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아는 재신의 진짜 모습을 봐서 사랑에 빠졌다고 했어
사내에 떠도는 소문에 그룹 오너가의 한 사람인줄만
알았던 재신이 알고보니 그저 돈도 없고 사연 많은
그런 남자였는데 송아는 오히려 나에게만은 진짜의
모습을 보여준 그 사람에게 사랑을 느끼고 말아

아마 송아에게 사랑은 어떤 거짓도 없는 완전 무결한
진실-진짜의 모습일거야
다들 알다시피 사춘기 시절 아빠의 외도로 인한 충격을
누구와도 나누지 못하고 혼자 그 고통을 떠안아
버렸잖아
아빠에 대한 배신감도 컸지만 아빠의 진실을 알지
못하고 사랑에 봉인된 엄마를 보면서
거짓 사랑에 대한 환멸과 거부감을 먼저 배우고 말았지

그래서 송아는 ‘진짜’인 것에 집착하게 되는 거지

재신의 배신을 눈 앞에서 보고도 처음엔 믿으려
하지 않아 자기 사랑이 진짜가 아니란 걸 받아들일 수가
없는거야
하지만 곧 그 사랑이 거짓이었다는 걸 깨닫고는
가차 없이 마음을 닫아버리지

이러한 송아에에 가짜 연애를 제안하는 현승이는
송아 말처럼 미친놈일 뿐이야
송아가 가장 극혐하는 게 거짓 사랑인데
그걸 나더라 하라고?

결국 어쩔 수 없이 가짜 연애가 시작되고 송아는
한 없이 어리고 철없이 보였던 현승이에게서
‘반짝’ 하고 빛나는 진짜를 발견하기 시작해

자신에게 가감없이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모습뿐
아니라 자신을 향한 마음이 얼마나 큰 지
현승의 여러 모습을 통해 송아는 이미 그 마음을
온전히 느꼈을거야

숨길 수 없는 현승의 진심이 송아에게 자꾸 파고 들어서
송아는 자기도 모르는 새에 그 진짜의 매력에 점점 빠져
들고 있었는데
결정적으로
현승의 마지막 고백이 거짓이 1도 담기지 않은
속살 그 자체의 진심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송아는 그 이별 선언에
심장이 반응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지금은 당장 현승이의 사랑에 응답할 수 없겠지만
진짜 사랑 현승이에게 결국은 풍덩 빠져버리고 말겠지
자신이 찾던 바로 그런 사랑을 줄 사람이니까

그런데 송아는 현승이의 사랑을 받기 전 본인의
진짜 모습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

진실을 갈구 하면서도 송아도 어쩌면 거짓 인생을
살아왔거든
엄마에게 말 하지 못한 진실 , 그래서 어긋나고 비틀어져
버린 모녀 관계
사실 재신이와의 사랑도 거짓이었지
휴대폰 저장명은 이모로 만들어 두고 비밀 암호를 쓰고
몰래 빠져나가 밀회를 즐기는 거짓으로 점철된
연애를 해왔어

송아가 제대로된 사랑을 시작하려면
아빠 대신으로 여기며 집착하는 엄마를
진실로 마주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당당하게 사랑을 공표할 수 있는
당당한 마음을 가져야 할 거야

나쁜 사람을 자처하며 자신의 진짜 마음을 드러내기
시작한 송아가 이제 겨우 한 걸을 뗐다고 생각해
그렇지만 그 마음을 받은 현승이가 뜨겁게
다가오고 있으니 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거라 생각해

그토록 원하던 ‘진짜’ 가 바로 옆에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