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지연주 기자]
‘호텔 델루나’는 오랜시간 죽지 않고 신에게 벌을 받는 존재, 귀신의 출몰 등 흔한 판타지 설정으로 시청자에게 자칫 유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받았다. 그러나 아이유(이지은), 여진구가 보여준 통쾌한 권선징악 전개가 우려를 기대로 바꿔 놓았다.
8월 17일 방송되는 tvN 토일드라마 ‘호텔 델루나’(극본 홍정은, 홍미란/연출 오충환, 김정현) 11회에서는 비밀 사내연애를 시작한 장만월(아이유 분)과 구찬성(여진구 분)의 모습이 그려질 예정이다.
‘호텔 델루나’에서 구찬성은 권선(勸善)을, 장만월은 징악(懲惡)을 맡아 극을 이끌어 나갔다. 구찬성의 오지랖이 억울한 귀신들의 한을 펄어줬고, 장만월의 냉정함이 죄를 지은 자에게 벌을 내렸다.
구찬성은 불법 촬영 피해자 귀신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목숨을 걸었다. 장만월은 “돈이 안 되는 일”이라고 냉소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결국 불법 촬영 가해자의 영혼이 소멸되도록 마고신에게 넘겼다. ‘호텔 델루나’는 판타지적인 설정과 상반된 지극히 현실적인 범죄 피해 에피소드로 시청자의 몰입도를 높였다. 그 결과 구전동화부터 내려온 권선징악식의 서사지만 시청자에게는 진부함보다 사이다 같은 통쾌함으로 다가왔다.
구찬성과 장만월의 반전 캐릭터 매력도 ‘호텔 델루나’의 시청포인트가 됐다. 구찬성은 신의 선택을 받을 만큼 현실에서 보기 어려운 캐릭터다. 구찬성은 특유의 따뜻한 성정으로 억울한 귀신들의 사연에 하나하나 공감하며 한을 풀어주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하버드 MBA까지 수료한 구찬성이 명문 호텔을 마다하고 델루나 호텔의 지배인을 자처한 것도 착한 성품때문이었다. 환상적인 존재인 장만월보다 더 판타지스럽게 느껴지는 구찬성의 성격이 캐릭터의 입체성을 더했다.
반면 장만월은 귀신들의 구구절절한 사연에 쉽사리 동요하지 않는 현실적인 캐릭터다. “돈 되는 일만 한다”는 지극히 이기적인 신념은 구찬성보다 장만월을 더욱 인간적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장만월은 전생에 악연으로 얽힌 이미라(박유나 분)에게 저주를 내리려 했고, 본인 때문에 억울하게 죽은 연우(이태선 분)의 현생을 보며 눈물 흘렸다. 판타지적 존재인 장만월의 인간적인 면모는 극에 재미를 더했다.
현실에 존재하는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비현실적인 성품을 지닌 구찬성은 비현실적인 존재이지만 지극히 인간적인 이기심을 가진 장만월을 돌보며 성장시켰다. 겉으로는 장만월보다 나약해보이는 구찬성이지만, 장만월이 복수심에 눈이 멀어 흔들릴 때마다 붙잡은 건 구찬성의 용기와 강단이었다. 구찬성과 장만월의 상호보완적인 관계는 두 사람의 로맨스 서사를 진전시킴과 동시에 시청자에게 감동과 웃음까지 선사했다.
구찬성과 장만월 캐릭터의 반전 매력과 이제는 찾아보기 어려운 권선징악의 통쾌함이 시청자를 '호텔 델루나'로 이끌고 있다
. (사진=tvN ‘호텔 델루나’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