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이민지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 새 인물들의 스토리는 다소 여타의 재난물 클리셰가 많아 초중반부 톤이 살짝 다른 느낌을 받았다. 접목 과정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 편상욱 캐릭터는 사람인데 더 괴물같은 사람이다. 그 괴물이 또다른 인간 괴물을 처단하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 인간적인 것들에 대해 탐구하는 주제의식에 적절한 배치가 아니었나 싶다. 이경은 세계관을 확장하기 위해 외부로 나갈 인물이 필요했다. 그런 확장성을 가지고 보시면 효과적이었던 것 같다. 괴물에 대항하는 멋있는 인간상을 그리고 싶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한다.
- 극 중 재헌이 칼을 들고 있는 장면이 그림자와 겹쳐지면서 '십자가'를 들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던데, 이런 연출 중 사람들이 꼭 알아줬으면 하는 게 있나.
▲ 편상욱이 극중 범죄자를 캐릭터를 차단하는 장면에서 상징적으로 법봉과 망치를 교차편집했다. 실제로 있어서는 안되지만 상징적으로 법질서에서 벗어나 있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물론 망치로 해결하면 안되지만 대중들에게 카타르시르를 줄 수 있는 면에서는 좋았다고 생각한다.
- 공개되자마자 8개국 1위를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해외에서도 통하는 포인트가 무엇이라고 판단하는지.
▲ 해외팬 반응은 제대로 찾아보진 않았다. 해외를 노리고 하는 것보다 한국적인 가치가 어떻게 통할 수 있을 것인지 소통되는 것 같아 반갑고 고맙다. 노리고 하진 않았지만 전세계적으로 소통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감사하게 생각한다.
- 로맨스와 멜로에 강한 감독으로 '스위트홈'은 도전적인 장르인거 같은데, 어려움은 없으셨나.
▲ 모든 연출자들에게 매 작품이 도전이기 때문에 강도와 종류가 다를 뿐이다. 오히려 아예 다른 도전이라 실패해도 본전은 가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재미있게 촬영했다. 인간과 인간의 이야기인 면에서 일반적으로는 상통한다고 생각한다.
- 얻고 싶었던 반응이 있었다면? 해명하고 싶은 반응이 있다면?
▲ 해명을 굳이 한다면 '워리어스'를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곡인데 실망하신 분들이 많아서 가사의 의미를 봐주셨으면 좋겠다.
- 그린홈 배경이 원작과 조금 다른 것 같은데, 다양한 인간 군상을 담으려는 의도였나.
▲ 공간 자체로 비밀스러운 공간이 있어서 장르적으로 괴물이 나올 법한 싱크로가 높은 공간이길 바랐다. 역사가 오래되고 다양한 공간을 생각했다. 소외된 사람들이다. 건물과 사람들의 감정적 동선이 같이 되면서 마지막엔 건물이 무너져 내리지만 다른 희망을 찾고, 건물과 사람들의 관계가 일치하길 바랐다.
- 괴물이 되는 기준과 타당성에 대해 고민이 많으셨을 것 같은데 어땠나.
▲ 이 부분에 원작 작가님께 죄송한 마음이 있다. 인간이 괴물이 되는 과정이 원작에서는 감동적으로 나오는데 드라마에서는 생략되고 점프되는 부분이 많았다. 원작을 보시면 이해가 많이 가실 것 같다. 원작과 영상매체가 같이 갈 때 각자가 가진 장점이 나오는게 좋을 것 같다.
- 만족하는 부분은 어떤 부분이고, 아쉬운 부분은 어떤 부분인지.
▲ 배우, 스태프들이 고생하면서 즐겁게 열심히 했다. 배우들의 연기가 생생해서 만족스럽다. 불만족스러운건 상당히 많아서 말씀드리기가 힘들다.
- 여러 괴물이 등장하는데, 그 부분을 어떻게 표현했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하고 싶은 괴물은 다 표현했는지, 하고 싶지만 못 구현한 괴물이 있나.
▲ 기술력은 첫 걸음이니 욕심을 갖지 않으려 했다. 괴물과의 싸움이 원작에 비해 점프된게 아쉽긴 하다. 연출적인 면에서도 부족했다고 인정하고 싶다. 괴물 레퍼런스는 원작을 기준으로 했다.
- 한국 아파트 같으면서도 무국적의 배경같다는 반응도 있다. 의도한 것인지요? 세트 등 배경의 비주얼 설정을 어떻게 결정하셨는가요?
▲ 아주 오래된 아파트다. 우리나라에 오래된 땅굴이 많다고 하더라. 전란이나 일제강점기 등 역사 속에서 나타난 땅굴을 설정해서 어두운 통로를 통해 빛을 향해 가는 주민들을 생각했다. 거기에 걸맞는 오래된 아파트를 조합했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많은 아파트들이 있다.
- 괴물을 시각화했다. 괴물의 움직임 등을 표현하는 데 어떤 점을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했나.
▲ 괴물의 본성, 본능, 욕망이 움직임에 반영되길 바랐다. 시각적으로 자연스러워야 한다. 인간이 괴물로 변했기 때문에 인간성이 살아있어야 하고 거기에 맞는 디자인이 나와야 했다.
- 넷플릭스와 첫 작업은 어땠나.
▲ 너무나 재미있었다. 부담감을 갖지 않고 작품에 대해 상상력을 가지고 매진하게 해줬다. 결과에 대해서는 많이 토론했고 편집과정에서도 많은 피드백을 주고 받았다. 기회가 된다면 또 하고 싶다. 시청률이라는 고전적인 가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시청률표를 안 받아보니까 심심하긴 하더라. 각국의 반응을 볼 수 있다는건 지향해야 할 방향 아닌가. 그런 것들을 주시해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