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처음 공개된 도영의 무대는 우려를 기대로 바꾸기에 충분했다. 그윈플렌의 시그니처인 흉측한 상처 분장을 한 도영은 착실히 자신만의 '도윈플렌'을 만들어나갔다.
도영은 엔시티 활동을 자양분 삼은 자연스러운 동작 들로 그윈플렌의 '광대짓'을 완벽하게 소화해 내며 첫 등장부터 꽤나 깊은 인상을 남겼다. 여기에 데아 역의 장혜린과 듀엣으로 호흡을 맞춘 나무 위의 천사' 넘 버에서는 부드러우면서도 맑은 음색으로 소화해 몽 글몽글한 사랑의 감정을 자아냈다.
이후에도 도영은 고음역대의 넘버도 무리 없이 소화 해 내며 넓은 공연장을 자신의 목소리로 가득 채웠다. 가장 밑바닥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향하면서 변화하는 그윈플렌의 감정선을 풍부한 표정 연기와 탄탄한 가창력으로 표현해 관객들의 몰입도를 한껏 끌어올렸다.
'웃는 남자'의 백미인 '그 눈을 떠'에서 '웃는 남자'로 이어지는 넘버에서 도영은 온몸으로 감정을 토해내 듯 노래하며 극의 클라이맥스를 이끌어간다. 가난한 자들을 위해 권력층에게 호소해 보지만 곧바로 좌절 하게 되는 그윈플렌의 감정을 완벽하게 표현해 냈다. '도윈플렌'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열연이었다.
무엇보다 도영의 음색의 강점을 확인한 시간이었다. 도영의 청아한 미성은 그윈플렌의 비극적인 삶을 더 욱 부각하며 감정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그 감정의 파동은 데아를 안고 멀어지는 그윈플렌의 결말에서 깊은 여운을 만들어낸다.
이처럼 도영은 자신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지우며 '대 극장 주연'으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에 웃는 남자'의 작과 연출을 맡은 로버트 요한슨도 '도 윈플렌'을 향한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로버트 요한슨 은 이날 커튼콜 무대에 올라 1막에서는 긴장한 듯했 는데 2막에서는 우리의 마음을 찢어놓았다. 앞으로 도영의 뮤지컬 커리어가 멋질 것 같다"면서 도영을 향한 극찬을 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자신만의 '도윈플렌'으로 무대를 채워갈 도영의 '웃는 남자 여정이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