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화에서 나는 이준이, 홍반장이 묘하게 오버랩이 됐어.
이준이는 어른같은 아이야. 좋을 때도 좋은 걸 많이 표현하지 않고,
선비, 부처같은 인상을 한 어른 아이.
그런데 그런 이준이가, 15회만에 처음으로 제 나이의 얼굴을 보이더라.
혼자 철봉에 매달려 있을 때도 제대로 울지 못하던 이준이가,
부모님이 오자, 너무 사랑하고 좋아하는 엄마 아빠가 오자,
비로소 펑펑 우는 그 모습에 나도 눈물이 날 정도.
홍반장도 마찬가지야.
평소에는 언제나 웃고, 어른스러운 남자.
몸이 아파도 아프다고 할 줄 모르던 사람.
그런 홍반장이, 혜진이를 만나서 변해.
처음으로 자신의 트라우마를 얘기하고,
아주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었던 그 슬픔을,
혜진이의 품 안에서 쏟아내.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내가 스스로에게 솔직해질 수 있다는 거야.
내 마음의 상처를, 짐을, 혼자서 떠안지 않고
눈물을 쏟고, 울고, 털어내고 일어서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것.
난 그래서, 이번 15화가 참 좋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