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이를 따라서 드라마를 보는 중인데, 사실 지난주에 자체엔딩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회차에서 생각보다 너무 가슴이 아파서 예전에 어딘가에 쓰려고 했다가 말았던 글이라도 남겨보려고. 이렇게 글이라도 쓰면 마음이 좀 더 나아지더라구...말투는 이해해줘 ㅠㅠ; 참고로 12화에서 할머니 눈 실명에 대해 알고나서 할머니랑 부둥켜 안고 우는 장면까지 보고서 썼던 내용이야. 그래서 시점이 그때쯤이야.
한지평이라는 캐릭터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았다. 일적인 면에서는 냉철하고 독설을 서슴치 않지만 마음 속은 감수성 풍부하고 남에게 공감을 잘하는 촉촉하고 말랑한 사람. 겉으로 보기에는 완벽하지만, 근본적으로 외로운 사람.
마음이 여렸기 때문에 자신의 처지로부터 상처받거나 비참해지지 않으려고 자존심을 세우고 고슴도치처럼 가시를 세우는데 먼저 익숙했을테고, 기댈 곳 하나 없어서 누구보다 냉정하게 현실을 파악하고 죽어라 노력했을 것이다.
혼자서 정말 잘 컸고 성공한 지평이지만 어릴 때의 상처에서 완전히 벗어나기엔 조금 시간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남들과 조금 달랐기 때문에, 친구들과 동료들과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다가도 말문을 닫게 되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모두가 평범하게 얘기하는 부모님, 가족,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모두 지평이에게는 쉽게 꺼낼 수도 솔직해지기도 어려운 소재였을테니까. 아마도 소수였을 가까운 사람들과도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웠을거고 당연히 적당히 알고 지내는 사람들과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않았을거다.
그렇게 살던 도중 달미를 만나고, 원덕 할머니를 다시 만났다. 그리고 이내 달미를 마음에 두게 되었다.
할머니에게 달미를 좋아한다며, 더 이상 거짓말 하기 싫다는 얘기를 한 후 원덕과 한 대사가 개인적으로 너무 가슴이 아팠다. 왜 도산이는 되고 난 안되냐는 눈물섞인 외침이 은연 중 나는 부모도 없고 친구도 없는 놈이라 안 된다는 거냐고 묻는 것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예전에 편지를 쓸 때 누구 이름으로 하냐고 묻자 할머니는 어디 똑똑하고 착하고 팔자 좋아보이는 애 없냐고 했었다. 물론 그게 지평이를 배제하려고 한 말은 아니었지만, 나는 9화의 그 장면을 보면서 왜인지 1화 때 처음 편지를 대필하던 장면이 떠올랐다.
일에 집중하고 성공가도를 달리면서 '부족한 거 없이 잘' 살고 있었는데, 아마도 지평이는 할머니를 만나고 달미를 만나면서 조금은 외롭다는걸 느끼지 않았을까? 가족같이 마음을 기댈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건 꽤 좋은 일이라는 걸 알지 않았을까.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어린시절부터의 결핍이, 그로 인한 컴플렉스가 되살아나는 기분을 느꼈을 수도 있다. 자기가 유일하게 자기일 수 있는 사람의 가족, 편지로 위로를 주고받았던, 아마도 원덕과 같은 눈빛을 가지고 있었을 사람. 달미가 지평이에게 특별해지는 건 어쩌면 거스를 수 없는 일이었을 수도.
어느 회차 에필로그에서 지평이 대사가 떠오르는데, 달미의 머리끈을 갖다주라며 건넬 때 도산이가 '이거 진짜 달미꺼 맞냐'고 묻는다. 그때 지평이는 예상치 못한 반응에 멍한 표정을 짓다가 '다른 여자는 없습니다'라고 대답한다. 달미 외에 마음에 있는 여자는 없다, 할머니 외에 특별하게 여기는 사람은 없다, 사실 지금까지도 그런 사람은 없었다-로 들렸달까? 달미밖에 없다는 대답이 처음엔 로맨틱하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곱씹어 생각해보니 슬프다. 달미는 결국 그를 선택하지 않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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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당시엔 저기까지만 썼는데 지금 기분으로는 너무 우울해서 저기서 끝을 내면 안 될 것 같네...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평이는 언젠가 행복해질거야. 지평이는 똑똑하고, 사랑을 줄 줄 아는 사람이니까. 원덕과 달미와의 관계에서 따뜻했던 기억만을 가지고 다음번에 만날 인연과는 후회없을 시작을 하게되리라고 믿어.
한지평이라는 캐릭터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았다. 일적인 면에서는 냉철하고 독설을 서슴치 않지만 마음 속은 감수성 풍부하고 남에게 공감을 잘하는 촉촉하고 말랑한 사람. 겉으로 보기에는 완벽하지만, 근본적으로 외로운 사람.
마음이 여렸기 때문에 자신의 처지로부터 상처받거나 비참해지지 않으려고 자존심을 세우고 고슴도치처럼 가시를 세우는데 먼저 익숙했을테고, 기댈 곳 하나 없어서 누구보다 냉정하게 현실을 파악하고 죽어라 노력했을 것이다.
혼자서 정말 잘 컸고 성공한 지평이지만 어릴 때의 상처에서 완전히 벗어나기엔 조금 시간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남들과 조금 달랐기 때문에, 친구들과 동료들과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다가도 말문을 닫게 되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모두가 평범하게 얘기하는 부모님, 가족,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모두 지평이에게는 쉽게 꺼낼 수도 솔직해지기도 어려운 소재였을테니까. 아마도 소수였을 가까운 사람들과도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웠을거고 당연히 적당히 알고 지내는 사람들과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않았을거다.
그렇게 살던 도중 달미를 만나고, 원덕 할머니를 다시 만났다. 그리고 이내 달미를 마음에 두게 되었다.
할머니에게 달미를 좋아한다며, 더 이상 거짓말 하기 싫다는 얘기를 한 후 원덕과 한 대사가 개인적으로 너무 가슴이 아팠다. 왜 도산이는 되고 난 안되냐는 눈물섞인 외침이 은연 중 나는 부모도 없고 친구도 없는 놈이라 안 된다는 거냐고 묻는 것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예전에 편지를 쓸 때 누구 이름으로 하냐고 묻자 할머니는 어디 똑똑하고 착하고 팔자 좋아보이는 애 없냐고 했었다. 물론 그게 지평이를 배제하려고 한 말은 아니었지만, 나는 9화의 그 장면을 보면서 왜인지 1화 때 처음 편지를 대필하던 장면이 떠올랐다.
일에 집중하고 성공가도를 달리면서 '부족한 거 없이 잘' 살고 있었는데, 아마도 지평이는 할머니를 만나고 달미를 만나면서 조금은 외롭다는걸 느끼지 않았을까? 가족같이 마음을 기댈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건 꽤 좋은 일이라는 걸 알지 않았을까.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어린시절부터의 결핍이, 그로 인한 컴플렉스가 되살아나는 기분을 느꼈을 수도 있다. 자기가 유일하게 자기일 수 있는 사람의 가족, 편지로 위로를 주고받았던, 아마도 원덕과 같은 눈빛을 가지고 있었을 사람. 달미가 지평이에게 특별해지는 건 어쩌면 거스를 수 없는 일이었을 수도.
어느 회차 에필로그에서 지평이 대사가 떠오르는데, 달미의 머리끈을 갖다주라며 건넬 때 도산이가 '이거 진짜 달미꺼 맞냐'고 묻는다. 그때 지평이는 예상치 못한 반응에 멍한 표정을 짓다가 '다른 여자는 없습니다'라고 대답한다. 달미 외에 마음에 있는 여자는 없다, 할머니 외에 특별하게 여기는 사람은 없다, 사실 지금까지도 그런 사람은 없었다-로 들렸달까? 달미밖에 없다는 대답이 처음엔 로맨틱하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곱씹어 생각해보니 슬프다. 달미는 결국 그를 선택하지 않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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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당시엔 저기까지만 썼는데 지금 기분으로는 너무 우울해서 저기서 끝을 내면 안 될 것 같네...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평이는 언젠가 행복해질거야. 지평이는 똑똑하고, 사랑을 줄 줄 아는 사람이니까. 원덕과 달미와의 관계에서 따뜻했던 기억만을 가지고 다음번에 만날 인연과는 후회없을 시작을 하게되리라고 믿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