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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단편소설) 출근했더니 동료 가가 죽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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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22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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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했더니 동료 가가 죽어 있었다. 

 

후두부를 가격 당해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는 가는 누가 봐도 무언가 무겁고 둔탁한 것에 맞아 죽은 사람이었다. 

 

가가 죽은 사무실은 지극히 미니멀한 스타일로 최소한의 사무 도구와 노트북, 키보드, 마우스 정도만이 있는 공간이었는데

 

망치나 두꺼운 책, 블랙잭, 모닝스타, 로봇 팔 등 보통 이런 사건에 사용될만한 둔기는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의심할만한 물품인 노트북도 1,120g이라는 가벼움과 1.5cm라는 얇은 두께를 자랑하는 LG그램 2025년형 모델이라 살해 도구로 사용하기엔 부족해 보였는데,


겉으로 보이는 흠도 없어 의심을 접는게 당연해 보였다. 


누군가 LG그램을 다른 사람 머리를 후리는데 썼다면 노트북이 먼저 찌그러졌으리라.

 

 

살해 도구는 그렇다 치고, 살인범은 누구란 말인가?

 

사무실 내부에는 CCTV가 없지만 다행히 출입문에는 있었다. 

 

확인해본 결과, 죽은 직원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직원 파가 지난 밤 마지막으로 다급히 사무실을 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나 파는 범행 사실을 부인했다. 

 

사무실을 나가는 파의 손에 둔기가 들려 있지 않다는 것이 그의 근거였다. 

 

옷 속에 숨겨서 나갔을 수도 있잖아.

 

CCTV를 보지 못한 다른 직원이 파를 의심하여 말했다. 

 

하지만 그도 CCTV를 본 후 침묵할 수밖에 없었는데, 화면 속 파는 상의는 탈의하고 하의는 흰 삼각팬티 한 장만을 걸친 맨몸이었기 때문이다. 

 

...... 저런 꼴로 퇴근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 누가 봐도 알리바이를 만들려고 저러고 나간 거잖아.

 

기록으로 남은 파의 충격적인 기행에 조용해진 가운데 누군가가 중얼거렸다. 

 

모두가 그 말에 동의했으나 살해 도구를 찾지 못한 이상 별 수는 없었다. 




 

여러분은 여기서 맹점을 찾아냈는가? 

 

추리 소설은 사실상 작가와 독자의 대결이다. 

 

작가는 독자가 살인범을 맞추지 못하고 마지막에 가서야 놀라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공정한 대결을 위해 작가는 힌트를 제공해야 하고, 그 방식은 뒤틀려 있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작가가 감춘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키보드다. 

 

사무용 키보드라 하면 으레 ABS 플라스틱으로 된, 컴퓨터를 사면 덤으로 따라오는 멤브레인 키보드를 떠올리기 일쑤일 것이다. 

 

눈치챘는가? 

 

그렇다.

 

살해당한 가가 쓰던 키보드는 다름아닌 키크론 Q13 Pro Max!

 

앨리스 배열 키보드로서는 드물게 텐키를 포함한 이 키보드는 늘어난 길이만큼 무게도 늘어나 2,405±10g의 육중함을 자랑하며, 풀메탈 알루미늄 바디는 언제라도 누군가의 뚝배기 깨기로 용도 변경하여 쓰더라도 어색함 없을 듯이 튼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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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는 이번에 새로 산 오피스 데꾸템 키보드.

 

대단히 무거워서 들어본 직원들마다 헉 소리나게 함.

 

점심시간에 아령 대신으로 써도 될 거 같아.

 

 

 

앨리스 배열 키보드답게 손에 안 익어서 사용하기 어려운데,

 

익숙해지면 편할 거 같아. 키보드 매핑 재밌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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