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이 그놈이다'가 비혼, 전생, 삼각관계 모든 걸 담으려다 정작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8월 11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그놈이 그놈이다'에서는 황지우(윤현민 분)에 대한 집착으로 서현주(황정음 분)을 함정에 빠트리는 김선희(최명길 분)의 모습과 함께, 70년대 생에서 황지우가 서현주를 떠난 이유가 밝혀졌다.

70년대 안타까운 헤어짐 역시 뒤에는 김선희가 있었다. 황지우를 짝사랑하지만 그 마음을 얻을 수 없던 김선희는 질투심에 눈이 멀어 학생운동 하는 서현주를 경찰에 밀고했다. 하지만 수상한 정황을 눈치챈 황지우는 서현주를 위해 자신을 희생했고, 결국 경찰의 무자비한 고문에 다리 장애를 얻었다. 이후 황지우는 그 사실을 숨긴 채 서현주에게 이별을 고했다.

시청자들은 이제야 밝혀진 황지우, 서현주의 전생 이별 스토리에 "눈물 나서 못보겠다. 얼른 서현주가 황지우의 사정을 알았으면 좋겠다", "둘이 꽃길 걸었으면"이라며 감정이입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종영까지 2주 남은 이 시점에 이제야 70년대 얘기만 조금 풀렸다. 곁가지 얘기 때문에 절절한 서사를 너무 많이 날렸다", "서사도, 로맨스도 도돌이표"라며 아쉬움도 감추지 못했다.

시청자들의 지적대로 '그놈이 그놈이다'는 보여주고자 하는 바가 너무 많아 오히려 어떤 진도도 확실하게 빼지 못하고 있는 실정. 서현주가 비혼주의라는 설정이나 서현주, 황지우의 3번이나 되는 전생 인연, 박도겸(서지훈 분)과의 삼각관계, 악역 김선희의 존재까지. 모두 전생과 연결돼 충분히 납득은 가지만 그걸 풀어내는 해법은 빈약하기 짝이 없었다. 서사를 촘촘하게 쌓는 것도 좋지만 이것저것 건드려 전부 이도저도 아니라면 애초에 너무 과한 욕심을 부렸던 게 아닐까.

그동안 착실히 해내지 못한 탓에 '그놈이 그놈이다'가 4회 안에 풀어내야 할 이야기는 산더미처럼 남았다. 70년대 뿐 아니라 조선시대, 일제강점기 있었던 오해도 풀어야 하고 자꾸만 선을 넘는 동생 박도겸과도 확실히 관계 정리해야 한다. 김선희와의 지긋지긋한 악연 역시 남은 회차에서 다뤄야 할 대상이다. 종국엔 서현주가 비혼주의를 재고하는 모습을 설득력 있게 그려야 한다. 지금과 같은 전개 속도로 전부 가능할지 의문이다.

탄탄한 설정이 주는 감동 서사를 반기지 않는 시청자는 없다. 하지만 그건 그 서사를 드라마가 전부 담아낼 수 있을 때나 해당되는 말이다. '그놈이 그놈이다'가 남은 회차 속도감 있고 깔끔한 전개로 시청자들의 찝찝함와 아쉬움을 씻어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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