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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파리의연인 PPL이 드라마에 미치는 영향 연구(SBS 드라마 '파리의 연인'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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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25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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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외주제작사의 드라마 제작이 늘어나면서 PPL은 드라마 문화 깊숙이 들어와 자리잡았다. 그렇다면 과연 국내 드라마에 PPL이 갑자기 늘어나게 된 배경은 무엇인지, 또한 PPL은 드라마의 내용과 구조에 어떻게 작용하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리의 연인’을 중심으로 작가와 제작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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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연인’ 등 굵직한 PPL을 시행하였던 PPL 대행사 대표, 외주제작사의 드라마를 제작했던 방송사 PD 2명과 만나보았다(가명처리)
( 이 논문은 PPL로 가장 논란이 되어왔던 ‘파리의 연인’을 중심으로 드라마 제작과정에서의 PPL의 영향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하는 것이므로 ‘파리의 연인’ 작가들에게 인터뷰를 요청하였다. 그러나 김은숙 작가는 인터뷰를 거절하였다. 외주 제작사에 다음의 드라마 계약이 되어 있는 상태에서 PPL을 드라마에 반영시키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PPL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을 얘기할 수 없는 입장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드라마가 끝난 직후에 모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PPL에 대한 생각을 말했다가 그 후에 많은 후유증이 있었다고 했다. 이를테면 PPL이 우리나라 방송법으로 보면 불법인데, 이 불법을 알면서도 써주는 작가가 되어버렸다고 하면서 더 이상 PPL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지 않았다. ‘파리의 연인’ 작가의 인터뷰 거절의 말은 작가의 PPL에 대한 부담과 고충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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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주제작사 마케팅 PD들에 대한 인터뷰에 쓰인 질문지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7. PPL로 인한 제작 과정에서의 에피소드를 다양하게 듣고 싶습니다.(‘파리의 연인’을 예로 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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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L 대행사 대표에 대한 인터뷰에 사용한 질문지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2. 드라마 한 편을 만든다면 그 기획단계부터 나중에 대금을 다 받을 때까지의 차례와 절차를 알고 싶습니다. ('파리의 연인'을 예로 들어서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6. 그동안 해왔던 드라마 중에서 기억 남는 PPL 사례들, 현장에서의 에피소드들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파리의 연인'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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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조사기관인 ’닐슨 미디어 리서치‘가 1992년1월부터 2004년8월까지 12년간 집계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파리의 연인'이 역대 드라마 중에서 11위(57.6%)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15) 
2000년 이후 방영된 드라마 중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시청률 50%를 넘긴 드라마로 기록되기도 했다. 지금까지 MBC 드라마 진실 이 14회에서 시청률 50%를 넘긴 것이 가장 빨랐는데 이 기록과 같은 속도이다. 국민드라마 의 명성을 누린 대장금 은 48회에 50%를 넘었고 2000년 방영된 MBC 허준 (26회 51.0%)이나 2002년 야인시대 (39회 50.0%)도 시청률 50%를 넘는 데 파리의 연인 보다 두 배의 시간이 소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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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연인’ 공동 작가인 강은정씨는 PPL차원에서 등장 인물 대화가 특정 매장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설정되기도 했다. 집필과 촬영이 여러 모로 PPL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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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지원을 해준 자동차회사 뿐 아니라 MP3, 휴대폰부터 자전거의 바람개비, 건강을 챙겨주는 가루녹차, 다이어트 기구, 심지어 장미향이 난다는 음료까지 제작협찬금이 걸려있지 않은 소품이 없었다(연합뉴스, 2004.08.16).
‘파리의 연인’의 제작사인 캐슬인더스카이의 강정수 마케팅 PD, 그리고 파리의 연인’의 PPL대행을 맡았던 피피엘 대행사 김민철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알아낸 사실은 ‘파리의 연인’의 남자 주인공인 한기주(박신양 분)의 직업은 PPL로 인해 정해지게 됐다는 사실이다. 
“외주제작에 대해서만 제작 지원이 합법화돼있어요. 제작 지원하는 세 개 기업에 한해서는 PPL을 할 수 있겠다 싶었죠. 그 회사를 배경으로 드라마를 한다던지 직업군을 형성해준다던지, 주요
촬영장소를 한다던지 그렇게 협의를 하는 거죠. GM대우는 참여할수 있는 요소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메인직업군이 선정된 거죠. 어떤 회사가 제작지원하느냐에 따라서 직업군에 변화가 올 수 있
어요.“ (강정수 PD)
"PPL을 유치할 수 있는 광고주를 염두에 두고 처음에는 선박회사쪽을 유치하려고 했죠. 그랬는데 선박회사가 그림잡기가 힘들 것 같다고 했고, 또 앞에 나왔던 ‘폭풍 속으로’에서 이미 선박회사가
나왔었어요. 대우조선. 그래서 규모가 있으면서도 다이나믹한 것으로 정하자고 해서 자동차 회사로 설정된 거죠“ (김민철 대표)

상암 CGV가 여자 주인공의 직장으로 등장하게 된 것도 기획단계에서부터 준비된 PPL이었다.
“여자 주인공이 파리에서 공부하는 유학생으로 설정을 하고보니까 파리에서 공부하는 것들이 뭐 있을까 하다가 사진, 의상, 영화, 이 세 가지가 가장 적절할 것 같드라구요. 그 중에서 영화가 괜찮지
않겠느냐 싶어서 김정은 씨 직업군을 영화공부하는 것으로 정했죠. 그러다 보니 자연히 극장의 점원 역할로 갈 수밖에 없었던 거죠.” (강정수 PD)
“김정은의 직업군이 결정돼야 하는데 처음에는 BC카드로 해보자고 했죠. 김정은이 광고 모델이었으니까요. 그랬는데 BC카드 쪽에서 송혜교로 갑자기 모델 바뀌면서 못하게 됐어요. 그 다음에 청
정원 쪽으로 컨텍했죠. 김정은이 청정원 모델이니까. 그때 청정원이 예산이 부족하다고 하면서 거절하더라구요. 그래서 김정은 직업군이 공중에 떴죠. 결과론적으로 김정은도 GM대우 측의 홍보실
직원이 된 거죠. 그랬다가 도중에 CGV가 들어오면서 CGV로 잠시 넘어갔다가 다시 건너오는 것으로 설정된 거예요.“ (김민철 대표)
이렇게 제작지원업체가 등장인물의 직업으로 정해진 후 그 업체가 등장하는 횟수는 점점 늘어서 ‘파리의 연인’ 11회의 경우에는 GD자동차 38회, CSV 는 11회, PAT 는 17회 로고를 드러냈다. CSV 직원인 여주인공 태영(김정은)과 GD자동차 사장인 기주(박신양)가 나오는 대목은 제작지원업체의 간접광고의 현장과 다름 아니었다. 태영은 특정 영화 포스터 앞에서 대화하고 기주와 아버지 한 회장의 대화에는 회사 로고가 배경으로 등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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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연인’ 등장인물 중에 한기주의 누나 기혜(정애리)도 당초 재벌가의 외동딸답게 우아하게 갤러리를 운영하는 것으로 돼 있었지만 협찬사 문제로 옷가게 주인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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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회사가 제작지원하느냐에 따라서 직업군에 변화가 올 수 있죠. 작가의 의도들이 약간의 변화만 줘도 가능한 요소들이에요.” (강정수 PD)
PAT라는 의류업체에서 금액의 지원을 받고 있어서 정애리의 직업을옷가게 주인으로 설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이야기의 큰틀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장소의 위치만 바꾸는 거니까 드라마적으로 꼭 필요한 거는 건드리지 않아요. 갤러리에서 의상숍으로 바꾼 것밖에 없는데 괜찮지 않아요?” (강정수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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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연인’의 작가들은 인터뷰에서 남자 주인공인 한기주가 협찬사 문제로 자동차회사 사장으로 설정된 것은 좋으나 자동차 리콜문제나 인수합병을 다룬 내용은 협찬사의 반대로 대본에서 삭제됐다고 했다(동아일보,2004. 08.15).
“자동차 리콜이나 인수합병에 대한 부분을 표현하고 싶었지만 못 다뤘죠. 박신양 디자인 하나 가지고 망하고 흥하고 하지는 않지만 그런 것(인수합병, 기업 망하는 것)을 못 다루고 디자인으로 바꿔
야 하는 거죠. 기업에 도움을 받았으니 기업에 대한 나쁜 점, 갈등을 표현하지 못하고, 제약이 많죠. 제작지원을 받는데 그 기업에 대해 나쁜 부분을 그린다고 하면 누가 지원하겠어요? 작가도 그래
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도울 수 있다면 도와야 한다...”(강정수 PD)
제작지원업체가 제작비를 지원했는데 그 기업의 좋지 않은 면을 노출시키는 것을 좋아할 리가 없다. 그러므로 당연히 기업의 좋은 면만을 드라마에서 보여주기를 원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파리의 연인’은 드라마의 흐름이 PPL로 인해 달라진 것이고 드라마의 힘이 그만큼 약화된 면이 없지 않았다. 기업의 생사가 걸린 기업의 인수 합병 문제를 다룰 수 있었다면 한 여자를 사랑함으로써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린 한 남자의 비애를 살릴 수 있었을 것이고 그랬더라면 ‘파리의 연인’의 마지막은 그렇게 허탈하게 끝나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그러나 ‘인수합병’ 문제가 제작 지원업체의 반대로 대본에서 삭제가 되고 난 후 작가들은 그 대신 ‘자동차 신모델 디자인 누출’이라는 작은 묘수를 두게 되었다. 그러나 과연 디자인 누출 하나로 인한 능력 있는 한 남자의 파멸을 그리기에는 어딘가 이치에 맞지 않고설정이 약해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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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게 대본 작업 중에 에피소드나 대사로 PPL을 부탁한 것은 어떤부분인가요?”
이 질문에 대답한 마케팅 PD의 답변을 토대로 ‘파리의 연인’ 1회에서 20회 대본 중에 PPL의 기능노출이 두드러지는 사례들을 검토하였다.
'파리의 연인‘에는 PPL의 기능노출이 유난히 많았다. ‘파리의 연인 6회에서는 6회분에서 보면, 한기주(박신양 분)가 밤샘을 한 강태영(김정은 분)에게 화장품을 선물하기 위해 직접 매장에서 화장품을 고르는데 제작지원업체인 VOV 매장임을 알 수 있다. 그 매장에서 물건을 이것저것 고르는 장면을 에피소드로 일부러 넣은 것이다. 또, 7회에서는 PPL 업체인 팬택 & 큐리텔의 휴대폰 홍보를 위한 대사가길게 이어졌다.

# 태영의

양미 (벨소리 들리는곳으로 가며뭐야... 핸드폰 샀어(태영의 핸드 폰을 받으강태영 씨 핸드폰입니다..? 카드대출이요잘못 거셨어요.

태영: (계속 핸드폰 뺏으려는)

양미 , 이거 진짜 죽이네..이거 언제 샀어? 이거 얼마야?? 

태영: (계속 뺏으려는) 야아..

양미: (핸드폰을 이리저리 작동하며) , 이거! 가로로도 촬영되는 거야 이거. 한번 웃어 봐봐. 아주 섹시하게...

태영: , 하지마~~

양미: 아이~ 이거 동영상이 세시간이야, 세 시간! 세시간이면 영화가 두 편이다. 자 우리 이걸로 영화나 한편 찍자.

(태영이 사진 찍으려는 포즈로 다가가 핸드폰을 뺏어 밖으로 도망가버린 )

태영: .

(밖에 나온 태영, 핸드폰을 바라본다)


드라마의 흐름 상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 펼쳐지는 상황에서 이 에피소드는 다분히 불필요한 듯 보인다. 갑자기 잘못 걸려온 전화를 한 통 받고 그 휴대폰의 기능을 찬양하느라 별로 중요하지 않은 대사를 주고받은 셈이다. 이런 기능 노출은 드라마의 감정연결이 끊어져서 드라마 스토리의 몰입을 방해하고, 드라마의 구성이 탄력을 잃은 감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가하면, 같은 회에서는 역시 PPL 업체인 CJ CGV의 로고임이 확연히 드러나는 CSV에서 CGV 유니폼을 입은 양미와 직원이 얘기를 나눈다.

                       # CSV
                (양미가 유니폼을 입고 이야기 중이다)

직원: 한국말 몰라요? 말이야. 해앤드. 얼른 내밀어요~ 양미: 해앤~드는 왜요? (방긋)

직원: 영화 이상의 감동. 국내 최대의 멀티플랙스인 우리 CSV매 점 출입 전에는 소독은 물론 헤어넷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어 . 얼른 소온~!

 

 

영화 이상의 감동국내 최대의 멀티플랙스인 우리 CDV”라는 대사는 차마 드라마 대사라고 믿어지지 않는 광고 문구와 같은 대사였다

역시 같 은 회에서 태영과 양미는 CGV의 로고가 선명한 의자에 앉아 얘기를 나눈다.

그런가하면 다음 날은 또다른 PPL이 대사로 이어진다.


# 태영의 집

(밥상이 차려져있는데 밥이 아닌 시리얼이다. 양미, 밥상에 앉으며. 그릇 마다 덜어주고 이때 학교 갈 준비를 다 하고 나온 건이)

: (상으로 다가오며 버럭!) 무슨 짓이야~! 자고로 아침은 곡기를 어야지.

양미: , 너 학교 때려치우고 서당 다니지. , 빨리 가서 언니나 깨워

       (방문을 열고 나오는 태영. 부시시한모습

태영: 일어났다! (앉으며) ~ 배고파. ~ 너 왜 반칙해~ 밥 안 했어

양미: 아 내가 변비에 걸려서 그래~ 협조 좀 해줘. 내가 먹기는 양푼을 먹는데. 힘들게 나오네~ 아쭈 알 수 없는 장이야 그냥

태영: (으윽...)

양미: (시리얼 건네며) 언니도 한번 먹어봐. ? 이거 보름만 먹으면 똥 배가 푹 들어간대드라.

태영: 그래? ..아니 내가 들어갈 똥배가 어디 있다고. (먹어보는) ...을만 하네....


 

직장에서 해고된 후 심란한 밤을 보낸 여자 주인공이 다음 날 아침 나눈 대화치고는 시리얼에 대한 찬양이 길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가하면 10회에서는 양미가 원반운동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태영 집

(운동을 하고 있는 양미와 건)

양미: (원반을 부지런히 돌리며) 여름엔 기필코 형광주황으로다가 키니를 입어주고 말겠어.

: 남들 생각은 안하나 몰라.

양미: (원반을 멈추고는) 남들 생각을 하니까 운동하는 거지.

 

 

 

양미가 드라마 상에서 보여준 원반운동 기구 역시 이후 판매가 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양미라는 인물 설정 자체가 드라마의 흐름을 위해 역할이 부여되기보다는 광고의 역할에 더 많은 비중을 두는 것이 아니냐는 문제제 기가 있을 정도였다.

그런가하면 CGV 영화 상영관 안에서 얘기를 나누는 씬들이 필요이상으 로 많았다.



# CSV 영화상영관 안

(나란히 앉은 기주, 승경. 직원이 와인을 따라준다)

 

 

, CGV 안에서 핸드폰에서 사진을 출력하여 그것을 스티커에 붙이는 최첨단 휴대폰이 에피소드와 대사로 표현되기도 하였다.


# CSV

(핸드폰에 연결된 프린트에서 태영의 사진을 출력하는 양미. 그 사진을 휴대폰에 스티커사진으로 붙이는 양미. 눈이 휘둥그레해져서 신기하게 보는 태영)

태영: . 이거 진짜 신기하다.

양미: 그치? 재밌지? 죽이지? . 이거 붙이자고~ 태영: . 이거 스티커구나. 오호~

 

마치 광고의 한 장면을 보는 듯휴대폰 프린트의 기능이 화면에서 설명 되는 장면은 일부러 PPL을 위해 만들어진 장면임이 너무나 분명했다

역시 드라마의 흐름을 방해하는 씬이었다같은 회에서 기주와 태영은 아이 스크림 가게에 간다그 아이스크림 가게는 상표가 선명하게 드러난 베스 킨라빈스였다.


# 베스킨 라빈스 안

(역시 손을 잡고 가게로 들어온 기주, 태영. 여전히 돼지저금통을 들고 있는 기주)

기주: . 하드가게가 근사하네.(앞에 서서는) 먹지

태영: . 드실래요?

기주: (아이스크림을 보며) 글쎄. 뭐가 이렇게 종류가 많아? 이거. 그냥 여기 종류별로 하나씩 주세요.

태영: (놀라서) 잠깐만요. (조용하게) 밤에 자다가 설사해요

기주: . 그런가.

태영: . 저는요. 스트로베리. 컵말고. 콘으로다가 개만 주세요

기주: 나는 그러면. 컵으로 같은 걸로다. 제일 컵으로다.

(여전히 손을 잡고 있는 기주 태영. 기주 앞에는 커다란 베스킨라빈스 아 이스크림 통이 놓여있다)

 


 

데이트 장면에서 아이스크림 가게에 가서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는 있지 만 뭐가 이렇게 종류가 많아종류별로 하나씩 다 주세요.”라는 대사는 마치 광고 문구와도 같았다.


이 드라마에서는 수혁이 늘 지니고 다니는 PPL업체인 SORELL의 MP3 기능이 수혁의 대사 속에 녹여진다.


# 카페 안

수혁: (MP3 플레이어를 보여주며) 이거 기억나? 니가 거야

태영: ...

수혁: 이 안에 노래가 스무 들었거든? 어제 밤에 내가 이걸 몇 번 들 었는지 알아? 스무 곡씩 여섯 번을 들었어. (한숨) ... 삼촌 차 앞 에서 밤새도록 기다렸거든~

태영: ...

 

 

# CSV

수혁: (엠피3주머니에서 꺼내며) 내가 이걸 왜 항상 갖고 다니는지 알아? 누굴 오랫동안 기다려야 되거든.  

      여기에 노래 곡이나 었는지 기억해? 20곡이야 근데 40곡이 됐어. 누굴 더 오랫동안 다려야 될 것 같애서.  

     한곡에 4, 10곡이면 40, 40곡이면 160 분 그렇게 몇 번 반복해서 듣다보면 하룻밤 정도는 금방 지나가.

 

# 태영이 방안

       (태영, 수혁이가 놓고 간 MP3를 밤새 들으며 뒤척인다)

 

 

그리고 몇 씬이 지난 후 태영은 수혁에게 MP3돌려주며 이렇게 말하 는 대사도 나온다.

 

# CSV

태영: (엠피3 꺼내며) 이거 니가 같이 듣자고 그랬지? 근데 같이 듣기에 노래가 너무 많더라. 어제 밤새도록 들었어 (수혁이한테 )



그런가하면 10회에서는 대본 상에는 태영이 교육 중 문윤아를 만나다였는데, 드라마에서는 이런 내용들이 길게 대사로 펼쳐졌다.

 

# CSV

태영: 손님 맛있게 드십시오(팝콘 봉지인데 극장 로고가 크게 있는 자를 보인다)

직원: 극장 고로가 잘 보이게 이렇게 들어야죠. 똑바로 보세요. 이거랑, 이거랑 같애요? (하며 다시 극장 고로가 있는 팝콘 상자를 화면에 보인다)

태영: (팝콘 상자를 이리저리 화면으로 보이며) 이거랑, 이거랑 마찬가진 어떻게 들라는 거예요?

(윤아, 들어서며)

윤아: 재주 좋다. 밥줄 떨어지게 무섭게 취직하나 빠르네?

태영: 나한테 위치추적장치 그런 거 심었니? 정말 귀신같다

윤아: 착각하지 . 오늘 일하러 왔어. 니가 쓰던 영화칼럼 쓰거든.

태영: 그래 니 수준에 맞는 영화가 있을지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저걸 추천할께 보고나면 동심이 생기거든. 순수한 마음 너한테 다 분히 필요한 마음이지.

(‘슈렉 2’의 포스터를 가리킨다)

 

 

태영이 영화를 추천할게라며 가리킨 곳에는 그 당시 개봉하고 있었 던 슈렉2‘ 포스터가 벽면을 장식하고 있었다.

한편, 기주와 태영이 나누는 휴대폰 문자 에피소드는 지나치게 많은 감 이 없지 않았다.

 

# 기주 사무실 (기주핸드폰의 문자도착,

기주핸드폰: 점심맛있게 먹었어요?*^^* (태영이가 보냄)) 

기주: . (문자 찍는 것을 되게 힘들어함)

기주핸드폰: 대답 참 짧네. 먹었는데요? (태영이가 보냄) 

기주: 또 지워졌네. 에이 (태영이한테 직접 전화건다)

태영: . 메세지 다 날라갔네. 메세지 열심히 보내고 있는데. 다 날라 갔잖아요 전화해서.

기주: 샌드위치 먹었고 맛은 없었고.

태영: 그러니깐요. 메세지 보냈으면 메세지로 답을 해야지 전화하는 법 이 어딨어요. 반칙이죠 이건~~

기주: 샌드위치가 자꾸 새느이치가 되잖아. 그리고 그 별표 갈매기 두개 그거 어떡하는 거야?

태영: , 그게요. 갈매기가 아니고 웃는 얼굴이거든요. 제가 나중에 가 르쳐 드릴께요.

(기주, 휴대폰 메시지 서툴게 찍는 모습 오래 화면에 비친다)

 

 

물론 핸드폰 문자 전송에 서툰 연인에게 문자 전송을 가르쳐주는 다정한 연인의 에피소드로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문제는 휴대폰의 문자 씬이 필 요이상으로 많고 휴대폰 기능 찬양이 너무 잦다는 점이다.


그런가하면 PPL업체인 VOV화장품을 위한 PPL도 거의 매회를 장식했 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태영이방

(양미, 수혁이 사진을 들여다 보며)

태영: 아야 쩌려놓은 배추마냥 찌그러져 있냐? ? 탕수육 사줘서 삐 졌냐? 알았다 시켜먹자 먹어. 어휴

양미: 언니 나 못생겼어? 정도면 봐줄 만 하지 않냐?

태영: 어휴 이게 바보 같은게. 얼마나 이쁜데. 이뻐. 되게 귀엽고.

양미: 어휴 언니눈 이뻐 뭐하냐? 어휴 어휴

태영: . 최양미 일어나봐 기분전환 제대로 시켜줄게. 똑바로 앉아봐.. 언니가 잠깐 메이컵 배우지 않았냐

(열심히 태영이가 양미 화장시켜준다)

태영: 마지막으로 해봐... 다했다. 우리 양미 핑크빛색 너무 받는 . 너무 이쁘다.

양미: 좋은 화장품이니깐 이쁘겠지. (거울 보며) 이쁘네. 이쁘다. 언니!

 

"좋은 화장품이니깐 이쁘겠지라는 등장인물의 대사는 시청자들에게 이 드라마의 제작지원업체를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역시 드라마의 한 장면이 아니라 광고의 한 장면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장면이었고 드라마 흐름에 필요한 씬으로 여겨지지 않았다.


그리고 자동차 PPL 역시 매회 등장하였는데, 기주의 차만이 아니라 수 혁 역시 자동차 대리점에 가서 차를 사고, 그 차를 수혁을 아는 자들은 너 무나 부러워하는 것으로 설정되었다.

 

# 까페 앞 (수혁, 차 세운다)

선배: , 멋지다.”

양미; , 샀어요? 진짜 멋지다아!”

 

 

새로 산 자동차 주변을 뱅뱅 돌며 차가 멋있다고 찬양하는 장면은 마치 자동차 광고를 보는 듯 했다. 또한 VOV 매장에 주인공들이 또한번 등장 한다.

 

# 화장품 매장. .

 (태영, 기주와 화장품 고르고 있다) 

태영 : 저.. 누님 취향 알아요? 

기주 : 모르지. 그냥 이거 종류별로 하나씩 다 사는 게 빠르지 않겠어? 

뭐 하난 맞겠지? 

태영 : 아니, 잠깐만요. 뭐예요, 이거. 또 종류별로요? 아유, 됐어요. 물어 

뭘 해, 증말. 

태영 : (기주 밀치고 가서 화장품 세트 여직원에게 내밀며) 

태영 : 이거 선물할거니까 이쁘게 포장해주세요. 

여직원 : 예, 알겠습니다. 

태영 : 리본도 좀 달아주세요. 

 (흡족한 표정으로 서로 웃는 기주와 태영)

 

 

강태영이 한기주의 누나를 만나러 가기 위해 화장품 선물을 고르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VOV 매장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중년의 재벌가 상속녀인 누나에게 처음 인사를 하러 가면서 명품이 아닌 중저가 화장품인 협찬 제품을 선물로 준비하는 설정은 아무래도 설득력이 부족했다. 이 외에도 필요이상으로 특정 아이스크림을 먹거나 선물하는 장면이 등장하고 주인공들끼리 핸드폰을 선물해주고 받는 장면, 핸드폰을 이용해 사진을 찍거나 기능을 이야기하는 장면 그리고 메신저를 이용하는 장면들이 자주 등장한다.

위의 내용들은 외주제작사의 마케팅 PD가 작가에게 특별히 부탁하여 에피소드나 대사를 삽입한 경우에 해당한다. 


작가에게 어떤 식으로 기능 노출에 대한 부탁을 하나요?

그리고 기능 노출을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이러하였다.

 

작가들에게 대사로 해달라고 하면서 마케팅의 중점적인 부분들에 대한

얘기를 해주죠.노골적인 표현을 해야 했던 부분들, 대사처리 하다 보면

PPL에 대한 느낌들을 가질 수밖에 없어요. 그런 걸 피 하려고 하는데

머리가 나빠서 그런지 잘 안 됐어요. 휴대폰도 쫓기다쫓기다

(광고주의 압력)제품에 대한 돈받았는데 어쩔 수 없잖아요.

단가가 다르니까요. (단순노출과 기능노출) 제작비 알아서 해,

그러니까 약간의 노골화된PPL이라는것이 나와 줄수 밖에

없었죠. 도망가다 도망가다가 제대로 한번 보여주고 끝내자...그런 거죠.” (강정수PD)

 

, 11회분에서 기주와 태영이 데이트하면서 먹는 아이스크림은 베스킨라빈스로고가 그대로 노출되었고, 14회분에서 승경이 태영을 통해 기주에 게아이스크림 케을 선물로 보내는데 역시 베스킨라빈스로고가 그대로 노출되었다.

 

이외에도 조연급 등장인물을 이용한 간접광고 역시 한몫을 하고 있는데 태영의 후배인 양미(조은지분)는 시시때때로 핸드폰의 기능을 시험하고는 그 기능을 치하했다. 틈틈이 원반운동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원반운동 기구 역시 이후 판매가 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파리의 연인작가들은 강태영이 한기주를 위로한다며 잠옷 바람으로 노래를 불러주는 장명은 협찬사 CGV가 우리 회사가 직원들을 위해 시행중인 파자마 파티를 다뤄달라고 주문해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동아일보, 2004.8.15.). 남자 주인공 기주가 부른 사랑해도될까요 는 휴대폰 컬러링으로 곧장 상업화됐고,여주인공 태영이 파자마 차림으로 답가를 부른 것도 PPL업체인 CGV영화관이 직원행사인파자마 파티를 홍보해달라 고 요청 해왔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제작사의 마케팅PD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했다.

 

극장에서 사진 찍어서 출력해서 휴대폰에 붙이는 PPL

중소기업 도와주자, 그런 측면도 있어요. , 극장에서

잠옷 파티를 하기를 원하드라구요. 그때 극장에서 찍기도

힘들고 해서 그만 빨리 끝내고 와야겠다...그런 생각이 있었어요.

촬영 여건도 생각을 하는거구요. 종결적인 의미를 하나 주자,

그렇게 됐던 거예요.” (강정수PD)

 

파리의 연인은 방송위원회로부터 협찬사의 로고와 제품, 제품명이 연상되는 장면을 반복적으로 방송했다는 점이 지적돼 시청자에 대한 사과 명령을받았다.

 

강태영이 사촌동생에게 선물하는 로봇장난감,

강태영과 한기주가 자전거데이트를 즐기는 장면에서

자전거 앞에 매달려 있던 바람개비까지 간접광고였어요.

광고물마다 몇초, 몇 회이상 노출돼한다는규정이 다 다르고

이 규정을 모두 지켜가면서 극본을 써야 했죠.

(파리의 작가 인터뷰,동아일보, 2004.8.15.)

 

동아일보와의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두작가에게는 드라마 촬영장에서 현장에 맞게 대사를 수정해 달라거나 협찬사로부터 뒤늦게 간접광고를 대본에 넣어줄 수 없겠느냐는 전화가 수시로 걸려왔다(동아일보, 2004. 8.15)고하였다.

 

휴대폰하고 씨리얼...그런 거 좀 넣어달라고 한 거죠.

드라마가 잘돼가니까 PPL제안을 계속 받게 되더라구요.

에피소드...재미 요소로 집어넣는 것으로 제안을 받는 거죠.” (강정수PD)

 

태영의후배로 나온 양미(조은지 분)역할에 대해서PPL을위해 투입된 배우라는 일설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PPL에피소드로)이야기 중심축의 측근을 쓸 수밖에 없었어요.

중심축에서 에피소드 집어 넣으려면 줄거리에서 벗어나니까요.

이야기 큰 틀이 바뀌면 안되니까 은지씨가 그런 역할을 해준 거죠.

주연 배우가 그런 에피소드 넣으면 드라마 흐름에서 너무 벗어나니까요.

물론 박신양 씨와 김정은 씨도 그런 역할을 해주기는 했지만...” (강정수PD)



(85-87페이지)


‘파리의 연인’의 작가들은 원래 기업의 리콜문제나 인수합병을 다루고 싶었다고 한다. 그러나 협찬사의 반대로 대본에서 삭제되었다고 했다. 제작사의 마케팅 PD들은 인터뷰에서, 기업에 도움을 받았으니 기업에 대해 나쁜점이나 기업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표현하지 못하는 제약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제작지원을 받는데 그 기업에 대해 나쁜 점을 그린다고 하면 누가 지원하겠느냐는 것이다.

(111페이지)



송정림(2005). PPL이 드라마에 미치는 영향 연구(SBS 드라마 '파리의 연인'을 중심으로). 숙명여자대학교 대학원 석사논문.




알게된 점. 

기혜의 직업은 갤러리 관장이었다가 PPL문제로 옷가게 주인이 되었다. 

(근데 그냥 취미로 하나 할수 있지 않나? 기혜 이미지랑 잘 어울렸는데)


GM대우와 CGV는 기획단계부터 함께했다.


약혼여행 자전거 앞에 바람개비도 PPL일 줄이야.


가장 이상했던 20화의 공날아가는 게임은 왜 여기 안 적혀있지?

난 여기 나와있는 PPL의 예시는 그럴수도 있다지만 그 PPL이 제일 이상했는데.

솔직히 논문에 예시로 든 PPL 정도면 캐릭터 성격에 맞게 잘 녹인거라고 생각함.

CSV 직원의 영화관 멘트도 그 직원의 주접으로는 저거 가능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종류별로 하나씩 다주세요 도 기주 캐릭터 드러나서 기주답다 싶었는데


그리고 MP3에 노래 40곡 들어가는거면 많이 들어가는거였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걸 기능홍보라고 하기에는 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생각보다 재밌는 논문이었다. 

드라마 파다가 논문도 읽게 될줄이야. 


김은숙 드라마 도시적 어쩌구 논문도 꽤 재밌음. 정리해서 들고 오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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