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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빌런이 부동산인 '월간 집'에 본격적인 로맨스가 드리웠다. 내 집 마련 실현을 꿈꾸는 극 중 인물들에 공감하던 시청자들에게 로맨스 급물살은 과연 마냥 반가운 일일까.
JTBC 수목드라마 '월간 집'(극본 명수현/연출 이창민)은 집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7월 1일 방송된 6회에는 윗집 누수 때문에 오해가 얽히고설킨 유자성(김지석 분)과 나영원(정소민 분) 모습이 그려졌다. 윗집 주인 자성에게 돈을 받은 영원은 마침 돈이 필요한 엄마에게 보냈고 이 사실을 자성이 알게 됐다. 결국 자성은 갈 곳 없는 영원에게 "신경이 쓰인다"면서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고 한 침대에서 눈을 뜬 두 사람이 엔딩을 장식했다.
영원은 집안이 풍비박산 난 이후 온갖 고초를 겪으며 10년간 에디터로 버텨왔다. 돈 밝히고 집 파는 데만 급급한 줄 알았던 자성은 의외로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였다. 영원으로부터 좋은 사람이라는 칭찬을 받은 자성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영원과 마음의 거리를 좁혀가고 있다.
이들이 처음부터 달달한 것은 아니었다. 10년차 직장인이지만 무일푼인 영원과 수백억 대 부동산 소유자 겸 월간 집 대표인 자성은 사고방식부터 달라도 너무 달랐다. 무엇보다도 집에 대해서 그렇다. 영원은 집은 안식처로 인식하는 반면 자성은 투자 개념으로 접근하는데, 바로 여기에 드라마가 투영하고자 한 가치관이 담겨 있다. 집에서 사는(live) 사람과 집을 사는(buy) 사람을 통해 집이라는 공간이 지닌 가치를 되새기는 것.
https://img.theqoo.net/BgLDs
어느 쪽이든 시청자가 헐뜯을 수 있는 인물은 없다. 다만 공감하는 정도가 다를 수는 있다. 내 집 마련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영원이 보내는 일상은 실제와 별반 다르기 않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먹는 점심 값을 아껴서 집 사는 데 보태보겠다고 아등바등 사는 영원은 비록 부동산에 무지할지라도 그 꿈을 공감하고 응원하게 한다. 개천에서 용난 케이스인 자수성가 재벌 자성도 왜 그리 냉혈한이 됐는지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주인공 설정은 일종의 상징성을 가진 채 '집 이야기'를 발전시켜 나간다.
이러한 '집 이야기'에 불쑥 로맨스가 끼어들었다. 애당초 장르가 로맨틱 코미디물이라지만 남주인공이 여주인공을 안쓰럽게 여겨 궁궐 같은 자기 집으로 데려가는 전개는 너무도 예상 밖이라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내 집 마련 멘토인 줄 알았던 자성은 결국 영원의 동화를 완성시켜줄 왕자님이고, 영원의 꿈은 백마 탄 왕자님 등장으로 어영부영 끝날까. 캔디형 여주인공과 왕자형 남주인공의 뻔한 러브스토리를 보려고 제목부터 '월간 집'인 이 드라마를 시청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연출을 맡은 이창민 감독은 최근 제작발표회에서 "이 드라마에 악역은 없는데 부동산이 빌런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실적 소재를 웃픈(웃기고 슬픈) 대사와 상황 설정으로 녹여 공감력을 높인 '월간 집'에서 극 중 인물들 대다수가 넘지 못한 벽은 오직 부동산인 점을 상기할 만하다. 짠내나는 감정을 넘어 의식주를 둘러싼 고충으로 공감대를 형성한 '월간 집'이 환상에 휩싸이기보다 현실적인 드라마로 남기를 기대해본다.
뉴스엔 김노을
wiwi@newsen.com
유일한 빌런이 부동산인 '월간 집'에 본격적인 로맨스가 드리웠다. 내 집 마련 실현을 꿈꾸는 극 중 인물들에 공감하던 시청자들에게 로맨스 급물살은 과연 마냥 반가운 일일까.
JTBC 수목드라마 '월간 집'(극본 명수현/연출 이창민)은 집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7월 1일 방송된 6회에는 윗집 누수 때문에 오해가 얽히고설킨 유자성(김지석 분)과 나영원(정소민 분) 모습이 그려졌다. 윗집 주인 자성에게 돈을 받은 영원은 마침 돈이 필요한 엄마에게 보냈고 이 사실을 자성이 알게 됐다. 결국 자성은 갈 곳 없는 영원에게 "신경이 쓰인다"면서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고 한 침대에서 눈을 뜬 두 사람이 엔딩을 장식했다.
영원은 집안이 풍비박산 난 이후 온갖 고초를 겪으며 10년간 에디터로 버텨왔다. 돈 밝히고 집 파는 데만 급급한 줄 알았던 자성은 의외로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였다. 영원으로부터 좋은 사람이라는 칭찬을 받은 자성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영원과 마음의 거리를 좁혀가고 있다.
이들이 처음부터 달달한 것은 아니었다. 10년차 직장인이지만 무일푼인 영원과 수백억 대 부동산 소유자 겸 월간 집 대표인 자성은 사고방식부터 달라도 너무 달랐다. 무엇보다도 집에 대해서 그렇다. 영원은 집은 안식처로 인식하는 반면 자성은 투자 개념으로 접근하는데, 바로 여기에 드라마가 투영하고자 한 가치관이 담겨 있다. 집에서 사는(live) 사람과 집을 사는(buy) 사람을 통해 집이라는 공간이 지닌 가치를 되새기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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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쪽이든 시청자가 헐뜯을 수 있는 인물은 없다. 다만 공감하는 정도가 다를 수는 있다. 내 집 마련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영원이 보내는 일상은 실제와 별반 다르기 않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먹는 점심 값을 아껴서 집 사는 데 보태보겠다고 아등바등 사는 영원은 비록 부동산에 무지할지라도 그 꿈을 공감하고 응원하게 한다. 개천에서 용난 케이스인 자수성가 재벌 자성도 왜 그리 냉혈한이 됐는지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주인공 설정은 일종의 상징성을 가진 채 '집 이야기'를 발전시켜 나간다.
이러한 '집 이야기'에 불쑥 로맨스가 끼어들었다. 애당초 장르가 로맨틱 코미디물이라지만 남주인공이 여주인공을 안쓰럽게 여겨 궁궐 같은 자기 집으로 데려가는 전개는 너무도 예상 밖이라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내 집 마련 멘토인 줄 알았던 자성은 결국 영원의 동화를 완성시켜줄 왕자님이고, 영원의 꿈은 백마 탄 왕자님 등장으로 어영부영 끝날까. 캔디형 여주인공과 왕자형 남주인공의 뻔한 러브스토리를 보려고 제목부터 '월간 집'인 이 드라마를 시청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연출을 맡은 이창민 감독은 최근 제작발표회에서 "이 드라마에 악역은 없는데 부동산이 빌런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실적 소재를 웃픈(웃기고 슬픈) 대사와 상황 설정으로 녹여 공감력을 높인 '월간 집'에서 극 중 인물들 대다수가 넘지 못한 벽은 오직 부동산인 점을 상기할 만하다. 짠내나는 감정을 넘어 의식주를 둘러싼 고충으로 공감대를 형성한 '월간 집'이 환상에 휩싸이기보다 현실적인 드라마로 남기를 기대해본다.
뉴스엔 김노을
wiwi@news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