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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결말을 맞이할 줄 뻔히 아는데도 응원하고 싶어진다.
KBS 2TV 월화드라마 '달이 뜨는 강'(극본 한지훈/연출 윤상호)에 출연 중인 배우 이지훈을 향한 반응이 심상치 않다.
이지훈은 극 중 상부 고씨 계루부 고추가 및 제가회의 수장 고원표(이해영 분) 장남 고건 역으로 분하고 있다. 고건은 평강(김소현 분)의 무술 사부이자 그를 오랫동안 연모하고 있는 인물. 동시에 아버지 고원표가 호시탐탐 평원왕(김법래 분)을 몰아내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난감한 상황.
3월 9일 방송된 8회에서 고건은 평강에게 자신의 속마음음 드러내기 시작했다. 고원표의 계략으로 정략국혼을 하게 된 상황 속에서 그는 진심을 담아 "이제 공주님의 낭군이 되겠다"며 아버지와 다르겠다는 걸 어필했다. 그러나 평강은 이미 온달(나인우 분)에게 마음이 향한 상태였고, 결국 거절당했다. 이후 고건은 "결코 단념하지 않을 것"이라고 외치며 흑화를 암시했다.
'달이 뜨는 강'이 평강온달 설화를 기반 삼은만큼, 평강과 고건 간 관계가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는 쉽게 예측할 수 있다. 그런데도 고건을 응원하며 '건강커플'을 자처하는 시청자들이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했다. 대체 어떤 매력 때문일까.
먼저 고건은 첫 방송부터 지금까지 오로지 평강만을 바라본 인물이다. 8년 전 연왕후(김소현 분)와 함께 순행을 떠나는 평강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응원해왔다. 기억을 되찾고 평양성으로 돌아온 평강을 적극적으로 따르고 지지했던 인물 또한 고건이었다. 심지어 사랑을 위해 아버지 고원표와 대립각을 세웠다. 이러한 지점들 때문에 이후 흑화하더라도 마음만은 변치 않을 것이라고 시청자들이 믿고 있는 것이다.
고건을 연기하는 이지훈의 연기력 또한 시청자들을 끌어들인 치명적인 요소가 됐다. 평강을 바라보는 애틋한 눈빛, 달달한 목소리 톤으로 다정한 짝사랑남 고건의 매력을 그려냈다. 그러면서 평강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격앙된 어조와 애타는 마음을 표현하며 직진파 면모를 강조했다. 이러니 시청자들이 고건에 푹 빠지게 된 셈이다.
앞서 이지훈은 '달이 뜨는 강' 제작사 빅토리 콘텐츠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고건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로 "혼자 짝사랑하는 여자를 지키는 마음이 멋있었다"고 밝혔다. 그의 말마따나 지금까지 그려온 순애보가 시청자들에게 통했다. 8회 방송 말미 공개된 9회 예고편에서도 다소 흑화된 모습 속에서도 평강과 눈물의 포옹을 나누는 장면이 등장해 또다시 짠내길을 예고했다. 평강온달 커플의 무르익는 감정선만큼, 이를 지켜보며 속앓이하는 고건의 서사가 앞으로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