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컨셉을 잡는건 일의 시작이다
이 때 제일 힘든 일은 "이런 느낌으로 가자!"라는 말이다
그 느낌이 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줬으면 좋겠다
그런 느낌이 드는 사진이나 일러스트를 자료를 가져오면 좋겠다
하다못해 메인 색이라도 지정해줬으면 좋겠다
2.
컨셉에 따른 적절한 이미지를 찾기가 매우 힘들다
3.
이 일의 시작이자 끝은 레이아웃인데 안해본 사람들은 그걸 모른다
자간과 행간, 정렬을 조정하는 일이 뭐가 어렵냐고 묻는다
정말 한 대 때리고 싶다
3-1.
폰트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며 고딕체도 수십개의 종류가 있다
그리고 그 수십개의 고딕체 중에 적절한 고딕을 찾기 위해 오랫동안 방황하기도 한다.
물론 사람들은 이 사실을 모른다. 그냥 적절한 폰트 뚝딱 찾아내는줄 안다.
3-2.
이렇게 티 안나는 자잘한 부분들이 매우 많으며, 이런 것들이 누적되어서 있어보이는 결과물과 없어보이는 결과물이 갈리게 된다
4.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시안 두 개를 보여줬을 때 반응이 갈려서 난감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결국 내 마음대로 했다
내 안목을 전적으로 믿는건 아니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5.
모니터와 실제 인쇄된 색감의 차이는 나를 너무 슬프게 만든다
시험 인쇄는 필수다
주문을 넣고 나서 인쇄물을 보기 전까지 꽤 두근두근하면서 걱정이 된다
잘 나올까? 폰트 이상하진 않을까? 글씨 크기 줄일걸 그랬나? 오타 있으면 어떡하지? 등등 오만가지 생각이 든다
그러다 실제 인쇄물을 봤을 때 기분이 정말 이상하다
뿌듯하기도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눈에 들어온다
7.
툴을 다룰 줄 아는 능력도 필요하지만
그것보다 훨씬 중요한건 감각이다
원덬은 학식이며 공연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어서 어쩌다 보니 리플렛을 만들게 되었다
포토샵 좀 다룰 줄 안다고 해보겠다고 덤볐다가 무덤을 팠다며 엄청 후회했다
그렇지만 두번이나 만들었다는거.....
두번째엔 포스터+리플렛+현수막 세트로 만들었다는거
만들면서 7번을 격하게 느꼈다...
난 그냥 툴만 조금 다룰 줄 알 뿐 ㅠ 감각이라곤 쥐뿔만큼도 없다
예대생도 아닌데 어쩌다가 이런걸 하게됐을까....
이번 작업 끝내고 내년부터는 그냥 업체에 맡기라고 했다
하지만 또 누군가가 만들겠지....
근데 내년에는 내가 안하니까 상관없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