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악 tmi지만 이거 내 최애씬인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출판사 갓갓.....
눈이 펑펑 내리던 그 겨울밤 지수와 재현의 눈길 추억.
좋아하는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발자국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지수.
술에 취해 지수의 어깨에 기대 잠든 재현. 그대로 얼어붙어 어깨를 내주고 재현을 바라보는 지수.
소복이 쌓인 눈 위에 지수와 재현의 하트는 사랑의 시작을 알리는 복선.
눈이 올 때마다 생각나는 첫사랑, 계절이 바뀔 때마다 떠오르는 그 사람.
눈감으면 떠오를 것 같은 설레는 첫사랑의 이야기 함께 감상해보실까요?
S#9 시골길 (밤) ― 과거
<자막> 1993년 12월
어둑한 시골길. 역시 눈이 내리고 있다.
재현, 앞에서 성큼성큼 걷고 지수, 그런 재현 뒤를 총총 따라 가다가 삐끗!
‘악!’ 소리를 지른다. 휙 뒤돌아보는 재현.
재현 (못마땅한) 너, 조용필이야? 뭐라고 젤 늦게 나타나?
지수 (시무룩) 아빠가 엠티 안 된다구.. 몰래 빠져나오느라..
재현 (답답하게 보며) 맨날 넘어지면서 무슨 데모를 한다고...
지수, ‘치이..’ 하는 얼굴로 신발에 묻은 눈을 툭툭 터는데
재현(E) 잘 쫓아와.
지수 (보면)
재현 딴 데 보지 말고. 발자국 따라서.
하고는 성큼성큼 앞서간다.
지수, 걱정해주는 것 같아 히죽 웃는다.
재현의 큼직한 발자국에 작은 발을 포개어보며 미소 짓는다.
(*2부 3씬 인서트씬과 이어지는)
S#10 지수의 집 현관 (저녁)
지수, 정신을 차리려는 듯 재현의 슬리퍼를 신발장 안으로 넣어버린다.
S#12 엠티장 앞 일각 (밤) ― 과거
지수, 걱정스러운 얼굴로 누군가를 보고 있다.
멀리서 술 마시고 게임하는 소리 들리는데
조그만 정자 마루에 고개를 푹 떨구고 앉아 있는 사람,
천천히 고개를 드는데 얼굴이 빨갛게 상기된 재현이다.
지수 와.. 얼굴 터질라 그러네.
재현 (미간 찡그리며) 너, 뭐야?
지수 (옆에 앉으며) 다들 선배가 술 잘 마시는 줄 아는데 다른 사람들은 속여도 난 못 속여요.
재현 (짜증난다는 듯 본다)
지수 난 선배만 보고 있거든요.
재현 (일그러지며. 약간 혀가 꼬인) 너, 미저리야?
지수 (웃는) 어떻게 알았지?
재현 젠장. 러브레턴줄 알았는데 미저리였네.
지수 (피식) 다들 그런 줄 아는데, 난 스릴러, 호러, 사이코 쪽이에요. (혼자 주절주절) 뭐 그렇다고 러브레터 싫어하는 건 아니에요~ 너무 좋잖아요. 마지막 장면은 너무 감동적이구. 눈밭에선 너무 슬프구...
하는데 툭, 재현의 머리가 지수의 어깨에 떨어진다.
헉! 눈이 동그래지는 지수.
살짝 고개 돌려 보면 재현이 잠들어 있다.
길고 까만 속눈썹이 눈에 들어온다.
지수 (작게) 눈썹 되게 이쁘네.
하며 미소 짓는다.
Cut to.
그 자세 그대로 있는 지수.
추운지 코는 빨갛고, 다리가 저린지 다리를 연신 접었다 펴고
어깨도 아픈지 찡그리는데...
힐끔 보면, 재현은 깰 기미가 안 보인다.
이때, 다시 눈이 오기 시작한다.
놀라는 지수, 고민하다가 재현의 팔을 들어 자기의 어깨에 얹는다.
양팔을 자기 어깨에 올리고 일어서는 지수.
재현을 업었다기보다는 등에 걸치면 무게 때문인지 지수의 등이 굽는다.
결국 질질 끌고 가는 모양새. 눈밭에 재현의 발 흔적이 길게 남는다.
S#13 엠티장 남자방 안 (밤) ― 과거
재현을 방까지 끌고 온 지수,
방을 보는데 남자애들로 꽉 찼다. 영우도 보이고...
고민하다가 발로 남자들을 밀어내고는 재현을 가만히 눕힌다.
영우가 덮고 있던 담요까지 조용히 빼서 덮어준다.
S#14 엠티장 남자방 안 (아침) ― 과거
방 입구에서 잠들어 있던 재현, 부스스 눈을 뜬다.
위에 담요까지 덮여 있고, 어떻게 된 건지 의아한데
천천히 일어나 앉아 보면
아직 다들 쓰러져 자고 있다. 담요를 덮은 건 혼자뿐이다.
영우, 자면서 ‘아이씨, 추워..’ 중얼거린다.
S#15 엠티장 일각 (아침) ― 과거
정자가 있던 곳으로 오는 재현.
기억을 더듬어 보며 정자에 앉으려다가 뭔가를 보고 멈칫.
정자 마루 아래 눈밭에 쓰인 글씨.
‘재현 ♡ 지수’
재현, 어이가 없다는 듯 보다가 피식 웃는다.
아아아아아아ㅏㅇ악 개죠아 ㅠㅠㅠㅠㅠㅠㅠㅠ
이때도 진짜 얘네는 얘네만 모르는 연애중이야......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