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이씨를 마주하면 도저히 말을 할 수가 없어서
끝내 전해지지 않기를 바라는 편지를 써요
오래도록 살아온 생을 이제는 놓아야 할지도 몰라서
그래, 오랜 시간 살다 보니 겪은 일이 너무 많아서
살아온 세월이 너무 길어서
뜬 눈으로 밤을 새는 것처럼 그냥 다 피곤했지
가끔은 아침이 지겹다는 생각도 했고
널 만나기 전까진 줄곧 그랬어
너는 내게 유일한 낙이었고
내가 아침을 기다리는 단 하나의 이유였지
어쩌면 처음부터 알았던 것 같아
네가, 내 운명을 바꾸겠구나
의지도, 보람도 없던 내 생을
의미 있게 만들겠구나
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