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진구는 ‘왕이 된 남자’에서 처음으로 임금 이헌과 광대 하선의 1인 2역을 연기했다. 이전에도 사극에는 많이 출연했으나 이헌처럼 퇴폐적인 모습이 많이 드러나는 캐릭터를 동시에 연기한 것은 처음이다. ‘왕이 된 남자’가 영화 ‘광해’와 동일한 설정에서 출발한다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여진구는 “감독님이 처음부터 ‘왕이 된 남자’는 ‘광해’의 리메이크가 아니라 재창조라고 생각하고 준비해야 한다. 원작을 잊자고 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감독님과 선배님들이 ‘너 하고 싶은대로 하면 돼. 우린 이미 달라’라며 저에게 확신을 심어주셨어요. 원작의 무게는 감독님과 선배님들이 지고 가주신 것 같아 감사해요. 어렸을 때부터 연기를 해오면서는 몰랐는데, 제가 감독님의 의견에 맞추는 스타일이었다는 것도 알게 됐죠. ‘제 연기를 어떻게 할까요?’에서 ‘저는 이렇게 준비를 했는데 어떻게 찍으실 건가요?’로 태도를 바꾸게 됐어요.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요. 좋은 고집을 ‘왕이 된 남자’가 만들어줬어요.”
여진구가 말하는 좋은 고집이란 자신이 준비해 온 연기를 책임지고 밀어붙일 수 있는 뚝심이다.
“(배우는) 자신의 연기가 맞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할 줄 알아야 하잖아요. 어떻게 보면 전 지금까지 조금 무서워했던 것 같습니다. ‘왕이 된 남자’의 현장에서는 스스로 감당해내는 방법을 훈련할 수 있었어요. 저한테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게 만들어줬고, 큰 성장을 하게 됐죠.”
여진구는 영화 ‘광해’가 있었기 때문에 시청자들로 하여금 ‘굳이 왜 다시 똑같은 이야기를 할까?’라는 생각이 들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그가 연기를 할 때 가장 집중한 부분도 새롭고 젊은 에너지를 가진 인물을 만드는 것이었다. 가장 많이 연구했고 두려웠던 장면은 1회에서 이헌과 하선이 마주 보는 신이었다고 한다.
“실체가 없는 상태에서 연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 무서웠어요. 상대역 없이 빈 공간을 보고 연기를 하는 것이니까요. 다행히 방송을 보고 나서 ‘아, 내가 더 욕심을 내서 앞으로 판을 한번 넓게 짜도 되겠다’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1회 엔딩이 방영된 다음날 8회를 촬영했기 때문에 조금 아쉬웠습니다.(웃음) 좀 더 일찍 자신감이 생겼더라면 몸을 사리지 않고 더 놀 수 있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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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을 짠다고 하니까 진짜 광대 하선이 같고 되게 연기자로서 한판 잘 놀고 간 느낌이 들어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