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읽다가 좋아서 가져옴
전문) http://omn.kr/1uyts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2> 9화는 어느 이야기에나 빠지지 않는 '조력자'들을 주목한다.
환자를 살리는 이름없는 영웅들
환자를 살리는 것은 의사만이 아니다. 이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을 우리는 자주 잊는다. 환자 한 명이 수술을 무사히 마치기까지 의사, 간호사뿐만 아니라 우리가 알 수 없는 수많은 사람들의 손길이 돕는다. 송화가 필요로 했던 작은 수술용 가위부터 준완의 수술에 사용된 거즈와 심정지액 등 생각지도 못한 물건들이 수술을 위해 필요하다. 그 많은 것 중 우리가 아는 것은 얼마나 될까.
뜬금없어 보이는 율제병원의 탁구 대회는 대다수가 인식하지 못했던 진료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탁구 복식의 기본 규칙이 같은 팀의 두 사람이 번갈아가며 공을 받아쳐야 하는 것처럼 여러 진료과들은 서로를 돕는 파트너들이다. 시합도 못치르고 대회장을 떠난, 다른 과에 비해 응급 상황이 많은 응급의학과와 흉부외과처럼 과 나름의 특성과 상황들이 존재감 인식에 차이를 만들 뿐이다.
드라마는 영상의학과의 역할에 대해 생각지도 못한 정보도 제공한다. 3년 전 간이식 수술을 받은 김필성 환자에게 담관합병증이 발생해 담관·공장문합술을 해야만 한다. 익준은 함께 치료를 한 영상의학과 교수 희성(유재명 분)에게 이러한 사실을 전한다. 희성은 부산으로 이동 중이었고 익준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다. 그러나, 급히 되돌아온 희성이 초음파 기계를 밀며 수술실에 들어선다. 익준과 2년을 함께 진료 본 김필성 환자를 위해서였다.
영상의학과는 X-ray, CT(컴퓨터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 초음파 등의 영상 자료를 분석해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에 도움을 주는 진료과이다. 진단 전이나 치료 후에 환자의 상태를 영상 자료로 살펴 볼 것이라 생각했던 영상의학과 의사가 수술 현장을 함께하는 장면은 뜻밖이었다. 영상의학과가 수술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서운한 마음 토닥이는 "내가 알아줄게"
위급했던 고주영 환자의 상태가 궁금했던 응급의학과 레지던트 연재민은 흉부외과 레지던트 임창민(김강민 분)을 따라 입원실을 방문한다. 환자의 아내는 남편이 자신이 인어공주의 왕자님 같았다고, 의식이 돌아와 두 의사(준완·창민)를 본 순간 자신이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는 말을 했다고 창민에게 전한다. 그렇게 아내가 수술을 담당한 준완과 익준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는 사이 재민은 사라진다.
표정이 어두운 재민을 찾은 광현에게 재민은 "인어공주가 따로 없다"는 말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응급의학과의 처지에 대해 하소연한다. 흉부외과나 간담췌외과처럼 당당히 진료의 한 축을 담당하지만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다는 것은 서글픈 일이다. 그러나, 광현은 "나도 그랬어"라며 공감할 수 없다고 말한다. 재민이 가졌을 서운한 감정을 가졌을 법도 한데 말이다.
함께 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누구도 자신의 공을 알아주지 않을 때 어떤 기분이 되는지 우리는 잘 안다. 담담한 광현보다 침울한 재민이 자연스러우며, 함께 했다면 공을 나누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세상에는 누군가의 도움이 잘 드러나지 않는 일이 있다. 광현은 응급의학과의 일이 그러한 일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위급한 환자를 잠시 돌볼 수는 있지만 주치의가 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23시간 55분' 아기 환자를 돌본 간호사들
정원은 자신이 시온을 보는 시간은 그저 5분일 뿐이며 남은 23시간 55분 동안 시온을 돌본 사람들은 신생아실의 간호사들이라고 말한다.
이에 시온의 부모는 간호사들을 위해 도시락을 준비하고 그 안에 고마움을 전하는 쪽지를 넣어 놓는다. 쪽지를 읽은 간호사의 눈에 살짝 눈물이 어린다. 노고를 알아주는 작은 글귀에 아기가 우는 잠깐을 목격하고 오해하는 다른 보호자로부터 받은 상처가 조금은 아물지도 모른다. 모르고 하는 말이었지만, 모르기 때문에 아껴야 하는 말이었다.
우리는 누구나 각자의 자리에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조력자가 된다. 그중에는 이야기의 주인공처럼 눈에 띄는 멋진 자리에서 칭송을 받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자리에서 드러나지 않은 채 그저 묵묵히 자신의 몫을 하는 사람도 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후자일 것이며, 많은 사람들이 주목받는 자리를 선망한다. 알아주지 않는 자리의 일은 어쩐지 하찮게 여겨진다.
그러나, 잘 눈에 띄지 않고 누구나 하고 싶은 환호를 받는 일이 아니라 해도, 그 일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드라마에 주연이 없다면 조연이 존재할 수 없듯 조연이 존재하기에 주연도 있을 수 있다. 세상은 드러나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힘으로 움직인다. 이 관계는 주된 사람을 돕는 보조적인 관계이기 보다는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보완적인 관계이다.
갑작스럽게 비가 내린다. 병원 밖에서 대화를 하던 송화와 익준이 놀라며 뛰어들어가다 손을 맞잡는다. 두 사람에겐 비가 조력자이다. 그러나, 누구도 도울 수 없는, 꼭 스스로 해내야만 하는 일도 있다. 자신을 보고 웃는 송화를 향해 익준은 앞에 남은 장애물을 잘 건너오라는 말을 남기고 혼자 병원으로 들어선다.
송화는 익준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잘 깨닫지 못하고 있다. 익준과의 관계를 우정이란 틀에 가둔 채 그 어떤 변화도 시도하지 않는다. 누구도 송화를 도울 수는 없다. 자신의 깊은 속마음을 알아챌 수 있는 사람은 송화 자신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잘 안 비춰지는 과들 비춰줘서 너무 좋았던 회차였는데 이렇게 정리된 리뷰 보니까 더 좋아진다ㅠㅠ 일부만 가져온거고 전문은 http://omn.kr/1uy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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