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연'하는 배우 아닌 일상을 연기하는 배우 되고파"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박소연 인턴기자 = "'나빌레라'는 너무너무 든든한, 한 마디로 힐링이 되어준 작품이에요. 시간이 지나도 흐뭇하고 좋을 것 같아요.(웃음)"
얼마 전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나빌레라'에서 승주(김태훈)의 든든한 조력자 은소리를 연기한 배우 윤지혜(42)는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쏟아냈다.
그는 28일 종로구 수송동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글거리는 걸 잘 못 참는 성격이라 이런 말을 잘 안 하는데 '나빌레라'에는 마음을 많이 준 것 같다"며 "시간이 지나도 좋은 작품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극 중 직설적인 화법으로 시원한 매력을 발산했던 소리와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다는 그는 "대본을 읽을 때 '나 같다'라는 느낌이 많이 들어서 편하게 해보자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설명했다.
"소리는 할 말은 꼭 하더라고요. 저도 이상한 점이 있다고 생각되면 대놓고 물어보기도 하고, 직언을 많이 해요. 대신 소리는 표현을 좀 더 고급스럽게 하는 거죠.(웃음)"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김태훈에 대해서는 "오빠가 모든 연기를 할 때 진심으로 느껴져야 뭐가 나온다고 해 서로 솔직하게 얘기하면서 (연기를) 만들어간 부분이 컸다"며 "연기적인 호흡 외에도 다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1998년 영화 '여고괴담'으로 데뷔한 윤지혜는 영화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2003), '군도: 민란의 시대'(2014), 드라마 '케세라세라'(2007), '이리와 안아줘'(2018), '바람이 분다'(2019) 등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오가며 활동해왔다.
그는 배우로서의 원동력이 무엇인지 묻자 "딱히 없다"고 답하며 "어렸을 때는 어떤 연기를 하고 싶다는 욕심이 분명히 있었지만 그게 소용없다는 걸 알게 되면서 여유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박인환 선생님께 궁금한 점이 너무 많았어요. 하루는 연기를 때려치워야겠다고 생각해본 적 없으신지 여쭤봤더니 '뭐 (그런 적이) 있었는데 다른 거 할 것도 없고'라고 솔직하게 얘기해주셔서 크게 웃었죠. 다들 버틴다고 하지만 그것보다는 그냥 자연스럽게, 성실하게, 주어진 대로 길을 계속 걷게 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열연'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그는 데뷔 23년 차 배우로서 가진 목표를 밝혔다.
"특수한 캐릭터 말고 사람처럼 보이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들을 계속 연기하고 싶어요. 1차원적으로 읽히는 이미지 말고 조금 복합적이고 입체적인 인물을 만나서 저를 새롭게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