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스퀘어 사괜 '사이코지만 괜찮아' 조용 작가 인터뷰
1,193 6
2020.08.26 17:58
1,193 6

누군가에게는 100%의 확률로 '인생드라마'가 됐던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16회 촘촘한 서사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인생드'를 만들어준 조용 작가의 이야기를 들었다.


KBS2 '저글러스'와 2부작 드라마 '옥란면옥'을 집필하고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조용 극본, 박신우 연출)로 작가 인생 세 번째 작품을 내놓은 조용 작가는 시청자들에게 조금은 이상하고, 또 조금은 따뜻한 이야기를 전하며 호평을 받았다.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버거운 삶의 무게로 사랑을 거부하는 정신 병동 보호사 강태와 태생적 결함으로 사랑을 모르는 동화 작가 문영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해가는 한 편의 판타지 동화 같은 사랑에 관한 조금 이상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김수현이 전역 후 첫 작품으로 '사괜'을 택했고, 서예지 역시 이 작품으로 '재발견'됐다. 또 오정세는 '사이코지만 괜찮아'로 한계 없는 연기력을 증명했다.


또 최종회에서는 문강태(김수현), 고문영(서예지), 문상태(오정세)가 각자의 자리에서 해피엔딩을 맞이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문상태는 이날 문강태, 고문영과 함께 캠핑카 여행을 떠났다가 '작가'라는 자신의 길을 찾아 독립하는 엔딩으로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줬고, 시청률 역시 '대박'을 쳤다. 최종회는 결국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 7.3%라는 기록을 세우며 종영했다.



-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어떻게 탄생하게 된 이야기인지 궁금합니다.

"이 드라마는 '인격장애'를 가지고 있던 한 남자와의 제 연애담에서 출발했습니다. '인정'하고 '포용'하지 못하고 '편견'어린 시선과 '배척'을 넘어 '도망'으로 새드엔딩을 내버린 편협했던 저의 반성문 같은 드라마입니다. 그래서 저와 반대인 '강태'라는 단단한 인물을 통해 그때 제가 하지 못했던 인정과 포용을 보여주고 싶었고, 나아가 '사과'하고 싶었습니다. '너는 잘못이 없었다고.. 그러니 부디 어디에서든 행복해주길..' 어떻게든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이 드라마를 집필하는 동안 그 누구보다 제가 가장 많은 치유를 받았고 그래서 너무 행복했고, 강태라는 캐릭터에게 감사했습니다."



-'인생 드라마'라는 평이 있을 정도로 호평을 받은 작품입니다.

"작품에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훌륭한 감독님과 배우, 스태프 분들이 부족한 대본을 차고 넘치도록 채워주셨습니다. 특히 박신우 감독님을 통해 진짜 많이 배우게 됐고, 남혜승 감독님이 만드신 음악을 들으며 '와, 우린 OST가 바로 명대사'구나 감탄했고, 배우들의 소름끼치는 호연을 보며 저도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써 너무 짜릿하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행운 총량의 법칙이 있다면, 제게 할당된 행운의 총량을 이 작품에서 다 써버린 거 같아 나중이 두려울 정도로.. 이번 작품을 통해 너무 귀하고 훌륭한 분들을 많이 만났고 그 분들의 열정과 노고에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 얘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작가님의 상상을 뛰어넘는 연기를 보여준 부분이 있나요?

"강태는.. 김수현이 아닌 강태를 상상할 수조차 없을 정도였어요. 피, 땀, 눈물과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배우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특히 9화 엔딩에서 싹싹 빌며 오열하는 장면은 아마 평생 못 잊을 거 같습니다. 쓸 때도 정말 괴로운 신이었는데 볼 땐 더 괴로워서 잠시 패닉이 될 정도로 너무나 혼신의 연기를 보여주었고. 심지어 능청을 떨거나, 요염을 부리거나, 취해서 앙탈을 부리는 신들도 자유자재로 색깔을 확확 바꿔가며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작가로 하여금 '쓰는 즐거움'을 주게 만드는 탁월한 배우구나.. 감탄했습니다.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넘어 극 전체의 밸런스까지 맞춰서 강약을 조절해 연기하는 모습에 특히 더 감동했습니다. 상태라는 캐릭터는 자폐에 대한 잘못된 오해와 편견을 심어주면 안되니까 특히 더 조심스러웠고 걱정도 많이 됐습니다. 오정세씨가 자폐인 분들을 먼저 '이해'하고 그들과 '가까워지려' 진심을 다하는 여러 모습들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인간 오정세를 존경하게 됐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오정세는 상태가 되었고, 상태는 곧 오정세였습니다. 대본의 대사와 지문을 건조하게 써도, 배우님이 눈물이 터지거나 감정이 솟구치면 그 감정대로 연기를 해주셨고 저나 감독님도 그 의견을 존중해서 나온 최고의 신이 최종회에서 보여준 엄마 나무 앞에서 자신의 동화책을 읽는 장면입니다. 저도 그 장면을 보고 많이 울었고 배우님의 선택이 맞았고 참으로 탁월했다고 박수를 보냈습니다. 문영이는 배우가 특히 마음고생이 심했던 캐릭터였는데 서예지 배우님이 특유의 카리스마와 사랑스러움의 반전매력으로 캐릭터에 생기를 불어넣어주었습니다. 특히 고라니에게 고함치는 신과 강태에게 사랑고백하는 신은 서예지였기에 가능한 신들이 아니었나. 그 특유의 저음이 너무나 매력적이라 보는 저도 사랑에 빠질 뻔했거든요. 문영이의 최고의 씬은 6회 엔딩에서 엄마의 악몽에 짓눌린 채 신음하다가 강태의 품에서 오열하는 장면을 꼽겠습니다. 보는 내내 소름이었고. 정말 최고의 연기였습니다. 아름다운 비주얼이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 예지 씨의 진짜 진짜 매력은 중저음 목소리 속에 감춰진 '러블리'함인 거 같습니다."



-독특한 캐릭터들도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자랑이었습니다. 각 캐릭터가 탄생한 비화도 궁금합니다. 특히 고문영은 존재 자체가 독특해 극 초반에는 '과하다'는 평도 받을 정도였어요.

"캐릭터들이 독특해 보일 수 있었던 건, 그 캐릭터들을 너무나 완벽하게 소화해낸 모든 배우 분들의 호연 덕분입니다. 주리, 상인, 오원장, 순덕, 행자, 재수, 승재 그리고 괜찮은 병원식구들과 카메오들까지.. 각자마다 캐릭터에 개성과 생명력을 담뿍 담아주셨기에 그 독특한 매력들이 더 빛을 발한 거 같습니다. 문영은 기존 드라마의 여성캐릭터를 뒤집어보겠다는 의도는 없었습니다. 반사회적 인격성향이 있다고 해서 그들 모두가 정말 '막' 나가지는 않습니다. 다만 문영이는 어른의 진짜 '사랑'과 제대로 된 '보호'를 받고 자라지 못해 애정에 굶주려있는 어린애로.. 성장이 멈춰있는 캐릭터였습니다. 그래서 남을 위한 '배려'가 무엇인지 '호감'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그 표현 방식도 무척 서툴고 일차원적이어서 남이 보기에 충분히 불편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문영이의 '본능에 충실한' 부분이 강태의 가면을 벗게 해주었고 가면이 벗겨진 강태가 문영에게 '인내와 사랑'의 감정을 심어주게 되면서 서로가 진짜 어른으로 성장하게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드리고자 했습니다."



-도희재 작가(장영남)의 사연이 그려지지 않은 점도 인상 깊었습니다. 가해자에게 '서사를 주지 않는다'는 부분이 감명 깊었는데요, 의도하신 부분인지 궁금합니다.

"이 드라마는 철저히 약자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약자의 입장에서 행동하는 드라마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악인에게 타당한 서사를 주기 보다는 우리가 두려워하고 무서워하는 두려움의 그림자는 사실 알고 보면 별 거 아닐 수 있다는.. 그 본질에 중점을 두고 싶었습니다. 함께 뭉쳐서 덤벼드는 용기만 있다면, 두려움의 그림자 따위 '한방'에 나가떨어지게 할 수 있다는 걸 주인공들을 통해 보여주고, 그 '용기'에 대한 메시지가 엔딩 동화 '진짜 진짜 얼굴을 찾아서'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어요. 그림자 마녀가 빼앗아 간 건 그들의 얼굴이 아니라 '행복해지고 싶은 용기'였다는 것을요. 물론 도희재와 관련한 여러 의문들이 생략됐거나 매끄럽게 잘 설명되지 않아 아쉬워하는 분들도 많기에.. 모두를 충족시키지 못한 부분에 있어선 제가 미숙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부족한 부분을 앞으로 더 꼼꼼히 채워나가는 작가가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연출에 대한 칭찬도 많았습니다. 작가님의 상상을 넘어서는 연출이 있었는지요.

"감독님은 언제나 제가 상상한 것 그 이상의 연출을 보여주셨고 '와! 대박! 미쳤나봐!' 감탄하며 보는 장면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연출력이 빛을 발하는 신들이 너무나 많았지만. 특히 상태가 문영의 팬 사인회를 향해 달려가는 씬이라든지, 간필옹 아저씨의 트라우마가 발현된 버스 안에서의 전쟁씬, 최종회에서 보여준 캠핑카 여행 몽타주는 정말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감독님은 이 작품을 하나의 거대한 잔혹동화 겸 성장동화로 만들기 위해 진짜 엄청난 노력을 쏟아 부으셨어요. 1부 프롤로그에 등장하는 클레이 애니메이션이라든지, 중세 유럽의 어느 고성을 연상시키는 문영 성의 구현, 엄마의 그림자가 천정에 떠서 문영을 압박해오는 악몽, 현재에서 과거로 넘어가는 순간의 장면 전환 효과, 거인이 된 문영이 탐나는 남자 강태를 쏙 집어 드는 상상 장면 등에서 그러한 연출의도가 아주 잘 드러나요. 특히 놀라운 것은 얼음강 장면이에요. 어린 세 주인공들의 과거가 유기적으로 얽혀있는 아주 중요한 신이었는데. 촬영 당시엔 강의 얼음이 모두 녹아 촬영할 수 있는 장소가 아예 없었어요. 제가 원고를 수정하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서 있었는데, 감독님의 기가 막힌 아이디어와 놀라운 CG기술력이 '무'에서 '유'를 창조해낸 장면이라 특히 더 애착이 가는 거 같아요. 이렇게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연출을 감독님이 참 많이 하셨고. 서로 의견을 나누고 공유해가는 과정 속에서 참 많은 걸 배울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리고 코믹적 센스나 인물들의 세밀한 감정을 이끌어내는 연출에도 탁월하셔서 대본보다 훨씬 재밌고 감동적인 영상이 나올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작가님의 '최애캐'는 누구인가요?

"모든 캐릭터를 다 너무나 사랑하지만, 가장 애틋해하는 캐릭터를 굳이 꼽으라면 가장 많은 아픔을 끌어안고 살았던, 어찌보면 누구보다 가장 어린애의 모습으로 오래 멈춰있던 문강태입니다. 극 초반 '사는 게 죽을 만큼 힘들면 도망이 제일 편하다'던 강태는 곧 예전의 저였고, 이 이야기의 시작점이니까요. 강태가 울면 저도 울었고, 강태가 행복하면 저 역시 너무 행복했습니다. '문강태는.. 문강태 꺼'라는 스스로의 고백이 나오기까지 피, 땀, 눈물을 흘리는 성장통이 있었지만 뒤늦게 비로소 잃어버린 자아와 자유, 그리고 사랑까지 얻어낸 그 아이가 참 너무 대견하고 자랑스러웠습니다."



-'사이코지만 괜찮아'가 어떤 드라마로 남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셨는지 궁금해요.

"처음엔 낯설고 이상했지만 다 보고 나면 가슴 한 켠이 어쩐지 훈훈해지면서 온기가 도는 작품이었다고 그렇게 기억된다면 너무나 영광일 거 같습니다."



-결말 역시 완벽했다는 평입니다. 이후 이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갈까요.

"아마도 강태는 대학을 갔겠죠. 여러 전문서적을 옆구리에 끼고 이제 멋도 좀 부리고 많은 여학생들의 호감의 시선을 받겠지만 여전히 저들이 왜 자기를 쳐다보는지를 통 모를 테지요. 문영이는 '진짜 진짜 얼굴을 찾아서'가 의외의 대박이 터지면서 다시 유명 작가로 일어설 테고, 독립에 성공한 상태는 수많은 동화작가들과 작업하다가 한 뼘 더 성장해 다시 문영이만의 짝꿍으로 돌아올지도 모르겠네요. 상인과 주리는 속도위반 결혼을 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봅니다. 하숙생에서 단숨에 순덕의 사위가 된 상인은 꿀물이 아닌 밥심으로 상상이상을 거뜬하게 다시 일으킬 테죠? 백수가 된 오지왕은 순덕에게 '순덕아~ 노올자~' 하며 밤낮 없이 찾아올 거고 순덕은 '으이구 웬수..' 하면서도 밥상에 고봉밥 하나를 더 놓으며 눈치밥을 담뿍 먹일테구요. 그러다 진짜 식구가 될지.. 아니면 네 번째 퇴자를 맞을지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아, 그리고 재수는 알베르토에 승재를 태우고 국토대장정을 하며 진짜 자기의 삶을 찾기 위한 여행을 나설 겁니다. 그러다 내친김에 승재와 세렝게티까지 진출할지도 모르죠."



-많은 이들에게 '인생드'가 된 작품입니다. 작가님께는 '사괜'이 어떤 의미로 남았을까요.

"누구보다 저에게 가장 큰 치유를 선물해준 작품. 귀한 배우들, 스태프들, 감독님들.. 그 모두와의 만남이 기적이었고 행운이었던 작품. 사랑한 만큼 아쉬움도 큰 작품. '용아, 넌 이제 좀 어른이 됐니?' 라고 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본 작품. 이상입니다."

목록 스크랩 (0)
댓글 6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 아토팜💖] 손상되고 민감해진 피부 고민은 그만!❌ 긴급 진정보호 크림 ✨아토팜 판테놀 크림✨체험 이벤트 484 01.05 46,497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53,196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4,645,567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8,247,27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6,780,056
공지 알림/결과 ───── ⋆⋅ 2025 방영 예정 드라마 ⋅⋆ ───── 103 24.02.08 2,256,387
공지 잡담 (핫게나 슼 대상으로) 저런기사 왜끌고오냐 저런글 왜올리냐 댓글 정병천국이다 댓글 썅내난다 12 23.10.14 2,318,242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라마 시청 가능 플랫폼 현황 (1971~2014년 / 2023.03.25 update) 16 22.12.07 3,444,504
공지 알림/결과 ゚・* 【:.。. ⭐️ (੭ ᐕ)੭*⁾⁾ 뎡 배 카 테 진 입 문 🎟 ⭐️ .。.:】 *・゚ 162 22.03.12 4,521,405
공지 알림/결과 블루레이&디비디 Q&A 총정리 (21.04.26.) 8 21.04.26 3,698,516
공지 스퀘어 차기작 2개 이상인 배우들 정리 (7/1 ver.) 173 21.01.19 3,747,854
공지 알림/결과 OTT 플랫폼 한드 목록 (웨이브, 왓챠, 넷플릭스, 티빙) -2022.05.09 238 20.10.01 3,742,297
공지 알림/결과 만능 남여주 나이별 정리 259 19.02.22 3,839,491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영배방(국내 드라마 / 영화/ 배우 및 연예계 토크방 : 드영배) 62 15.04.06 4,005,823
모든 공지 확인하기()
4 스퀘어 사괜 '깡통공주'와 '가면 쓴 소년' 덕에 참 따뜻했습니다 12 20.12.31 954
3 스퀘어 사괜 '사이코지만 괜찮아', 뉴욕타임스 인터내셔널 TV쇼 TOP10 선정 22 20.12.04 701
2 스퀘어 사괜 밀리의서재에서 사괜 오디오북 나옴(오정세낭독) 5 20.10.23 569
» 스퀘어 사괜 '사이코지만 괜찮아' 조용 작가 인터뷰 6 20.08.26 1,193
  • 1
  •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