섞일 수 없을 것만 같지만 두 사람은 차츰 상처를 꺼내며 소통한다. 기선겸은 유명 배우와의 스캔들, 후배들의 폭행 시비, 아버지의 비교와 손찌검 등 어떤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툭툭 뱉는 말도 감정이 담겨있지 않아 다른 사람은 이해하기 어렵다.
오미주는 "왜 같은 한국말인데 흐름을 못 따라가겠지?"라며 기선겸의 언행을 이상하게 여긴다. 하지만 대화를 나누며 그가 톱배우의 남자친구, 국민 배우(차화연 분)와 국회의원 아들 등 기선겸은 늘 타인이 이름과 함께 사람들 입에 오르는 '웃픈' 인생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삶에 자신밖에 없던 오미주는 기선겸에게 마음을 연다. 통역을 핑계로 데이트를 즐기며 그가 삶의 주인공으로서 살아가도록 돕는다. 선수촌 내 학대를 막지 못해 망연자실하자 "극복이라는 게 꼭 매 순간 일어나야 되는 건 아니다"라고 위로하고 갈 곳이 없다는 그를 위해 방 한 켠을 내준다. 자극성 없이 연신 따뜻하기만 한 '런 온' 특유의 힐링 서사다.
이미지 원본보기'런 온'은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를 지지부진하게 끌고가지 않는다. /JTBC 제공
'런 온'은 두 사람의 러브라인을 지지부진하게 끌고 가지 않는다. 2회 만에 키스 엔딩을 선보이고 술에 취한 오미주는 "이러다 실수할 것 같다"며 기선겸을 향한 애정을 드러낸다. 물론 몇 가지 오해로 잠시 멀어지기도 했지만 시시콜콜한 정도다. 그 다툼마저 특유의 직설 화법으로 표현해내니 위트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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