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이 월주를 덮쳐 계단 밑으로 떨어지는데
강배가 월주의 손목을 붙잡는다
원형은 깊은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강배: 이모님, 조금만 버티세요
월주: 이거 놔, 너까지 떨어질 거야?
강배: 안 놔요, 죽어도 못 놔요
[강배가 울먹인다]
월주의 손목이 스르르 미끄러지자,
강배가 월주의 손을 꽉 붙잡는다.
강배는 두 눈을 질끈 감은 채 다리에 힘을 주며 안간힘을 쓰고
월주는 그런 강배를 젖은 눈으로 바라본다.
월주: 강배야 눈 떠, 눈 뜨고 나 좀 봐, 어서
눈을 뜬 강배가 눈물을 흘리며 월주를 응시한다.
월주: 지금처럼만 살면 돼, 착하고 성실하게 사랑하는 사람은 꼭 붙잡으면서, 알겠지? 그거면 돼. 그거면 네가 태어난 이유를 다 한 거야.
[떨리는 숨소리]
강배가 고개를 내젓는다.
월주: 이 손, 내가 놓는 거다
강배: 안 돼
월주: 네가 놓치는 거 아니야. 쓸데없는 생각 마.
강배: [흐느끼며] 아, 안 돼요, 그러지 마요.
월주: 너랑 함께해서 너무 행복했어, 강배야
[흐느끼는 숨소리]
강배: 가지 마요, 엄마
월주가 멈칫하고는 붉어진 눈시울로 강배를 바라본다.
[흐느끼는 숨소리]
[강배의 힘겨운 신음]
[흐느끼는 숨소리]
[강배가 흐느낀다]
월주가 손을 빼낸다
강배: 안 돼... 안 돼...
[강배가 흐느낀다]
월주가 눈물을 삼키며 애써 손을 빼어내는데, 강배가 손끝을 잡고 버티자
월주가 강배의 손을 놓는다.
강배: 안 돼, 안 돼, 안 돼
[강배가 흐느낀다]
어둠 속으로 떨어지는 월주를 향해 강배가 손을 내뻗고 울음을 터트린다.
월주는 끝없이 펼쳐진 계단 아래로 서서히 사라진다.
강배는 움켜진 손을 부르르 떨면서 두 눈을 질끈 감은 체 절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