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인물 │ 등륜 : 활짝 피다
등륜은 상하이에 대해 달콤한 향의 오스만투스(계화나무)와 상시(상하이희극학원)의 오래된 건물을 생각한다. 소년시절을 떠올렸을 때, 그는 할머니의 음식과 장난기 많은 재미있는 일을
떠올렸다. 과거를 기억하고, 돌이켜보고, 익숙한 것들로부터 안정감을 주고, 바깥 세계의 급격한 변화는 이러한 내면의 안정감을 흔들 수 없다.
인터뷰 장소는 안푸로에서 불과 몇백 미터 떨어져 있었고 걸어서 10분 정도 가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이었다. 등륜은 반팔 티셔츠를 입은 채 미용의자에 앉아 있었고, 그와 멀지 않은 곳에 난방기가 있었다. 방 안 구석구석 난방이 불고 있었다. 등륜에게 안푸로는 상하이 희극학원 뒤편의 작은 길이었다. 상하이에는 이러한 작은 도로가 많다. 길 양옆에 가로수가 심어져있고, 가장 무더운 여름에 가로수들은 길 위에서 사람들을 쉽게 끌어들인다. 등륜은 “그것은 저를 안정감을 가지게 해줍니다.”라고 말했다.
그와의 대화에서 “안전”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그것은 등륜의 성격 깊은 곳에서 비롯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선택을 끌어낸다.
“10년 전이었어요. 2011년, 저는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이곳에 왔습니다.” 20세도 안 된 등륜은 스자좡에서 상하이로 갔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난방과 에어컨이 없는 겨울이었다. 그는 이 도시와 단숨에 사랑에 빠진 것이 아닌 점차적으로 사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상하이에서 오래 살고 있고, 게다가 4년 동안 공부한 것도 일종의 감정이 있는 것 같아요.” 그는 학교에서 나와 화산로와 창레로를 지나 지하철을 타기 위해 창슈로를 갔던 것을 기억한다. 원한다면 안푸로를 지나야 한다. 안푸로는 카페, 작은 술집, 거리를 따라 극장 아트 센터로 유명하다. “실외에 사람이 앉아있어도 잘 어울리잖아요. 북쪽에서는 날씨가 추워 실내에 앉으려고 하겠죠. 상하이는 오늘처럼 햇볕이 내리쬐고 있을 때, 기온이 특별히 높지 않더라도 포근함을 느낀다. 오후의 안푸길에는 사람이 없어 조용하고 평온하게 느껴져요.”
지금도 등륜은 커피를 마시러 안푸길에 있는 카페에 가더라도 길가에 있는 자리에 앉아있는 그를 사람들이 알아볼 것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이런 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제 마음가짐은 이렇지 않아요. 항상 모든 사람들의 관심이 저에게 집중하지 않기 때문에 ‘저 사람이 나를 보고 있나?’ 아님 ‘이 사람이 나를 찍고 있나?’에 대해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니, 아니, 그런 게 아닙니다.” 그의 말이 맞았다. 10년의 시간이 흐른 안푸로는 더 이상 그가 학생이었을 때의 모습이 아니었다. 자신을 돌이켜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인터넷 유명인들도 어디에서나 촬영을 하고 있고, 일반인도 몇 분 만에 스타가 될 수도 있다. 사진 포즈는 연예인(혹은 미래의 연예인)에 비해도 못지 않았다. 비록 우리는 “조용함”을 주고 싶었지만, 등륜은 오히려 즐거워했다. “좋아요, 포커스가 내가 아니잖아요.”
돌이켜본다.
젊고 활발했던 그 시간을
대학교 1학년 여름방학 동안, 등륜은 생애 첫 드라마인 <화비화무비무>를 촬영했다.
“첫 장면을 촬영한 뒤에도 저는 ‘배우’가 무엇인지도 몰랐고, 천방지축 날뛰는 사람처럼 꼭 배우가 되고 싶은지도 몰랐습니다. 미래에 대한 계획을 전혀 알지도 못했고 옳은 것인지도 몰랐으니까요.” 그는 그 당시 “인생”이 자신과 동떨어져 있다고 느꼈다. 처음 드라마를 찍기 시작한 2, 3년 동안 등륜은 집에 한두 번 정도 다녀왔다. 드라마 촬영 현장에 머무르며 한 작품의 30여 개의 장면을 한 달 반에서 두 달 동안 내내 촬영했었다. 촬영이 끝나면 그는 다른 촬영장으로 이동했다. “ 잠이 들었을 때 이동하고 깨어나면 내가 어디에 있는지,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해서 혼란스러웠습니다.”
나중에 친구들을 만났을 때, 친구들은 “그 장면은 어떻게 촬영한 거야?” 혹은 “다음 촬영은 언제해?” “다음 드라마는 어떤 거야?” 등이 주요 대화였다고 한다.
“물론 돌이켜보면 이런 느낌이 들죠. 당시에는 그런 느낌이 아니었어요. 전혀 힘들지 않았어요. 가끔 저도 제가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어쩌면 그렇게 강할 수 있을까요?
확실히 혈기왕성했나 봐요.”
“젊고 활기차다”는 단어는 자연스럽게 사람들에게 “가유니시최봉적(한국제목 파이팅! 나의 슈퍼스타)”에서 등륜이 연기한 하오저위를 떠오르게 한다. 많은 인터뷰에서 등륜은 이 역할이
“베이징에서 무명시절을 보내던” 자신의 모습과 유사하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저는 이 배역을 조금 늦게 연기했어요. 3, 4년만 더 일찍 맡았더라면 조금 더 순수하고 더 다양한 하오저위를 연기했을 겁니다. 어쩌면 당시 연기력은 지금만큼은 못했을 것이고, 능숙하지 못했겠지만, 그 역할에 현실적으로 맞는 것 같아요. 제가 보여준 ‘하오저위’는 비교적 차분하고 합리적인 역할이거든요.”
21~22살의 자신을 되돌아보면, 등륜은 어떤 캐릭터를 관찰하는 듯했다. “충분히 침착하고 충동적이지 않고, 생각이란 것을 하지 않았어요. 가장 간단한 예로 들면, 이 컵에 들어 있는 것이 무엇인지 묻지 않고 그냥 들고 마시는 겁니다. 일에 대해 서두를 줄만 알았죠. 이제는 더 생각할 여지를 갖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등륜은 여전히 그 시절의 자신을 그리워했다. 현재와 비교해도 그의 삶은 낙서를 휘갈긴 것처럼 어지러웠고 일에 대해서도 혼란스러웠지만, 여전히 그 시간을 그리워했다.
그는 뒤돌아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과거의 사람들과 사물처럼 “성공과 실패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라는 것이었다.
“다행히 첫 작품을 찍은 뒤 드라마가 많지 않지만, 여전히 저는 촬영하고 있었어요. 계속 경험하는 중이었죠. 그때 저에게 기회를 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실제로 연기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은 “백록원” 부터였다. “저는 지난 이틀 동안 인터넷을 통해 ‘백록원’의 클립 영상을 봤어요. 몇 가지 순간을 잊어버리고 ‘잘하고 있네’ 생각한 적도 있어요. 이제 저는 그 당시의 인물에 대해 배우려고 합니다. 연기하던 순간과 보는 순간은 다르거든요. 그 당시에 제가 어떻게 그 느낌을 이해했는지 신기할 뿐입니다. 지금의 등륜이 잘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마침 등륜이 예전에 촬영했던 드라마들이 줄줄이 방영되었다. 심지어 몇 년 전의 “재고 작품”도 시청자들과 만났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것처럼 보였다. 오히려 등륜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틀을 세우지 않았으며, 설정도 목표도 세우지 않았다고 한다. “미래는 예측할 수 없고 한 사람이 통제할 수 없는 과정이잖아요. 순탄한 게 좋아요” 그는 말을 잠시 멈추더니, “솔직히 말하면, 그것은 매일 해야 하는 것들을 잘하라는 의미겠죠.”
우리는 익숙한 것을 좋아합니다.
낯선 것을 싫어해
등륜은 보수적인 가정(전통적인 가정)에서 자랐다. “저를 제외하고는 예술 계통에 종사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하지만 연기를 배우고 싶어 하고 예술 학교에 가고 싶어 했을 때,
부모님은 저를 지지해 주시고 자유를 주셨어요. 덕분에 제가 제 일에 대해 스스로 결정하는 법을 배울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 부모님은 본인이 연기한 작품을 보시나요? ”
“ 네, 보세요 ”
“ 평가도 해주시나요? ”
“ 잘 안 해주세요. ” 라고 등륜은 웃으며 말했다.
“ 부모님은 뭘 해도 다 좋다고 해주시는 편입니다. ”
등륜과 부모님은 일에 대해선 거의 이야기하지 않는다. “일에 관해 이야기하면 아무래도 압박감, 어려움, 걱정에 대해 분명히 말을 할 거예요. 저는 부모님에게 이런 부분을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요.아마 부모님은 제가 밖에 있을 때도 저를 걱정하실 게 뻔하거든요. 그럴 필요는 없다고 봐요.” 그가 생일을 축하할 때마다 등륜은 숫자가 점점 커지는 것을 실감한다고 한다.
“28년을 살아오면서 어렸을 때는 28이라는 숫자가 크게 느껴졌는데 지금은 또 새해를 맞이했네요.” 등륜은 부모님과 시간을 보낼 때 가끔씩 그들을 바라보게 된다.
“부모님이 문득 내가 어렸을 때와는 다른 모습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아버지의 머리칼은 염색을 하지 않으면 백발이 될 것 같아요. 제가 더 나이를 먹기 전에 부모님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몇 년 전 등륜은 어렸을 때를 반복해서 떠올리곤 했다. 할머니가 직접 요리를 해주시고, 등하굣길을 동행했던 것을 기억하다 보면, 그것은 또 다른 친숙한 느낌이었다.
모두가 ‘변화’와 ‘도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등륜은 마음속에 편히 놓을 수 있는, 그곳이 편안하고 안전하며 완전히 여유로울 수 있는 공간을 남겨놓았다.
등륜은 지금 할머니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한다. 할머니는 일찍 일어나는 것에 익숙해서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신다. 등륜은 조금 늦게 일어난다.
“그다음에 저는 할머니와 아침을 먹고 함께 텔레비전을 봐요. 할머니는 텔레비전 보는 것을 좋아하시는데, 특히 제가 출연한 <상신료고궁>을 좋아하세요.” 이런 식으로 하루의 대부분은 할머니와 함께 TV를 보며 시간을 보낸다. 5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그는 "지루하다"라고 느끼겠지만, 지금은 그렇지가 않다고 한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할머니와 TV를 보는 것이 좋더라고요. 오랜 시간같이 보다가 할머니에게 ‘할머니, 이제 산책할 시간이에요’라고 말하게 돼요.” 할머니와 함께 있을 때 등륜은 핸드폰을 한쪽에 두고 보지도 않는다.
“집에 갈 때마다 경추가 아주 좋아지는 것 같아요.” 할머니는 일찍 주무시는 편이라 할머니가 주무시면 등륜이 할 일을 하곤 한다.
일이 끝나거나 촬영이 끝난 후에 다 같이 식사한 것을 제외하면 등륜은 사교적인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다. “대부분 시간을 죽마고우들과 같이 보냅니다.”
등륜의 죽마고우들은 그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다. “ 가장 오래된 친구는 20년 이상이고, 최소 15년~16년 정도 되었어요. 거의 모든 친구가 저와 함께 자랐죠.
저는 어린 시절을 좋은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어요. 12명이 벽을 타고, 진흙탕에서 놀고 공을 가지고 놀고... 많은 것을 같이하고 공유한 사이입니다.”
각자가 삶의 변화가 있었음에도 우리의 우정은 왜 오랜 시간 함께할 수 있었을까요? 그들 또한 궁금해했다.
“친구들은 저를 공인이나 연예인으로 대하지 않고, 크게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심지어 예전보다 좋지도 않아요, 하하하” 하지만 일 외에 불만이 생기거나 집안에 일이 생기면, 형제들은 항상 뭉친다. 등륜은 그런 식이다. 그는 작은 결혼식이라도 불참하지 않는다. “ 나중에 우리가 친근감을 좋아하고 낯선 것을 싫어한다는 공통점이 있단 것을 알게 되었어요. 다들 그래요. 사회생활을 시작하고서 우리는 거의 만난 적이 없어요. 정말 감정적인 친구들이죠. 연중 함께하는 응집력은 서로에게 위안을 주고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겁쟁이’들이라서 형제애에 대한 만족감으로 충분할지도 몰라요. 서로 만족하고 있어서 더 이상 ‘낯선 것’과 마주하고 싶지 않을 거예요."
초반번역분: https://theqoo.net/1864821126
↑ 요 번역분 번역했던 덬이야
초반분 번역해봤을 때 좋은 내용인 것 같고 번역분 보고 싶다던 덬들이 있어서 주말 내내 번역 한 번 해봤어
기존에 번역해주시는 분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 나덬은 중국어를 영어로 번역기 돌려서 그 영어를 보고 한글로 번역한 것! )
한거라서 좀 다를 수도 있고 어색할 수도 있어 ㅠ ㅠ
본업이 직장다니는 학생이라서 학기중에는 카테도 겨우 들어와서 숨 쉬는 편이라...
개강 전에 마무리하는게 좋을 것 같아서 해놔봐 ㅎㅎ
하면서 내가 접하고 기억하고 있던 배우 등륜의 모습 보다 더 좋은 사람인 것 같어
번역지적은 달게 받을게 하지만 비난은 하지 말아주라 ㅠ_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