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이민지 기자]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돼 있습니다 

신예배우 고민시가 '스위트홈'에서 사춘기 소녀의 모습을 그려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은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송강 분)가 가족을 잃고 이사 간 아파트에서 겪는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이야기를 그린다. 고민시는 반항기 가득한 이은혁(이도현 분) 동생 이은유 역을 맡았다. 

'스위트홈'에서 이은유는 오빠 이은혁을 비롯한 가족에 대한 미안함으로 오히려 삐딱하게 구는 사춘기 소녀의 면모부터 그린홈 사람들의 생존을 위해 이용 당하는 현수를 걱정하는 마음까지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 인물이다.

- '스위트홈'이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도 높은 스트리밍 순위를 기록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 순위를 보고 미국에서도 3위를 했고 70개국 이상의 나라에서 톱10 안에 들었다고 들었다. 13개국 이상에서 1위를 했다고 하더라. 개인적으로 SNS 팔로우수가 느는걸 보면서 인기를 조금 실감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얼떨떨하고 충분히 이 상황을 즐기려 하고 있다. 


- 이은혁을 향한 이은유의 감정은 복합적으로 느껴진다. 자신을 위해 희생해주는 것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 답답함이 동시에 느껴지는데 어떻게 해석했나.
▲ 극 초반 다소 과격하게 표현되는 부분도 있다. 피가 안 섞인 남매지만 오빠에 대해 표현하는게 서툰 편이다. 초반부터 오빠에 대해 연민을 느낀다기 보다 중후반부에 넘어가면서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이 스무스하게 보여졌으면 좋겠어서 그런 부분을 디테일하게 살려서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그런 대비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거미괴물과 싸운 후 은혁의 안경을 고쳐주고 붕대를 감싸주면서 감정이 미묘하게 변해간다. 후반부 엔딩에는 오빠에 대한 마음이 폭발하면서 극 초반과 대비되는 모습이 잘 보여지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우리 남매를 애틋해 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 은혁, 은유의 묘한 케미가 사약 로맨스라는 반응을 얻기도 했다.
▲ 나도 반응을 보면서 '사약남매'라는 애칭을 남겨주신걸 봤다. 현장에서 연기할 때는 전혀 그런 의도로 연기하진 않았다. 감독님께서 '배우들의 눈빛이 좋았다'고 말씀하시지만 감독님이 멜로 연출을 잘 하셨던 분이라서 남매지만 애틋함이 디테일하게 보여져서 그랬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그런 식으로 연출됐던게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던 기회가 아닌가 싶다. 현장에선 전혀 의도하지 않았다.


- 이응복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
▲ 처음엔 겁을 많이 먹었고 초반부엔 혼나면서 찍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대화도 많이 하고 캐릭터에 대해 상의하면서 찍었다. '겁먹지 말고 네 안에 있는 걸 보여줘' 라고 하셔서 감독님을 믿고 가려고 했다. 감독님께 제일 감사한건 부족하게 연기한 부분도 있었는데 기회를 최대한 많이 주셨다. 그러다 보니 합이 잘 맞아서 너무 좋았다. 개인적으로 감독님께 너무 감사드린다.

- 이도현과 '오월의 청춘'에서 재회하게 됐다.
▲ 도현씨는 실제 그 캐릭터에 몰입하려고 그린홈 주민들, 다른 배우들과 접촉을 일부러 안하려고 했다고 들었다. 그런 노력을 많이 하는 친구라 생각했다. 케미를 잘 살려주는 기운을 가지고 있더라. 그건 노력해서 생긴다기 보다 타고난거라 생각하는데 이도현은 잠깐 나오는 신에서도 그런걸 잘 살리는 배우라 생각한다. 다른 배우들과는 모르겠지만 나는 뒤에서 은근히 챙겨줘서 내심 감동을 받았다. '오월의 청춘'에서 재회하게 된 것도 신기하다. 촬영이 끝난 후 가끔 안부 연락을 하면서 '내가 작품에 들어가게 됐는데 남자 주인공이 너랑 어울린다. 너가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었다. 이도현과 감독님이 호흡을 맞춘 적이 있어서 혹시나 생각했는데 정말 이렇게 캐스팅 될 지 몰랐다. 한번 호흡을 맞춰봤었으니까 기대된다. 사약남매를 아쉬워하셨던 팬분들께서도 기쁘시지 않을까 생각한다.

- 시즌2가 제작된다면 시즌1 이은혁 엔딩이 시즌2 은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 시즌2 초반에는 강렬한 모습으로 나오지 않을까, 성숙해질거라 생각한다. 오빠를 잃은 그 마음을 가지고 각성한다는 느낌은 없을 것 같다. 오히려 너무 아픈 추억이니 오빠에 대한 기억을 일부러 안 꺼내려고 하지 않을까. 오빠가 수호천사 괴물로 나타난다면 그때 감정이 폭발하지 않을까 싶다.


- '좋아하는 울리는(좋알람)'에 이어 '스위트홈'에서 송강과 다시 만나게 됐다.
▲ 송강씨와 '좋아하면 울리는'에서 많이 붙는 신은 없었지만 또래다 보니까 촬영하며 친해졌었다. '스위트홈' 오디션을 보고 대본을 받으러 간 날 강이씨가 있더라. '너는 왜 여기 있어?' 하면서 '나는 차현수야', '나는 이은유야' 하고 인사했다. '좋아하는 울리면'에서도 강이씨를 잠깐 짝사랑했는데 이번에도 좋아하는 역을 맡았다. 한번 호흡을 맞춰봤던 경험이 있어 재미있고 편하게 촬영했다.


- 현수와의 러브라인도 보였다. 현수에 대한 은유의 감정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시즌1에 두 사람의 감정 교류가 많이 나오지는 않았던 같은데 시즌 2가 제작된다면 관계발전이나 새로운 로맨스를 바라는게 있을까?
▲ 시즌1에서는 현수를 보면서 여러가지 감정을 느낀다. 처음 현수가 자살하려 했을 때 냉소적으로 말하지만 '그 친구가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살고 있는 그린홈에서 슬픈 일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였다. 내 시선에서 현수가 죽었다면 충격을 받았을 것 같다. 현수를 살리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다. 시간이 흐를수록 현수가 도구로 이용되는걸 보면서 실제로도 마음이 아팠다. 현수는 겉으로 표현되는 캐릭터도 아니다 보니 더 마음이 아팠던 것 같다. 싫으면 싫다, 좋으면 좋다가 뚜렷하지 않은 인물이라 대사로 '사람들한테 감정을 표현해야 알아듣는다'고 했다. 아마 은유는 현수를 깊게 생각한 것 같다. 은유가 현수랑 약속하고 촛불을 들고 갔듯이 현수에게도 의미가 있었으면 좋겠다. 로맨스가 있었으면 좋겠지만 장르의 특성상 될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로맨스가 강하다기 보다 서로 의지하는 부분이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