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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결과 간동거 ● 여우담 나레드컵 후보 추천 ●
2,099 9
2021.08.11 11:20
2,099 9
1
오랜 세월을 살다보면 모든 것에 무뎌진다.
계절의 변화도 사랑을 가장해야하는 무의미한 시간도,
가끔씩 찾아오는 공허함도
그저 무수한 반복으로 느껴질 뿐이다.
앞으로도 이렇게 아무 감흥없는 시간을 얼마나 더 보내야 될지..


2
그래 아무것도 아니다 늘 그랬던거처럼
잠시 머물다 흘려보낼 가벼운 인연이다
특별하지 않다.


3
거짓말.
또 거짓말.
방법을 알면서도 말하지 않는 것을 미안해할 필요 없다
난 한번도 그렇게 인간적이었던 적 없으니까
단 한번도 그런적 없었지
후회해본 적은 단 한번도 없었는데
특별할 거 없다.


4
그러고 보면 이 관계를 어떻게 정의해야할지 모르겠다
그냥 아는 사람은 아니야.
그렇다고 만나는 사람은 더 아니야..

어쩌면 난, 어르신에게 굴러들어온 불운같을걸지도 몰라.


5
거짓말은 솔직함을 이길 수 없다
언제나.


6
아무것도 아닐거라 생각했다
진심 없는 호의, 의미없는 입맞춤
그저 나에겐 일상과도 같은 일이었기에

살릴 수 있었다
구슬을 꺼내 전부 없었던 일로 만들었다면
구슬을 꺼내고 그간의 기억을 지우는 것을 망설이지 않았더라면
그녀가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더라면
아니, 애초에 마음을 주지 않았더라면

허나 후회가 들었을 땐 이미
어쩌면 모른척 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특별하다는 말이 나에게 얼마나 모순적인지.

그저 우연이었고 우연으로 끝낼 수도 있었다
차라리 그랬어야 했는데
그 아이에겐 진짜 가족이 있고 다른 삶이 있고 다른 인연이 있다

내가 계속 그 애를 묶어두어도 될까
그애가 내 삶을 무료하지 않게 만들고 외롭지 않게 만든다는 이유만으로?
그앨 실망시키는게 무섭고 겁이 난다는 이유만으로?
언제까지.. 그애가 정말 잘못될때까지?

오늘이구나
이 아이를 보내는 날이..


7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감정은 생각보다 유치하다.
그런 유치한 감정은 때때로 나를 괴롭히지만 그래도 계속되길.


8
그러다 너를 만나고
하필 네가 특별해져서.


9
그렇게 아무런 변명도 없이 끝을 내신건 아마 날 다시 보지 않을 작정이셨던거겠지.
결국 나는 어르신에게 그 정도 인연에 불과했던거다. 소나기같은.


10
다정한 목소리, 웃는 얼굴, 어리광.
그건 어쩌면 특권이었던 거다

나는 이제 저 아이에게 아무나가 되었구나..


11
왜 여전히 나를 걱정하는 것처럼
다정한 목소리로 말하냐고 물어보고싶지만
왜 함께 있는지, 왜 가는 곳마다 보여서 도무지 낫지도 못하게 하는지
물어보고 싶은게 산더미지만..


12
혹시 좋아한다는 사람이..?
나는 왜 자꾸만..

설마, 내가 저아이를 다른 의미로?
이 아이를.. 내가 감히?
이렇게 어리고 어린 아이를
도대체 언제부터.. 어쩌다..

왜 하필 이제야..
아니. 자신없어.


13
궁금해하지 말자.
난 아주 잠시 지켜보다가
저 아이의 삶에서 비켜줘야 하니..

아무것도 할 수 없고 해서도 안되고.


14
무모하고 겁없는 고백.
생각해 보면 이 아이는 처음부터 그랬다.
망설임도 없고 겁도 없고
천년의 생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만졌지만
그중 무엇도 실감하지 않고 살아왔다.

그렇게 차창에 비친 풍경처럼
모든 게 빠르고 흐릿하게 스쳐 지나가는 삶에서
이 아이를 만나고 처음으로 구름 위에서 떨어져
현실에 쿵 발을 디딘 것 같았다.

내가 누군가에게 익명이 아닌 무언가가 된다는 것,
자고 일어나면 잊혀지는 꿈이 아닌 일상의 존재가 된다는 것
기다릴 것이 생기니 시간은 그저 허무하지 사라지지 않았다.

대체 무엇이 이 아이를 이렇게 겁없고 서툴고 솔직하게 만든걸까..
어리석다 생각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사랑스럽다 생각했다.


15
말도 안되는 욕심인 걸 알면서도
내가 밀어내도 밀려나지 않길 바랬다
항상 그랬던 것처럼 겁없이 굴어주길..
내가 선을 그어도 무모하게 넘어와버리길.


16
다 괜찮다고 거짓말을 하기엔
사랑하는 가족도 있고 친구도 있고 내 꿈도 있고..
살면서 누굴 이렇게 좋아해본 적이 없지만
정말 솔직히 목숨을 걸라고 하면.. 못 걸겠습니다.


17
애초에 내 이기심에 시작된 일이니 견뎌보려 했어
내 삶은 줄곧 인내하는 과정이었으니
참는 건 일도 아니겠다 생각했었어.
왜 내가 견딜수 있을거라 착각했을까..


18
처음엔 네가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길 바래서
그렇게 아프게 보냈던건데,
이젠 내가 너의 평범한 미래가 되고싶어졌다.


19
저걸 왜 저렇게 붙들고..
불안했구나.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때문에.
그래, 내가 하면돼. 그 결정.


20
너무나도 당연하게 좋은 분이라고 믿었다.
전부 다 안다고 생각했다.
내가 아는 어르신은 누구를 함부로 대하거나 상처입히지 않을거라고.

우리의 시작도 그랬다는 걸 잊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고 있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21
금수로 태어나 한사람의 평범한 미래가 되는 꿈을 꿨다.
너를 보고 있자면 자꾸만 마음이 풀어져서
우리 사이에 놓인 모든 문제들이
너무나도 간단해보이는 착각이 들었으니까..

나는 네게 가까이 갈수록 위험한 존재이고
이것은 안일하게 축소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그렇게 더이상은 내 존재를 견디기 힘들던 그날 밤,
희망이 보이는 것과 동시에 두려웠다.
이 푸른빛은 너의 희생으로 얻은 결과일테니까..

그래서 이용해보려 했다.
너만 다치지 않는다면
네 옆에서 평범하게 살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간혹 불안한 마음이 스치기도 했다
넌 언제든 나를 놓을 수 있고 나는 그것을 선명하게 알고 있었으니까.

나는 인간이 아니라서 그런식을 인간적으로 생각하지 못해
이 순간에도 다른 누군가의 안위보다 네가 나에게 등을 돌릴까봐 무서워..

가지마.. 날 놓지마.


22
충격이 크겠지 그리고 걱정돼.
내가 사라지고 나면 여기 혼자 남게 될까봐
혼자서 울고있을까봐..


23
담이씨를 마주하면 도저히 말을 할수가 없어서
끝내 전해지지 않기를 바라는 편지를 써요.
오래도록 살아온 생을 이제는 놓아야 할지도 몰라서..

그래, 오랜시간 살다보니 겪은일이 너무 많아서
살아온 세월이 너무 길어서
뜬눈으로 밤을 새우는 것처럼 그냥 다 피곤했지.

가끔은 아침이 지겹다는 생각도 했고
널 만나기 전까진 줄곧 그랬어.
너는 내게 유일한 낙이었고
내가 아침을 기다리는 단 하나의 이유였지.

어쩌면 처음부터 알았던거 같아
네가 내 운명을 바꾸겠구나..
의지도, 보람도 없던 내 생을 의미있게 만들겠구나.


24
사실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나는 여전히 너를 보면 설레고 널 여전히 내곁에 두고싶고..
어느날은 생각지도 못한 일에 다시금 흔들릴때도 있겠지만,
지금껏 그래왔듯 너에게 발맞춰 변할 것이고
영원히 너하나만을 운명으로 여길테니까.


** 최종 수정완료 **
카테에 올라왔던 글들 참고로 짧게 지나가는 씬이나 간략한 독백들은 제외,
시퀀스와 전체적인 씬 무드를 바탕으로 선정함.





혹시 추가할거나 빠진게 있거나 제외해도 될거같다 등 자유로이 의견부탁할게!!
지금부터 진행되는 드컵들은 참여를 바탕으로 드컵이 열릴수 있는거라 어렵지 않으니 많관부❤️

https://gfycat.com/AnyVainBoaconstri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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