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회복을 위해, 왕따 해결을 위해 '화장'이란 수단 밖에 없었을까?
12월 23일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여신강림'(연출 김상협/극본 이시은) 5회에서는 외모 때문에 괴롭힘당하는 한고운(여주하 분)과 임주경(문가영 분)의 에피소드가 공개됐다.
중학생 시절 자신을 괴롭히던 무리와 우연히 마주친 임주영은 외모 때문에 괴롭힘당하던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며 식은땀 흘렸다.
이후 임주경은 외모가 못생겼다는 이유로 합창단 솔로를 빼앗길 위기의 한고운을 마주쳤다. 과거의 자신과 오버랩 된 한고운을 안타깝게 여긴 임주경은 한고운을 도우려 화장기술을 연마했다. 이미 '화장발'로 여신이 된 임주경이기에 한고운을 위한 화장도 성공적이었다. 화장으로 예쁘게 변신한 한고운의 모습에 가해 주동자와 무리는 아무 말 못 하고 합창단 솔로 자리를 내주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는 근본적 해결보다는, 피해자의 못생김을 화장으로 커버했을 뿐이다. '여신강림'은 사건해결을 위한 열쇠로 '꾸밈노동'을 선택했다. 이번 에피소드처럼 사건 해결을 위해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가 변한 흐름은 실망스럽기만 하다.
이외에도 작품 속에는 화장을 권장하는 포인트가 많다. '여신강림' 속 학생들은 짧은 치마와 사복부터 시작해 화장, 액세서리, 구두 등 이미 꾸밈노동이 익숙한 모습이다. 또한 작품에 미용기기 PPL, 주인공이 사용하는 화장품을 강조하는 모습도 쉽게 노출되고 있다.
작품이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는 현상을 극적으로 그려내는 과정일 지 모른다. 하지만 과하게 '외모'에 집중한 캐릭터들과 '화장'으로 사건을 무마하는 연출은 꾸밈노동을 권장하는 데 그치고 있다.
다만 문학선생 한준우(오의식 분)의 고장 난 차를 고쳐주고, 당차게 먼저 데이트 신청한 언니 임희경(임세미 분), 가게를 운영하는 엄마 홍현숙(장혜진 분)과 집안일 도맡은 아빠 임재필(박호산 분) 등 틀에 밖힌 성역할이 뒤바뀐 캐릭터를 통해, 성 인지 감수성에 발맞추려는 노력이 보이는 듯하다.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긴다는 우려 속 시작한 '여신강림'. 지금까지의 이야기로는 상처를 핑계로 내면이 아닌 외면의 자존감을 회복한 주인공과 작품에 그칠 우려가 높다. 외모지상주의 속 성장한 임주경 '내면의 성장'을 그리고 싶었다면 좀 더 심도있는 고민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사진=tvN '여신강림' 캡처)
12월 23일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여신강림'(연출 김상협/극본 이시은) 5회에서는 외모 때문에 괴롭힘당하는 한고운(여주하 분)과 임주경(문가영 분)의 에피소드가 공개됐다.
중학생 시절 자신을 괴롭히던 무리와 우연히 마주친 임주영은 외모 때문에 괴롭힘당하던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며 식은땀 흘렸다.
이후 임주경은 외모가 못생겼다는 이유로 합창단 솔로를 빼앗길 위기의 한고운을 마주쳤다. 과거의 자신과 오버랩 된 한고운을 안타깝게 여긴 임주경은 한고운을 도우려 화장기술을 연마했다. 이미 '화장발'로 여신이 된 임주경이기에 한고운을 위한 화장도 성공적이었다. 화장으로 예쁘게 변신한 한고운의 모습에 가해 주동자와 무리는 아무 말 못 하고 합창단 솔로 자리를 내주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는 근본적 해결보다는, 피해자의 못생김을 화장으로 커버했을 뿐이다. '여신강림'은 사건해결을 위한 열쇠로 '꾸밈노동'을 선택했다. 이번 에피소드처럼 사건 해결을 위해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가 변한 흐름은 실망스럽기만 하다.
이외에도 작품 속에는 화장을 권장하는 포인트가 많다. '여신강림' 속 학생들은 짧은 치마와 사복부터 시작해 화장, 액세서리, 구두 등 이미 꾸밈노동이 익숙한 모습이다. 또한 작품에 미용기기 PPL, 주인공이 사용하는 화장품을 강조하는 모습도 쉽게 노출되고 있다.
작품이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는 현상을 극적으로 그려내는 과정일 지 모른다. 하지만 과하게 '외모'에 집중한 캐릭터들과 '화장'으로 사건을 무마하는 연출은 꾸밈노동을 권장하는 데 그치고 있다.
다만 문학선생 한준우(오의식 분)의 고장 난 차를 고쳐주고, 당차게 먼저 데이트 신청한 언니 임희경(임세미 분), 가게를 운영하는 엄마 홍현숙(장혜진 분)과 집안일 도맡은 아빠 임재필(박호산 분) 등 틀에 밖힌 성역할이 뒤바뀐 캐릭터를 통해, 성 인지 감수성에 발맞추려는 노력이 보이는 듯하다.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긴다는 우려 속 시작한 '여신강림'. 지금까지의 이야기로는 상처를 핑계로 내면이 아닌 외면의 자존감을 회복한 주인공과 작품에 그칠 우려가 높다. 외모지상주의 속 성장한 임주경 '내면의 성장'을 그리고 싶었다면 좀 더 심도있는 고민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사진=tvN '여신강림'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