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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나빌레라 마지막까지 눈물.. '나빌레라'가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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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28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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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리뷰] 27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나빌레라> 가 전한 위로


tvN 월화드라마 <나빌레라>(연출 한동화/ 극본 이은미)가 상처를 극복하고 다시 날아오르고 싶은 청춘과 황혼들을 모두 위로하며 따뜻한 엔딩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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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빌레라>는 웹툰 원작을 바탕으로 일흔의 나이에 발레에 도전하는 집배원 출신 덕출, 뛰어난 재능에도 불구하고 삶의 방향성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젊은 발레리노 채록간, 세대를 뛰어넘는 우정을 다룬 휴먼드라마를 표방했다.


사실 <나빌레라>의 이야기 자체는 지극히 비현실적이다. 그 어떤 분야보다 신체적인 유연성과 균형감각이 중시되는 발레라는 장르를 70대 노인이 도전한다는 설정에서부터, 덕출과 채록의 '유사 부자' 관계, 치매에 걸린 주인공이 겪게 되는 상황 등 노골적으로 눈물과 감동을 끌어내기 위한 진부한 신파적 장치들이 두드러진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빌레라>를 단지 뻔한 신파극만으로 치부할 수 없는 것은, 이 작품이 보여주고 있는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 때문이다. 최근들어 폭력, 범죄, 사회적 논란, 어두운 세계관 등 이른바 강한 자극성으로 무장한 드라마들이 넘쳐나면서 오히려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휴먼드라마는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어른들의 동화에 가까운 <나빌레라>에는 눈과 귀를 사로잡을 만한 자극적인 스토리도 화려한 볼거리도 등장하지 않지만, 대신 보는 이들의 가슴을 채워주는 훈훈한 위로와 공감의 메시지가 있었다.


덕출과 채록에게는 모두 말 못 할 아픔과 결핍이 있다. 덕출은 평생 가족을 위하여 묵묵히 헌신해 온 성실하고 온화한 인물이지만, 생계를 위하여 어린 시절의 꿈은 가슴에 묻어야했다. 채록은 혹독한 경쟁을 겪으며 가족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탓에 마음의 문을 닫은 인물이다. 두 사람은 각기 시대의 흐름에 소외당하며 퇴물취급 당하는 노인들, 그리고 경쟁사회에서 존중받지 못하고 방황하는 청년들의 고단한 현 주소를 대변한다.


덕출은 친구의 죽음을 계기로 자신이 하고싶은 일은 해보고 살아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채록은 처음엔 그런 덕출을 부담스러워하고 무시하지만 "죽기 전에 날아오르고 싶다"는 덕출의 진심과 정성을 느끼고 조금씩 마음을 열어간다.


채록이 덕출에게 발레 선생님이라면, 덕출은 채록의 상처를 보듬고 이해해주는 인생의 스승이다. 미숙한 청춘은 난생 처음으로 자신을 진심으로 걱정해해주고 대변하는 따뜻한 진짜 어른의 모습을 발견하고 위안을 얻는다. 그렇게 덕출과 채록이 발레를 매개로 나이차를 뛰어넘어 서로를 이해하고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은 SNS와 온라인이라는 디지털에만 의존하며 사람 대 사람, 세대 대 세대간의 소통이 부족해진 현대 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돌아보게 만든다.


<나빌레라>는 우리 사회의 고정관념에 대하여 질문을 던지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덕출은 일흔 살이라는 나이와 치매라는 핸디캡 때문에 자신의 꿈에 도전할 수 있는 자유에 제약을 받는다. 어쩌면 신체적 문제보다도 더 극복하기 힘든 것은 바로 세상의 편견어린 시선일지도 모른다. 오히려 나이와 체면이라는 세상의 기준에 맞춰 자신이 하고싶은 일을 시도조차 해보지 못하고 포기하는 것이야말로 용기가 없는 것이 아닐까.

이는 덕출을 지켜보는 극중 인물들만 아니라, 이 드라마를 향한 시청자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젊고 멋진 주인공들이 나오는 이야기도 아니고 '일흔의 할배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발레 배우는 이야기를 다루는 드라마가 과연 무슨 매력이 있을까'라는 의구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


주로 젊은 이들의 시선으로 그려지는 현대 드라마에서 '시니어'의 존재는 갈수록 희미재히고 있다. 전통적인 대가족제도의 붕괴 속에서 이제는 드라마에서도 6070세대 이상 노인들이 주요한 등장인물로 나오는 경우는 점점 찾기 힘들다. <나빌레라>는 시니어들의 꿈, 도전, 소통 등을 따뜻한 시선으로 다루면서 그것이 결코 시니어만의 이야기가 아닌, 언젠가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한편 노배우 박인환과 라이징스타 송강의 따뜻한 하모니는 <나빌레라>의 감동을 더했다. 특히 박인환은 오랜 연기경력에도 주연보다는 조연의 이미지가 강했다. 어쩌면 누가봐도 평범하고 전형적인 한국 아버지 이미지를 가진 박인환이 낯선 발레지망생인 연기에 도전한다는 것이야말로, 극중 심덕출의 도전을 마음 졸이며 바라보는 주변인들의 시선에 시청자들이 좀더 현실적으로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바탕이 된 것인지도 모른다. 덕출의 발레를 향한 열정과 채록을 향한 애정이 결코 주책맞거나 우스꽝스럽게 그려지지 않은 것도 박인환이라는 배우가 그 진정성을 잘 살려낸 덕분이었다.


덕출과 채록은 현실의 무게 속에서 가슴 속에 꿈을 묻고 살아온 모든 '평범한 우리들'을 대변하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꿈을 좇는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이뤘는가 또는 이룰 것인가만이 아니다. 왜 도전하는지, 그 과정은 어떤지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오늘도 꿈을 가슴깊이 간직한 채 고단한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청춘과 노인들에게 <나빌레라>의 훈훈한 결말이 선물하는 작은 위로다.


https://entertain.v.daum.net/v/2021042814390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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