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주방에 들어갔네요. 아버지 친구분이 추천한 호텔의 그릴 레스토랑에서 일을 배웠지요. 막연히 중식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소공동 반도호텔의 중식당 ‘용궁’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대만에서 셰프를 영입해 쓰촨요리(사천요리) 위주로 선보이는 당시 최고의 식당이었기에 두 번이나 찾아가서 무급으로라도 일을 배우고 싶다고 했는데 거절당했어요. 세 번째 찾아가니 저의 근성을 보았는지 면접도 보고, 여러 가지 테스트를 거쳐 간신히 허락받았지요. 그때가 스물한 살이었네요. 홍콩 무협영화 보면 무언가 배우고 싶어서 사부를 찾아가 제자로 삼아달라 해도 단번에 되는 경우는 없잖아요? 심부름시키고, 잘 못하면 맞기도 하고…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이제 사람이 되었구나 싶을 때 하나씩 가르쳐 주죠. 당시 호텔 식당도 마찬가지였다고 보면 돼요. 석 달은 정말 월급 하나도 안 받고 바닥 청소부터 온갖 심부름에 셰프 옷 빨래까지 도맡아 했어요. 지금도 그렇지만 누가 자기 기술을 그냥 가르쳐 주나요? 그런 과정을 거쳐야 믿음을 얻고, 하나씩 알려주는 거죠. 석 달을 잘 버텼더니 4개월째 접어들면서 용돈 정도의 급여를 주더군요. 그렇게 점차 중국요리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효자심 이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