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면서 케이크를 먹는 나만의 관습이 있어ㅋㅋ
어제 쪼꼬미 케이크를 사면서 초를 안 사온거야
예전에 숫자초를 사놨던 기억이 있어서..
근데 집에 초가 없어!! 숫자초 말고 다른 초도 없어!!!
다이소라도 다녀오기엔 너무 춥고 귀찮았어
그래서 미니토퍼? 데코픽??? 그런 걸 만들기로 함
자투리 가죽에 불박기로 폰트를 찍어서ㅋㅋㅋ
가죽에 불박을 찍을 땐 폰트를 하나하나 조합해야 함
ai가 판을 치는 첨단기술의 세계에 살면서 고려시대 팔만대장경 만드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음.. 또는 19세기 인쇄공에 빙의 가능함
이때쯤부터 걍 초를 사올걸.. 하는 후회가 들기 시작함
저거 끼우고 찍고 다시 빼서 정리하고ㅋㅋㅋㅋ
나갔다 오는 것보다 100배는 귀찮을텐데
내가 왜 그랬을까
왜 이런 짓을 할 생각을 했을까
그리고 불박기에 폰트를 끼워 온도를 올리고
가죽 두께에 따라 폰트 높이 조절 후 금박지 끼워 찍음
너무 깊게 찍혀서 글씨 번지고 안이쁨
그보다 더 큰 문제는 Happy가 아닌 Haqqy로 찍혀있음
개빡침
걍 초를 사올걸 하는 후회가 머리속을 잠식함
꾹 참고 다시 찍음
대애충 사방 4mm 맞춰 잘라줌
그나마 다행인 건 재단한 가죽에 찍은 게 아니라서 찍을 때 위치 맞추고 수평 맞추는 등등 귀찮은 작업은 삭제됐다는거?
만들어서 꽂아놓고보니 기분좋아짐
미니미한 케이크에 나름 잘 어울리는듯해서 뿌듯함
제야의 종소리 듣는 내내 뿌듯함 느낌
정말 쓸모없는 성취감이지만ㅋㅋㅋㅋㅋ
기분이 좋으니 그걸로 되었다...
한 해의 마무리이자 시작으로 아주 좋았다..?
(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