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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인환이 시청자들의 뜨거운 성원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박인환은 4월 19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뉴스엔과의 인터뷰에서 출연 중인 tvN 월화드라마 '나빌레라'(극본 이은미/연출 한동화) 촬영 비화를 공개했다.
3월 22일 첫 방송된 '나빌레라'는 나이 일흔에 발레를 시작한 주인공 심덕출(박인환 분)과 스물셋 꿈 앞에서 방황하는 발레리노 이채록(송강 분)의 성장을 그린 사제 듀오 청춘기록 드라마. 2016년 첫 연재를 시작한 이래 별점 만점, 평점 10점을 기록하며 웹툰 마니아들을 사로잡은 카카오페이지 다음웹툰 '나빌레라'(HUN, 지민)를 원작으로 한다.
박인환에게 '나빌레라'는 도전 그 자체였다. 1965년 드라마 '긴 귀항 항로'로 정식 데뷔한 그는 어느덧 데뷔 57년 차에 접어들었다. 그간 숱한 드라마와 영화, 공연을 통해 연기 내공을 단단하게 쌓으며 자타 공인 국민 배우로 거듭난 그는 몸에 달라붙는 발레복을 입고 다리를 찢어가며 발레라는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해 열정을 불태우는 일흔의 덕출을 한 치의 부족함 없이 구현했다. 단언컨대 박인환의 재발견이었다.
3월 초 촬영을 마무리한 박인환은 "촬영이 끝나 후련하다. 그동안 한 5개월 이상을 이 작품에 매달렸다. 정신적으로도 그렇고 육체적으로도 그렇고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힘들더라"고 말문을 열었다.
'나빌레라'가 그간의 출연작 중 가장 작품들 중 제일 힘들었다는 그는 "발레를 다루는 드라마라는 게 좋았고 원작도 너무 재밌고 감동이었다. 이 나이에 부딪힐 수 있는 게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이런 좋은 작품에 좋은 배역은 연기자로서 마지막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고 행운이 온 것이기에 무리를 해보자는 마음으로 도전을 했다"고 말했다.
가장 쉽지 않았던 대목은 발레였다. 박인환은 "촬영만 하는 게 아니라 마지막에 발레 발표 신도 있고 오디션 응시 신도 있어 틈틈이 하루 이틀 쉬면 발레 학원에 가서 연습을 했다. 한계에 부딪힌 느낌이었다. 촬영이 끝나는 날 너무 좋았다. 해방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가을에 찍었는데 여름에 발레학원에 일주일 두 번씩 갔다. 확실히 힘든지도 몰랐다. 땀이 비 오듯 왔다. 생초보라 처음부터 시작했다. 나중에는 꾀도 나더라. 발레 신이 없으면 연습을 빠지기도 했다. 대역을 써도 한계가 있으니까 개인 레슨을 받았다. 나중에 1분 50초짜리나 1분짜리 작품을 만들어 오디션 발표하는 연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촬영 후 방송 화면을 봤을 때 스스로 흡족하지는 않았어요. 송강이랑 그림을 함께 잡으면 송강은 팔과 다리가 쭉 뻗어 모양이 나는데 전 배를 잡더라고요. 노인네라 이거지.(웃음) 제 몸은 발레하는 사람의 몸이 아니죠. 땀을 뻘뻘 흘리는 과정을 보여주고 그랬는데 그런 모습을 시청자분들이 더 좋아해 주신 게 아닐까 생각해요. 노인네가 열심히 도전을 하니까 '노인네도 저렇게 하는데 나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라는 생각을 젊은 분들이 하게 된 것 같아요."
종영까지 4회를 남겨둔 '나빌레라'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호평 일색이다. '쁘띠 인환'(작고 소중한 박인환), '덕며든다'(덕출+스며든다) 등 칭찬과 애칭도 '나빌레라'를 통해 거둔 값진 수확이다.
박인환은 "댓글들을 원래 찾아보진 않는데 댓글들이 좋더라. 댓글 긍정적인 게 많아 신이 났다. 젊은 친구들이 이렇게까지 봐주나 싶었다. 그게 시청률로 이어져야 하는데 안 이어지는 것 같기도 했다. 반응은 좋은데 왜 시청률이 떨어지냐고 물었더니 우리 딸도 TV로 본 방송을 안 보더라. 그걸 신경 쓰지 말라고 하는데 어떻게 신경 쓰지 않겠나. 작품성이 좋으니 시청률도 좋으면 좋을 텐데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쁘띠 인환'이라는 용어를 이번 드라마를 통해 처음 들어봤어요. '입덕했다'는 표현도 몰라서 처음 찾아봤죠. 한국말도 아니고 짬뽕을 시켜서.(웃음) 문화적으로 이렇게 자기들만의 용어가 필요했던 것 같아요. 이렇게 노인네들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만들어 보여줄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문제는 시청률이 나와야 한다는 거죠. 그래야 방송국이나 제작사가 '나빌레라' 같은 따뜻한 드라마 만들어보라고 할 텐데. 그렇게 격려를 해야 작가도 더 쓰고 연출도 신나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흔한 말이지만 좋게 봐주신 분들에게 고마워요. 그게 우리 연기자들의 즐거움이니까요. 제가 한 작품에 공감해 주고 거기에 박수를 보내 준다는 것 자체가 큰 기쁨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