 남은 공간이라고 할 수 있음
체육관을 찾았다는 건 처음부터 정태주를 찾아온 것이나 다름없음
어쩌면 강재는 최무진 앞에서 완전한 부활을 보여주기 전에
제 마음에 응어리진 원망을 가장 먼저 풀어내고 싶었던 걸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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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보란듯이 태주의 성격을 이용해
이전 동료의 목숨까지 위협하며 그를 무릎 꿇린 거고,
태주 역시 강재가 왜, 어떻게 이럴 수 있는지도 다 알기에
조직원들 대신 스스로 무기를 내려놓은 거라고 생각함
태주의 결정은 조직원들을 지키기 위함인 동시에
강재가 같은 동료였던 자들을 죽이는 것을 막은 것이라고도 생각됨
결은 좀 다르지만 무진이 동훈을 잊지 못하고 끊임없이 상기했듯이
태주에게도 그런 존재가 있었을 거고,
거기에 강재도 분명 있었을 거라고 나는 생각함
무진-동훈 관계처럼
소중했던 동료이자 수하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버린 사람, 놓친 사람이었으니까
무진이 "경찰이 동훈이를 죽였다"고 말한 것과
태주가 지우한테 "너때문에 난 아끼던 수하를 잃었어"라고 한 것
사실상 같은 선상의 대사였다고 생각함
(마이네임이 특별히 좋았던 지점을 말하자면
강재를 단순히 개또라이 '빌런'으로만 소모시키지 않았다는 거임
8회에서 굳이 동천파 4명의 과거를 보여준 이유는
이들의 관계가 다 서로서로 닮아있고 끈끈히 얽혀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함)
특히 동천파에 애정이 크고 이미 배신자에게 한번 크게 마음이 상한
태주라면 4년이란 시간동안 자기가 강재를 외면했던 그 기억을
쉽게 잊지는 못했을 것 같음
물론 그 때 그 선택을 후회하진 않겠지만 말야
얼굴 팔 다리 하나만 골라
강재는 태주 앞에서 마치 그 기억을 재연하듯 말해
태주 역시 강재가 그 다음에 어떻게 행동할지 예상했을 거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주의 선택은 이번에 달랐음
4년 전과는 다르게 강재의 눈을 피하지 않아
그리고 그가 4년전 받았을 고통을 똑같이, 오롯이 받아내지
못 고르겠지? 나도 그랬어
강재는 이후 회차를 봐도 무진이 앞에서든
지우 앞에서든 자기가 느낀 부정적 감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아
상대방을 무시하거나 능글거리는 태도지
그런데 유일하게 내 기분이 어땠다 라고 말한건 태주 뿐임
결국 강재는 지난 날에 대한 배신감과 원망으로
자신이 느낀 고통을 태주가 알아주길 바란 것이고,
태주는 지난 날 미처 품어주지 못한,
강재가 받았을 고통을 스스로 받아낸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음
둘의 서사를 생각하면 언제 어떤 방식으로든
강재는 태주를 찾고, 태주는 이와 같은 선택을 했을 것 같아
조직도 갈리고 감정도 애증으로 조금 변색됐지만
시간이 오래 지났음에도
둘 사이의 또 다른 유대감은 굉장히 강한 게 느껴저서
난 이 관계성이 참 매력적인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