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여진구가 아역 때부터 쌓아온 연기 내공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연기 잘하기로 유명한 대선배와 맞붙는 가운데서도 존재감을 드러내며 진가를 발휘 중이다.
JTBC 금토드라마 '괴물'(극본 김수진/연출 심나연)은 만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괴물 같은 두 남자의 심리 추적 스릴러이다.
여진구는 문주시 만양파출소 경위 한주원 역을 맡았다. 경찰대 수석, 서울청 외사과를 거친 엘리트 한주원은 만양파출소로 내려와 이곳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모든 걸 갖춰 쉽게 미움받지만 미움에 지지 않고 망가지지도 않는다'는 인물설명대로 마이웨이 수사를 펼치는 인물이다.
매력적인 캐릭터 설정이지만 한주원을 연기하기는 녹록치 않다. 한주원과 맞붙으며 끊임없이 긴장감을 형성하는 상대 이동식(신하균 분)과의 대결을 피할 수 없기 때문.
이동식은 직업 정신이 투철한 '만양 파출소 또라이 경사'인 동시에 사람 좋은 이웃이다. 굳은 일에도 발벗고 나서고 만양 사람들을 돌본다. 그러면서도 날카롭다. 뿐만 아니라 20년 전 살인사건 용의자 중 한명으로 한주원 뿐 아니라 시청자들도 긴장하게 만든다. 정의로움과 미스터리를 오가는 입체적인 인물이다.
장르물에서 특히 빛을 발하는 베테랑 배우 신하균은 이동식을 유려하게 표현해내며 '역시는 역시'라는 평을 받고 있다.
한주원은 이동식에게 밀리지 않고, 이동식을 끊임없이 의심하면서도 때론 공조하고 결국엔 범인을 찾아내야 한다. '괴물'이 심리 추적 스릴러 장르의 힘과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서는 두 인물이 치열하게 맞붙어야 하기 때문.
여진구는 보란듯이 이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 이동식처럼 입체적이어서 매력적인 캐릭터와 맞붙어 자칫 묻힐 수 있는 한주원을 맡아 밀리지 않고 존재감을 드러내며 팽팽한 긴장감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전에 보여주지 않았던 무게감과 카리스마를 장착한 여진구는 '괴물'을 통해 모두를 의심하는 시선으로 사건을 바라보고 도발하는 한주원 그 자체가 돼 시청자들을 한층 더 몰입하게 만들고 있다는 평을 얻고 있다.
한편 '괴물'은 매회 예측 불가능한 변수들이 판을 뒤흔들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3월 6일 방송된 6회 말미에도 충격적인 사건의 이면이 드러나 충격을 안겼고 다음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