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
다치지 말라고 지구 끝까지 밀어내면 지구를 반으로 접어 다가오는 사람이 있다. 당신은 왜 멀어지지 않을까. 당신은 왜참아지지가 않을까. 도망가라. 도망가지 마라. 제발 가까이 오지 마라. 제발 멀어지지 마라. 누구도 들어줄 수 없는 엉터리주문을 외면서 결국, 내가 지구를 반으로 접어 달려가게 하는 사람이 있다.
- 9화 영도 나레
ㄴ
모든 이별이 슬픈 건 아니다. 마음이 식어 헤어지는 건 반신욕을 하다 다 식어버린 물에서 빠져나오는 것만큼이나 홀가분한 일. 하지만 이제 막 시작한 연인에게 헤어짐이란 3년 같은 3분을 버틴 뒤 마침내 내 것이 된 컵라면을 그대로 바닥에 쏟아버린 듯 청천벽력 같은 것. 아름다운 이별이라는 건 화장실 냄새가 나는 방향제나 네모난 동그라미, 투명한 무지개처럼말도 안 되는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그조차도 서로 사랑했던 사람들의 특권이다. 한쪽으로만 흘렀던 마음은 그저 남겨져 바라볼 수밖에 없고 내 발끝에 매달린 것이 너였는지 내가 너의 발목을 잡고 있었는지 그조차도 말할 수 없어 헤어짐조차 가능하지 않은 두 사람도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헤어져야 한다. 무려 4박 5일을.
- 16화 다정 나레
다치지 말라고 지구 끝까지 밀어내면 지구를 반으로 접어 다가오는 사람이 있다. 당신은 왜 멀어지지 않을까. 당신은 왜참아지지가 않을까. 도망가라. 도망가지 마라. 제발 가까이 오지 마라. 제발 멀어지지 마라. 누구도 들어줄 수 없는 엉터리주문을 외면서 결국, 내가 지구를 반으로 접어 달려가게 하는 사람이 있다.
- 9화 영도 나레
ㄴ
모든 이별이 슬픈 건 아니다. 마음이 식어 헤어지는 건 반신욕을 하다 다 식어버린 물에서 빠져나오는 것만큼이나 홀가분한 일. 하지만 이제 막 시작한 연인에게 헤어짐이란 3년 같은 3분을 버틴 뒤 마침내 내 것이 된 컵라면을 그대로 바닥에 쏟아버린 듯 청천벽력 같은 것. 아름다운 이별이라는 건 화장실 냄새가 나는 방향제나 네모난 동그라미, 투명한 무지개처럼말도 안 되는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그조차도 서로 사랑했던 사람들의 특권이다. 한쪽으로만 흘렀던 마음은 그저 남겨져 바라볼 수밖에 없고 내 발끝에 매달린 것이 너였는지 내가 너의 발목을 잡고 있었는지 그조차도 말할 수 없어 헤어짐조차 가능하지 않은 두 사람도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헤어져야 한다. 무려 4박 5일을.
- 16화 다정 나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