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gfycat.com/DistinctEnormousCow
같은 뜻 다른 길 휘선호
(다 받아적은 건 아니고 일부는 중략도 있음)
1
길을 터라.
네 길은 여기서 끊겼다.더는 한 걸음도 못 간다
내 길의 끝은 네가 아니다.
네 아비를 죽이고 난 여기서 죽는다.
허니 넌 내 피로 낸 길에서 살아라
내가 받을 죗값에 네 피를 더하라?
내 아빈 네 칼에 죽어선 안 돼
우리들 끝, 여기인 것 같다
금줄이 새끼줄 타박하네
그 놈의 금줄타령
서얼은 양반에서 싹둑 잘린 절반이야
어미가 노비면 그 절반의 절반이고
그렇게 잘리고 잘려 남은 쪼가리가 나야
그 쪼가리가 금이란거지.난 돌덩이고
입만 열면 개나발은
아무튼 팔자는 부모가 반이라더라
난 선호 네가 부럽다 부자 꼰대 둔 네가
무과 볼 거지?
급제하면 농미가 열 섬이야
졸때기 팔자에 마지막 동앗줄인데
목에 감고라도 올라가야지
급제도 성에 안 차. 장원 말고는 소용 없어
자냐
잔다
난 말이다. 왈패나 잡으려고 무관 되려는 게 아니다
지긋지긋한 서얼팔자 송두리째 뒤집어버릴 거다
어련하시겠냐
팔자의 반은 부모라 했었지
나머지 반은 우리가 뒤집을 수 있다
팔자가 부침개도 아니고 어찌 뒤집어?
나라가 뒤집어질 때.
고려는 결국 뒤집힌다.
그때 난 그 중심에 설 거다
중심에서? 무슨 수로?
이성계 장군의 칼이 될 거야
오직 그 분만의 칼이 되서
이 썩어뻐진 고려 모조리 도려낼 거다
얼굴은 거울로 보고 속은 술로 본다더니
벽서애 역심까지 아주 난릴세
네들이 말하는 나라가 뭔지 몰라도 난 밥이 나라다
쌀이 뒷간에서 나면 뒷간이 내 나라야
몰이꾼? 꽹과리로 꿩 날리고 피리로 노루 꾀는?
누굴 졸로 알아
같이 어울릴 사람이 누구게?
누구면?
수문하시중 이성계 장군,
장군의 눈에 들면 사병으로 들어갈 수도 있어
무과보다 들어가기 더 어렵다는 그 사병?
바람 넣지 마라. 풍 맞을라
장군은 귀천을 가리지 않고 품으신다
사병대장 이지란 여진족이고, 부장 조은은 천출이야
언재까지 도망만 칠래? 졸때기 팔자에 마지막 동아줄이라며
넌 빠져
너 이뻐서 온 거 아냐
녹명을 해야 과시애서 박살을 내지
꿈 깨라
문부터 깨자
4
(과거)
선호야
뭐 해? 수의 입혀드려
좋은 옷 입고 가셔야 어머님도 웃으신다
울지마. 네가 울면 연이는 미어져
어렵네, 팔자 뒤집는 거
잃을게 없는 줄 알았는데
생각해보니까 잃을 게 있더라
빨리도 아셨네
휘. 너 말이다. 악착같이 잡으려 했는데
더는 힘들 것 같다. 그래서 놓으려고 이제
쉬어라
왜 안 묻는거냐? 네가 끌려간 이유. 내가 거기 간 이유
나중에 얘기하자
나다. 시관 산 것도 나고, 널 여기로 보낸 것도 나야
그만해
선발대 지워야 했어.
그래서 간 거야. 너희 죽이러
그만
들어.내 말 아직 안 끝났다
죽이러 왔다면 왜 구한 거냐
진 빚 갚은 거야, 그 뿐이야
연이는, 우리 연이 살아있긴 한 거냐?
연이는?!
죽었다
다시, 다시 말해봐. 뭐라고?
죽었다. 연이
다신 세상으로 나오지 마
그게 네가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야
네가 날 보냈단 말 안 믿어
그게 사실이라 해도 안 믿으려 했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우리 연이 그렇게 만든 건 용서가 안 돼
나 네 아비에게 갈 거다
가지 마라.내가 막을 거다
막으면 아무리 너래도 가만 안둬
왜 말귀를 못 알아먹어.너 죽어. 죽는다고!
너와 나 더이상 벗 아니다
다시 만나면 적일 거다
그 때 내가 너 죽일지도 몰라
서라. 이제부터 너는 내 밑이다
거기가 네 자리야
내가 거래를 튼 건 네가 아니라 네 아비야
아버님의 명은 나를 거쳐서 너에게 간다
거래가 성사되면 값이 갈 거다
그 값이 연이냐?
거래가 틀어지면 칼이 간다. 연이에게
이 개자식,
잘 들어. 연이 머리카락 하나라도 다치면..
연이를 못 지킨 건 내가 아니라 너야
이런 식이면 앞으로도 못 지켜. 넌
원하는 게 뭐냐?
수시중의 다섯째 방원이다
똑똑히 봐둬. 나라를 훔칠 자다
저 자의 마음을 훔쳐
훔친 다음엔?
죽인다
5
장군 정사정 개국공신이자 방원의 측근
밥먹듯 사람 죽이고 놀이하듯 겁탈하는 인간 백정
넌 놈의 입을 열어 왕의 눈에 들어라
난 놈을 죽여 방원의 눈에 들 테니
정사정 밟고 강개패 바로 깬다
연이 똑바로 지켜
털 끝 하나라도 다치면 가만 안둬
행랑아범이 너를 봤고 대감께 전했다
연이를 위험하게 하는 건 언제나 너야, 내가 아니라
아. 내 이 자를 안다
피를 뒤집어 쓰고 사는 왈패다
지키지도 못한 주제가 악만 받혀 짖어대고
한치 앞도 못 봐서 수 틀리면 칼부림만 하려들고
연이 이름은 어찌 알았냐
납고해서 돈이라도 뜯으려 하였느냐
볼모로 잡으면 숨을 수 있을 것 같으냐
아니 네 놈따위는 도륙이 난다.
단 하루도 못 버티고
그건 너와 네 아비겠지,
손에 움켜쥐고 개처럼 부려먹는
6
다음은 방원의 병기창이다
난 병장기를 몰수할테니 넌 주인없는 병기창을 꿰차라
병기창 외사병으로 시작해서 을조 갑조 그리고 방원에게 간다
방원 얼굴 보려다 늙어 죽겠네
방원은 끊임없이 의심하는 자야,
단계 밟아. 그게 최선이다
네 예상대로 대장간에 병기창 있더라.
칼창 합쳐 대충 300자루
내일 몰수할 거다. 넌 다음 명 기다려
명심해. 단계가 빠지면 계획은 깨진다
7
입을 닫으면 넌 여기서 쥭는다
허나 입을 열면 내 직을 걸고 널 살린다
그 자가 여기 있다면 가리켜라
네가 살 길은 이 것 뿐이다. 어서!
당신이 뭔데 날 죽이고 살려
내 살 길 내가 낼테니 오지랖 그만 떨고 꺼지쇼
핑계 대 봐
방원의 곁이 되라고 한 건 너야
난 내가 해야할 일을 한 거다
핑계 댈 이유 없어
넌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어
네가 부린 객기에 난 많은걸 잃을 거다
내 집과 품계, 어쩌면 목숨까지도
살아남는 건 네 몫이야
요동에 버려졌을 때 나처럼
넌 요동이 지옥이라고 했었지?
난 매일매일이 전장이고 지옥이었다
조롱, 멸시 겨우 이악물고 버텨 올라왔단 말이다
그러니 잘 들어
이제부터 방해되면 아무리 너라도 벤다
아니. 너이기에 벨 것이다
널 살리려 했던 걸 후회한다. 진심으로
살아남아라. 진심이다
8
내게 멸문이 걸린 일이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을 거고, 주모자를 벨 거다
부디 네가 벌인 판이 아니길 바란다
.....
계획 멈춰라
알아듣기 쉽게 말해
밀서의 진범 너한테 있는 거 안다
방원은 전하께 밀서를 전하지 않는다
아버님을 오랫동안 겁박하는데 쓰겠지
그게 방원이다
넌 요동 때처럼 또 이용만 당하다 버려질 거야
간자인게 들통나도 넌 죽을 거고
죽는 건 매한가지다. 차이없어, 내겐
차라리 내게 걸어라
내가 전하께 직접 올리겠다
그래서 너와 연이 모두 구하겠다
위선 떨지마
넌 우리를 구하는 척 멸문을 막고 싶은 거다
결국엔 다 가지고 싶은 거야
난 최선을 다할 뿐이야
간자로 고변하든, 날 죽여 막든 선택은 네 몫이야
그러니 네가 말하는 최선 어디 다 해 봐
9
어찌 살 길 대신 죽을 길을 택한 거냐. 어째서
가라. 연이 기다리겠다
선호야
가, 그리고 우리
이렇게는 다시 보지 말자
그래. 그러자
11
용케 살았네
비켜
네가 살아서 돌아오는 날 내 아비는 죽을 줄 알았다
헌데 저리 멀쩡해
왜? 죽이는 것만으론 성에 안 차?
대체 무슨 짓을 꾸미는거냐
그래. 네 아비 한 번밖에 죽일 수 있다는 게 미치도록 화가 나
그래서 그 한 번을 수 많은 고통을 느끼게 해주려고
그 몸으로 네가 뭘 하든 결국 실패할 거다
너와 나 어느 한 쪽이 멈춰야한다면 그건 너야
내가 살아있는 이유가 그 뿐인데 멈추라고?
네가 대신한다고?
내가 해야 대감은 패륜으로 죽은 아비가 되고
역모로 죽은 신하가 된다
내가 그리 만들 거다
내 나라는 이미 죽었는데
패륜이고 역모고 대체 무슨 상관이냐
난 네 아비가 죽는 날 죽는다
허니, 선호야. 더는 막지 마라
같은 뜻 다른 길 휘선호
(다 받아적은 건 아니고 일부는 중략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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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터라.
네 길은 여기서 끊겼다.더는 한 걸음도 못 간다
내 길의 끝은 네가 아니다.
네 아비를 죽이고 난 여기서 죽는다.
허니 넌 내 피로 낸 길에서 살아라
내가 받을 죗값에 네 피를 더하라?
내 아빈 네 칼에 죽어선 안 돼
우리들 끝, 여기인 것 같다
금줄이 새끼줄 타박하네
그 놈의 금줄타령
서얼은 양반에서 싹둑 잘린 절반이야
어미가 노비면 그 절반의 절반이고
그렇게 잘리고 잘려 남은 쪼가리가 나야
그 쪼가리가 금이란거지.난 돌덩이고
입만 열면 개나발은
아무튼 팔자는 부모가 반이라더라
난 선호 네가 부럽다 부자 꼰대 둔 네가
무과 볼 거지?
급제하면 농미가 열 섬이야
졸때기 팔자에 마지막 동앗줄인데
목에 감고라도 올라가야지
급제도 성에 안 차. 장원 말고는 소용 없어
자냐
잔다
난 말이다. 왈패나 잡으려고 무관 되려는 게 아니다
지긋지긋한 서얼팔자 송두리째 뒤집어버릴 거다
어련하시겠냐
팔자의 반은 부모라 했었지
나머지 반은 우리가 뒤집을 수 있다
팔자가 부침개도 아니고 어찌 뒤집어?
나라가 뒤집어질 때.
고려는 결국 뒤집힌다.
그때 난 그 중심에 설 거다
중심에서? 무슨 수로?
이성계 장군의 칼이 될 거야
오직 그 분만의 칼이 되서
이 썩어뻐진 고려 모조리 도려낼 거다
얼굴은 거울로 보고 속은 술로 본다더니
벽서애 역심까지 아주 난릴세
네들이 말하는 나라가 뭔지 몰라도 난 밥이 나라다
쌀이 뒷간에서 나면 뒷간이 내 나라야
몰이꾼? 꽹과리로 꿩 날리고 피리로 노루 꾀는?
누굴 졸로 알아
같이 어울릴 사람이 누구게?
누구면?
수문하시중 이성계 장군,
장군의 눈에 들면 사병으로 들어갈 수도 있어
무과보다 들어가기 더 어렵다는 그 사병?
바람 넣지 마라. 풍 맞을라
장군은 귀천을 가리지 않고 품으신다
사병대장 이지란 여진족이고, 부장 조은은 천출이야
언재까지 도망만 칠래? 졸때기 팔자에 마지막 동아줄이라며
넌 빠져
너 이뻐서 온 거 아냐
녹명을 해야 과시애서 박살을 내지
꿈 깨라
문부터 깨자
4
(과거)
선호야
뭐 해? 수의 입혀드려
좋은 옷 입고 가셔야 어머님도 웃으신다
울지마. 네가 울면 연이는 미어져
어렵네, 팔자 뒤집는 거
잃을게 없는 줄 알았는데
생각해보니까 잃을 게 있더라
빨리도 아셨네
휘. 너 말이다. 악착같이 잡으려 했는데
더는 힘들 것 같다. 그래서 놓으려고 이제
쉬어라
왜 안 묻는거냐? 네가 끌려간 이유. 내가 거기 간 이유
나중에 얘기하자
나다. 시관 산 것도 나고, 널 여기로 보낸 것도 나야
그만해
선발대 지워야 했어.
그래서 간 거야. 너희 죽이러
그만
들어.내 말 아직 안 끝났다
죽이러 왔다면 왜 구한 거냐
진 빚 갚은 거야, 그 뿐이야
연이는, 우리 연이 살아있긴 한 거냐?
연이는?!
죽었다
다시, 다시 말해봐. 뭐라고?
죽었다. 연이
다신 세상으로 나오지 마
그게 네가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야
네가 날 보냈단 말 안 믿어
그게 사실이라 해도 안 믿으려 했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우리 연이 그렇게 만든 건 용서가 안 돼
나 네 아비에게 갈 거다
가지 마라.내가 막을 거다
막으면 아무리 너래도 가만 안둬
왜 말귀를 못 알아먹어.너 죽어. 죽는다고!
너와 나 더이상 벗 아니다
다시 만나면 적일 거다
그 때 내가 너 죽일지도 몰라
서라. 이제부터 너는 내 밑이다
거기가 네 자리야
내가 거래를 튼 건 네가 아니라 네 아비야
아버님의 명은 나를 거쳐서 너에게 간다
거래가 성사되면 값이 갈 거다
그 값이 연이냐?
거래가 틀어지면 칼이 간다. 연이에게
이 개자식,
잘 들어. 연이 머리카락 하나라도 다치면..
연이를 못 지킨 건 내가 아니라 너야
이런 식이면 앞으로도 못 지켜. 넌
원하는 게 뭐냐?
수시중의 다섯째 방원이다
똑똑히 봐둬. 나라를 훔칠 자다
저 자의 마음을 훔쳐
훔친 다음엔?
죽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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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 정사정 개국공신이자 방원의 측근
밥먹듯 사람 죽이고 놀이하듯 겁탈하는 인간 백정
넌 놈의 입을 열어 왕의 눈에 들어라
난 놈을 죽여 방원의 눈에 들 테니
정사정 밟고 강개패 바로 깬다
연이 똑바로 지켜
털 끝 하나라도 다치면 가만 안둬
행랑아범이 너를 봤고 대감께 전했다
연이를 위험하게 하는 건 언제나 너야, 내가 아니라
아. 내 이 자를 안다
피를 뒤집어 쓰고 사는 왈패다
지키지도 못한 주제가 악만 받혀 짖어대고
한치 앞도 못 봐서 수 틀리면 칼부림만 하려들고
연이 이름은 어찌 알았냐
납고해서 돈이라도 뜯으려 하였느냐
볼모로 잡으면 숨을 수 있을 것 같으냐
아니 네 놈따위는 도륙이 난다.
단 하루도 못 버티고
그건 너와 네 아비겠지,
손에 움켜쥐고 개처럼 부려먹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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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방원의 병기창이다
난 병장기를 몰수할테니 넌 주인없는 병기창을 꿰차라
병기창 외사병으로 시작해서 을조 갑조 그리고 방원에게 간다
방원 얼굴 보려다 늙어 죽겠네
방원은 끊임없이 의심하는 자야,
단계 밟아. 그게 최선이다
네 예상대로 대장간에 병기창 있더라.
칼창 합쳐 대충 300자루
내일 몰수할 거다. 넌 다음 명 기다려
명심해. 단계가 빠지면 계획은 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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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을 닫으면 넌 여기서 쥭는다
허나 입을 열면 내 직을 걸고 널 살린다
그 자가 여기 있다면 가리켜라
네가 살 길은 이 것 뿐이다. 어서!
당신이 뭔데 날 죽이고 살려
내 살 길 내가 낼테니 오지랖 그만 떨고 꺼지쇼
핑계 대 봐
방원의 곁이 되라고 한 건 너야
난 내가 해야할 일을 한 거다
핑계 댈 이유 없어
넌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어
네가 부린 객기에 난 많은걸 잃을 거다
내 집과 품계, 어쩌면 목숨까지도
살아남는 건 네 몫이야
요동에 버려졌을 때 나처럼
넌 요동이 지옥이라고 했었지?
난 매일매일이 전장이고 지옥이었다
조롱, 멸시 겨우 이악물고 버텨 올라왔단 말이다
그러니 잘 들어
이제부터 방해되면 아무리 너라도 벤다
아니. 너이기에 벨 것이다
널 살리려 했던 걸 후회한다. 진심으로
살아남아라. 진심이다
8
내게 멸문이 걸린 일이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을 거고, 주모자를 벨 거다
부디 네가 벌인 판이 아니길 바란다
.....
계획 멈춰라
알아듣기 쉽게 말해
밀서의 진범 너한테 있는 거 안다
방원은 전하께 밀서를 전하지 않는다
아버님을 오랫동안 겁박하는데 쓰겠지
그게 방원이다
넌 요동 때처럼 또 이용만 당하다 버려질 거야
간자인게 들통나도 넌 죽을 거고
죽는 건 매한가지다. 차이없어, 내겐
차라리 내게 걸어라
내가 전하께 직접 올리겠다
그래서 너와 연이 모두 구하겠다
위선 떨지마
넌 우리를 구하는 척 멸문을 막고 싶은 거다
결국엔 다 가지고 싶은 거야
난 최선을 다할 뿐이야
간자로 고변하든, 날 죽여 막든 선택은 네 몫이야
그러니 네가 말하는 최선 어디 다 해 봐
9
어찌 살 길 대신 죽을 길을 택한 거냐. 어째서
가라. 연이 기다리겠다
선호야
가, 그리고 우리
이렇게는 다시 보지 말자
그래. 그러자
11
용케 살았네
비켜
네가 살아서 돌아오는 날 내 아비는 죽을 줄 알았다
헌데 저리 멀쩡해
왜? 죽이는 것만으론 성에 안 차?
대체 무슨 짓을 꾸미는거냐
그래. 네 아비 한 번밖에 죽일 수 있다는 게 미치도록 화가 나
그래서 그 한 번을 수 많은 고통을 느끼게 해주려고
그 몸으로 네가 뭘 하든 결국 실패할 거다
너와 나 어느 한 쪽이 멈춰야한다면 그건 너야
내가 살아있는 이유가 그 뿐인데 멈추라고?
네가 대신한다고?
내가 해야 대감은 패륜으로 죽은 아비가 되고
역모로 죽은 신하가 된다
내가 그리 만들 거다
내 나라는 이미 죽었는데
패륜이고 역모고 대체 무슨 상관이냐
난 네 아비가 죽는 날 죽는다
허니, 선호야. 더는 막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