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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리뷰) 구미호뎐 결혼 후 아빠엄마가 된 평범한 일상 속 어느 날의 연지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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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1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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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덬이 댓글에 요청하기도 했고 개인적으로 시즌2 원하면서 특별한 능력이 나타나는 연지아 딸을 떠올려 보기도 해서 이 삭제씬도 실제 내용과는 거리가 멀겠지만 아쉬워서 써 봄. 삭제씬에서는 현의옹이 나오시겠지만 왜 등장하셨는지 감도 안 와서 여기선 생략

연애세포라는 걸 가져본 적이 없어서 사랑에 죽고 사는 연지아를 묘사하기가 진짜 너무 힘들다

연지아 딸 이름이 공개된 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외자일 수도 있고, 지아음의 ’, 이연의 한 글자씩 따서 연아나 아연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데 뭐 아이 이름은 각자 알아서 폰장모 원하는 대로 바꿔 읽도록 해

 



어디 가아.”


옆자리의 기척을 느낀 지아가 이연의 손을 움켜쥐었다. 지아에게는 두 가지 잠버릇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재회한 이후 이연의 손을 꼭 쥐고 잔다는 것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지금처럼 잠결에 말을 할 때면 평소보다 말끝을 조금 늘인다는 것이었다. 하나는 애틋하고 또 다른 하나는 이연이 사랑해 마지않는 잠버릇이었다. 잠이 가득 묻은 나른한 목소리와 애교스런 말투가 듣기 좋아서 일부러 계속 말을 시켰다가 잠이 깨버린 지아에게 혼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일어날 때 안 됐어. 더 자.”


이번에도 몇 마디 더 걸어볼까 하는 유혹을 겨우 참고 지아를 다독인 이연이 곧장 주방으로 향하였다. 모처럼의 휴일이라고 다소 늑장을 부린 탓에 늦은 아침을 준비하는 이연의 손놀림이 분주했다.


지아야, 자기야.”


취사 알람이 울리기 전 다시 방으로 돌아간 이연이 귓가에 대고 지아를 가만가만 불러 깨웠다. 하지만 꼬박꼬박 대답은 하면서도 지아는 좀처럼 눈을 뜨지 못했다. 임산부들이 으레 그런 것처럼 둘째아이를 가진 후 지아는 잠이 많아졌다. 그럼 십 분만 더 재워야지, 지아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나온 이연이 식탁 세팅을 마치고 거실로 향했을 때였다.


맛있는 냄새.”


어느새 깨서 씻고 나온 건지 살짝 젖은 머리칼에 말간 얼굴의 지아가 이연의 허리를 답싹 끌어안았다. 잘 잤어, 고개를 숙여 입을 맞춘 이연이 지아를 살짝 들어 발등에 올려 태웠다.


무거워졌지.”

아니, 전혀. 똑같아.”


같은 질문 그리고 같은 대답. 이제 막 불러오는 배가 느껴질 정도였지만 그만큼의 무게조차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 체중계는 도무지 믿을 수가 있어야지.”


가늘어지는 지아의 눈가에 입 맞춘 이연이 세월아 네월아 식탁 있는 곳으로 걸음마를 시작했다.


아빠 나도.”


몇 번을 들락거려도 깨지 않던 딸아이가 이제는 대물림된 지아의 애착인형 여우 두 마리를 품에 안고 나타났다. 오래 자서 부은 눈, 뻗친 단발머리가 미치게 사랑스러웠지만 품에 안은 지아가 먼저였다.


엄마가 먼저지?”


당연히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이연이 할 말을 알아채고 대신 한 아이는 지아를 식탁의자에 앉힐 때까지 얌전히 기다렸다.


역시 배운 여자 딸이라니까.”


엄지를 추켜세운 이연이 지아에게 한 것처럼 곧장 딸아이도 안아 발등에 올렸다. ‘이연, , 지아 먼저야?’ 작년까지만 해도 이연과 지아가 서로에게 쓰는 호칭을 그대로 따라해 당황하게 만들었던 아이는 이제 그것을 분별할 정도로 제법 많이 자랐다. 오랜만에 느지막이 세 사람이 함께하는 여유로운 아침식사였다.


날도 좋은데 우리 오늘 소풍 갈까?”


딸아이의 입가를 닦아주며 지아가 먼저 제안했다. 이연이 사람이 되기 전부터 꿈꿔왔던 것, 그리하여 이제는 이연이 틈만 나면 하고 싶어 하는 것.


자기 안 피곤해? 나가도 괜찮겠어?”


하는 말과 달리 기대감에 눈을 반짝이는 이연에게 지아의 허락이 떨어졌다.


현장 나가서 취재도 하는데 태교에는 내 강아지들하고 소풍 가는 게 더 좋지 뭐.”


착착착 피크닉 바구니를 채워 넣는 이연은 이제 거의 전문가였다. 도시락 사업을 해도 되겠다고 놀리는 신주에게 이연은 콧방귀를 뀌어댔더랬다. 귀찮게 내가 왜? 지아와 아이가 아니라면 요리를 할 이유 따윈 없었다. 가득 찬 바구니 속을 흐뭇하게 바라보는데 트레이닝 복을 입은 딸아이가 눈앞에서 해맑게 웃고 있었다.


자기야.”

됐어. 놀 때는 무조건 편한 옷이야.”


이름만 불렀을 뿐인데 지아는 이연의 다음 말을 단번에 차단해 버렸다. 그러나 쉽게 물러설 이연이 아니었다. 지아가 활동성을 강력히 주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연은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지. 날이 이렇게 좋은데 사진을 찍으면 얼마나 예쁘게 나오겠어. 이런 옷 입은 사진을 백 장 찍어줄 수는 없잖아.”

사진만 찍다 올 것도 아니고 백 장은 무슨. 그런 자기는 왜 트레이닝 복인데?”

난 우리 딸이 안아 달라면 안아주고 목마 태워 달라면 태워주고 업어 달라면 업어주고 구르라면 굴러야 하니까?”


실랑이 끝에 기어이 아이에게 한껏 차려 입히고 집을 나선 이연과 지아는 공원에서 가장 볕이 잘 드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또래를 만나 놀기 시작한 아이에게 시선을 둔 채 이연은 포토그래퍼 역할을 충실히 마치고 돗자리로 돌아와 지아 옆에 앉았다. 그새 또 나른해진 지아는 눈에 졸음이 가득했다.


, 누워.”


이연이 무릎을 내주자 냉큼 머리를 대고 누운 지아의 머리를 살살 쓸어주었다. 평범하고 평온한 일상이 저물어가고 있었다. 아니, 그렇게 마무리 될 줄만 알았던 하루였다. 그러나 이연은 물론이고 까무룩 잠이 들던 지아까지 화들짝 놀라 몸을 일으켰다.

함께 놀던 아이가 놓쳐 버린 풍선을 향해 딸아이가 팔을 뻗어 폴짝폴짝 뛰어오르던 바로 그때였다. 순진한 어린아이의 별 생각 없는 행동이었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 순간 멀리 날아가려던 풍선이 딸아이의 손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아이는 제 손에 들어온 풍선을 주인에게 돌려주고 뿌듯하여 이연과 지아에게 날 듯이 달려오고 있었다.

무언가 예상치 못한 일들이 시작될 것만 같은 하루가 저물어가고 있었다.




신효우리동욱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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