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노바백스 백신의 국내 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다른 백신을 맞지 않았던 미접종자들이 대거 접종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노바백스 접종 첫 날인 14일 이 백신을 맞은 접종자는 4487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93%(4185명)가 기존에 다른 백신을 맞은 적이 없는 1차 접종자로 나타났다. 1차에 다른 백신을 맞은 2차 접종자는 2%(81명), 3차 접종자가 5%(221명)였다.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가 개발한 이 백신은 코로나19 백신으로는 유일하게 B형 간염, 인플루엔자(독감) 백신과 같은 유전자 재조합(합성항원)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기존에 널리 접종한 방식의 백신이라는 점에서 화이자·모더나 등 mRNA 백신보다 상대적으로 거부감이 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그동안 mRNA 백신의 이상 반응을 우려해 맞지 않은 미접종자들을 대상으로 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황경원 접종기획팀장은 15일 "현재까지 보고된 (노바백스) 이상 반응 신고는 없었다"고 밝혔다.
독감·B형 간염 주사보다 체감 부작용은 덜해
실제 접종자들은 어떻게 느꼈을까. 첫 날 노바백스를 맞고 이틀째에 접어든 접종자 4명(1차 접종 3명·3차 접종 1명)의 후기를 직접 들어봤다.
노바백스로 기초 접종을 시작한 세 명은 특별하게 불편한 부분이 없고, 컨디션이 좋다고 말했다. 접종 직후 팔이 뻐근함을 느꼈고, 코와 목이 얼얼하다는 후기도 있었지만 공통적으로 독감 등 다른 백신 접종 때와 마차가지로 특별한 이상반응을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출산 3개월 산모 이모 씨 "팔에 뻐근함 없고 '안 맞은 느낌'"
30대 이 모 씨는 지난해 11월 아이를 낳았다. 이 씨는 "백신에 대한 걱정보다는, 곧 아기가 나오니 출산 후 맞자는 생각에 그간 접종을 미뤘다"고 말했다. 출산 3개월 쯤 지난 14일, 원래 화이자 백신을 맞을 예정이었지만 후유증이 걱정돼 노바백스로 바꿨다.
이 씨는 "백신 맞은 어제도 그렇고 둘째 날인 오늘도 전혀, 아무렇지 않다"면서 "잠도 잘 자고 생리 중인데도 컨디션도 좋고, '안 맞은 느낌'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씨는 과거 B형 간염 주사를 맞고 가려움증 등으로 고생을 했고, 백일해 주사, 독감 주사를 맞은 뒤에도 아파서 힘들었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주사들에 비하면 접종 후 팔에 뻐근함도 없고 아프지도 않았다"면서 좀 더 경과를 지켜보다가 3주 뒤 2차 접종을 하러 가겠다고 말했다.
#약물 알레르기 A씨 "코·목 먹먹하고 감기 기운 느낌"
30대 A씨는 항생제와 소염진통제에 알레르기가 있다. A씨는 "1년 전 회사에서 반강제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신청하도록 했지만, 문진 당시 의사가 알레르기를 우려하며 상황을 좀 더 지켜보라고 권했다"고 했다. 그렇게 접종을 미루다가 한 달 전부터는 회사에서 미접종자라는 이유로 업무 배제를 당했다. A씨는 "제 일이 대면·접촉 업무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백신을 맞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노바백스 접종이 시작된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회사에 (백신 접종을)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고 했다.
A씨는 백신을 맞은 직후 "따끔하고 얼얼했다"면서 접종 부위가 욱신거렸다고 말했다. 그는 "3시간이 지나니까 코랑 목 쪽이 먹먹한 느낌이 들면서 감기 기운이 있을 것만 같았다"고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증상은 점차 사라졌다고 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독감 주사를 맞았을 때는 한동안 접종 부위를 스치기만 해도 아팠는데, 이번에는 접종 이틀째인 오늘 팔 통증도 없고, 열·오한도 없다"면서 접종 전과 같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접종자, 변모 씨 "증상 없고 몸 컨디션 정상"
20대 변모 씨는 1년 넘게 미접종자로 지냈다. 변 씨는 "백신계에 처음 등장한 mRNA 백신이 생소하고 낯설어서 맞지 않았다"면서 "가족끼리 외식이 어려웠고, 주위에서 (백신을) 빨리 맞으라는 눈치를 주는 점 등이 불편했다"고 털어놨다. 그에게 노바백스는 하나의 대안이었다. "오랜 기간 검증된 합성 항원 방식이라고 들어서 관심 있게 지켜보고 맞기로 했지만, 적은 확률의 부작용은 여전히 걱정됐다"고 말했다.
변 씨는 "첫날과 둘째 날 모두 아무 증상이나 변화가 없고 몸 컨디션은 정상"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전에 다른 백신을 맞은 후에도 팔 통증이나 몸살기가 전혀 없었다"면서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노바백스를 접종한 변 씨의 남편은 팔이 뻐근하고 몸에 약간 기운이 없는 기분이 들었다고도 전했다.
다른 백신 기초접종했어도 노바백스 3차 접종 가능
1·2차 접종 때 mRNA나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백신을 맞았다면, 원칙적으로는 3차 접종 때 노바백스 백신을 맞을 수 없다. 예외적으로금기·연기 사유 등이 발생하면, 의사가 판단을 얻어 의료기관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려 당일 예약으로 맞을 수 있다.
#부정출혈 경험, 노모 씨 "접종 7시간 후 불구덩이 같은 열"
30대 노모 씨는 노바백스 백신으로 3차 접종을 했다. 1·2차에 화이자 백신을 맞고 부정출혈(생리 주기와 관계 없이 하혈하는 증상)과 혈복강(복강 내 장기나 혈관이 파열돼 출혈이 생긴 상태)을 겪었다. 노 씨는 "2차 후에 부정출혈이 심했고, 혈복강으로 8일간 입원하기도 했다"고 했다. 노씨는 "청소년을 만나는 일을 하고 있어 (3차) 백신을 맞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노씨는 의사의 권유로 노바백스를 맞게 됐다. "의사 선생님이 20~30대 여자가 아무 이유 없이 혈복강 생기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면서 노바백스가 수급 되기 시작했다고 알려주셔서 기존 예약을 취소하고 노바백스를 맞았다"고 말했다.
접종 직후 부터 불편함을 느꼈던 화이자와 달리, 노바백스는 '맞았나?' 할 정도로 별 느낌을 받지 못했다고 노 씨는 말했다. 접종 7시간 후부터 온몸에 열이 났다. "오후 3시에 접종을 했는데 밤 10시부터 온몸에 열이 엄청 많이 났다"면서 "옆 사람이 짚어보고 '불구덩이 같다' 고 했다"고 말했다. 해열제 한 알을 먹고 차가운 물수건으로 열을 내렸다. 하루가 지나자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노 씨는 "화이자를 맞았을 때는 팔에도 통증이 있었고 심장도 불편했는데, 이번 백신 접종 후에는 열 외에는 큰 증상은 없었다"고 말했다.
어환희 기자 eo.hwanhee@joongang.co.kr
https://n.news.naver.com/article/025/0003173721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가 개발한 이 백신은 코로나19 백신으로는 유일하게 B형 간염, 인플루엔자(독감) 백신과 같은 유전자 재조합(합성항원)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기존에 널리 접종한 방식의 백신이라는 점에서 화이자·모더나 등 mRNA 백신보다 상대적으로 거부감이 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그동안 mRNA 백신의 이상 반응을 우려해 맞지 않은 미접종자들을 대상으로 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황경원 접종기획팀장은 15일 "현재까지 보고된 (노바백스) 이상 반응 신고는 없었다"고 밝혔다.
독감·B형 간염 주사보다 체감 부작용은 덜해
실제 접종자들은 어떻게 느꼈을까. 첫 날 노바백스를 맞고 이틀째에 접어든 접종자 4명(1차 접종 3명·3차 접종 1명)의 후기를 직접 들어봤다.
노바백스로 기초 접종을 시작한 세 명은 특별하게 불편한 부분이 없고, 컨디션이 좋다고 말했다. 접종 직후 팔이 뻐근함을 느꼈고, 코와 목이 얼얼하다는 후기도 있었지만 공통적으로 독감 등 다른 백신 접종 때와 마차가지로 특별한 이상반응을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출산 3개월 산모 이모 씨 "팔에 뻐근함 없고 '안 맞은 느낌'"
30대 이 모 씨는 지난해 11월 아이를 낳았다. 이 씨는 "백신에 대한 걱정보다는, 곧 아기가 나오니 출산 후 맞자는 생각에 그간 접종을 미뤘다"고 말했다. 출산 3개월 쯤 지난 14일, 원래 화이자 백신을 맞을 예정이었지만 후유증이 걱정돼 노바백스로 바꿨다.
이 씨는 "백신 맞은 어제도 그렇고 둘째 날인 오늘도 전혀, 아무렇지 않다"면서 "잠도 잘 자고 생리 중인데도 컨디션도 좋고, '안 맞은 느낌'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씨는 과거 B형 간염 주사를 맞고 가려움증 등으로 고생을 했고, 백일해 주사, 독감 주사를 맞은 뒤에도 아파서 힘들었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주사들에 비하면 접종 후 팔에 뻐근함도 없고 아프지도 않았다"면서 좀 더 경과를 지켜보다가 3주 뒤 2차 접종을 하러 가겠다고 말했다.
#약물 알레르기 A씨 "코·목 먹먹하고 감기 기운 느낌"
30대 A씨는 항생제와 소염진통제에 알레르기가 있다. A씨는 "1년 전 회사에서 반강제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신청하도록 했지만, 문진 당시 의사가 알레르기를 우려하며 상황을 좀 더 지켜보라고 권했다"고 했다. 그렇게 접종을 미루다가 한 달 전부터는 회사에서 미접종자라는 이유로 업무 배제를 당했다. A씨는 "제 일이 대면·접촉 업무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백신을 맞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노바백스 접종이 시작된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회사에 (백신 접종을)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고 했다.
A씨는 백신을 맞은 직후 "따끔하고 얼얼했다"면서 접종 부위가 욱신거렸다고 말했다. 그는 "3시간이 지나니까 코랑 목 쪽이 먹먹한 느낌이 들면서 감기 기운이 있을 것만 같았다"고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증상은 점차 사라졌다고 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독감 주사를 맞았을 때는 한동안 접종 부위를 스치기만 해도 아팠는데, 이번에는 접종 이틀째인 오늘 팔 통증도 없고, 열·오한도 없다"면서 접종 전과 같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접종자, 변모 씨 "증상 없고 몸 컨디션 정상"
20대 변모 씨는 1년 넘게 미접종자로 지냈다. 변 씨는 "백신계에 처음 등장한 mRNA 백신이 생소하고 낯설어서 맞지 않았다"면서 "가족끼리 외식이 어려웠고, 주위에서 (백신을) 빨리 맞으라는 눈치를 주는 점 등이 불편했다"고 털어놨다. 그에게 노바백스는 하나의 대안이었다. "오랜 기간 검증된 합성 항원 방식이라고 들어서 관심 있게 지켜보고 맞기로 했지만, 적은 확률의 부작용은 여전히 걱정됐다"고 말했다.
변 씨는 "첫날과 둘째 날 모두 아무 증상이나 변화가 없고 몸 컨디션은 정상"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전에 다른 백신을 맞은 후에도 팔 통증이나 몸살기가 전혀 없었다"면서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노바백스를 접종한 변 씨의 남편은 팔이 뻐근하고 몸에 약간 기운이 없는 기분이 들었다고도 전했다.
다른 백신 기초접종했어도 노바백스 3차 접종 가능
1·2차 접종 때 mRNA나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백신을 맞았다면, 원칙적으로는 3차 접종 때 노바백스 백신을 맞을 수 없다. 예외적으로금기·연기 사유 등이 발생하면, 의사가 판단을 얻어 의료기관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려 당일 예약으로 맞을 수 있다.
#부정출혈 경험, 노모 씨 "접종 7시간 후 불구덩이 같은 열"
30대 노모 씨는 노바백스 백신으로 3차 접종을 했다. 1·2차에 화이자 백신을 맞고 부정출혈(생리 주기와 관계 없이 하혈하는 증상)과 혈복강(복강 내 장기나 혈관이 파열돼 출혈이 생긴 상태)을 겪었다. 노 씨는 "2차 후에 부정출혈이 심했고, 혈복강으로 8일간 입원하기도 했다"고 했다. 노씨는 "청소년을 만나는 일을 하고 있어 (3차) 백신을 맞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노씨는 의사의 권유로 노바백스를 맞게 됐다. "의사 선생님이 20~30대 여자가 아무 이유 없이 혈복강 생기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면서 노바백스가 수급 되기 시작했다고 알려주셔서 기존 예약을 취소하고 노바백스를 맞았다"고 말했다.
접종 직후 부터 불편함을 느꼈던 화이자와 달리, 노바백스는 '맞았나?' 할 정도로 별 느낌을 받지 못했다고 노 씨는 말했다. 접종 7시간 후부터 온몸에 열이 났다. "오후 3시에 접종을 했는데 밤 10시부터 온몸에 열이 엄청 많이 났다"면서 "옆 사람이 짚어보고 '불구덩이 같다' 고 했다"고 말했다. 해열제 한 알을 먹고 차가운 물수건으로 열을 내렸다. 하루가 지나자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노 씨는 "화이자를 맞았을 때는 팔에도 통증이 있었고 심장도 불편했는데, 이번 백신 접종 후에는 열 외에는 큰 증상은 없었다"고 말했다.
어환희 기자 eo.hwanhee@joongang.co.kr
https://n.news.naver.com/article/025/0003173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