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국가도 돕고 돈도 벌고 '일석이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글로벌 팬데믹으로 번지면서 세계 121개국이 한국 제약업체에 진단키트 등 의료물품 수출과 지원 문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현지시간) 독일일간지 슈투트가르트 차이퉁은 한국의 코로나19 방역물품 관련 의료 해외진출로 인한 수출액이 수십억 유로(수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전 세계 많은 국가들이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의료장비가 턱없이 부족한 가운데 한국은 코로나19 체외진단 키트를 유럽, 동남아 등의 주요국과 수출계약을 체결하면서 바이오산업 강국으로 발전하고 있다.
지난 30일 주요 20개국(G20) 통상장관들이 코로나19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특별 화상 정상회의 뒤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필수적인 의료용품과 장비, 기타 필수품들의 지속적인 공급 흐름(flow)을 보장하기 위해 협력과 조율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각국은 또한 한국의 신속한 코로나19 진단 및 치료경험, 방역 시스템을 공유하며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할 해법을 논의했다.
한국은 코로나19 확산을 일찌감치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앞서 전염병 전문가인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지난달 20일 "한국은 교과서적인 우수사례라며 다른 나라처럼 전면적으로 국경을 봉쇄하거나 여행·이동 제한을 강제하지 않고도 코로나를 억제했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의 진단키트 등 방역물품을 원하는 나라가 121개국으로 집계되고 있는데 이 중 수출을 요청한 국가를 제외하고 인도적 지원을 요청한 국가는 14개국이며 해당 국가의 피해규모, 보건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진단키트 등 물품을 지원할 예정이다.
한국의 가장 여유있고 강점을 가진 의료 수출품목은 진단키트다. 하루에 2만건 정도를 소비할 정도로 양이 많고, 6시간 내에 결과를 알 수 있으며 신뢰할만한 데이터가 누적되어 있어 해외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씨젠, 코젠바이오텍, 솔젠트 등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긴급사용승인과 수출허가를 받은 국내 4개 기업이 세계 47개국에 진단키트를 수출하고 있다.
점점 더 많은 한국의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에 성공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한국의 의료기술 시장은 수조원 규모에 이르는 방역물품 수출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한국의 코로나19 진단 기술이 국제 표준으로 제정되는데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국표원)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미생물 병원체 검출을 위한 유전자 증폭 검사기법’이 얼마 전 국제표준화기구 의료기기 기술위원회(ISO/TC 212)에서 국제표준안(DIS)으로 승인됐다고 밝혔다. 이 표준안은 국제표준 제정 절차에 따라 회원국 전체 승인(FDIS)을 받아 올해 안으로 국제표준으로 제정될 예정이다.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진단 제품은 약 275개에 달하며 그중 한국산 제품이 중국산 다음으로 두 번째로 많다. 씨젠, 코젠바이오텍, 솔젠트 등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긴급사용승인과 수출허가를 받은 국내 4개 기업이 세계 47개국에 진단키트를 수출하고 있다.
코로나19 항체 신속진단키트 'SGTi-flex COVID-19 IgG/IgM'를 개발한 수젠텍은 "진단시 피 한 방울만 키트에 떨어뜨리면 10분내 코로나19 감염여부 신속으로 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코로나 감염자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국가들로부터 긴급 공급 요청이 이뤄지고 있다"며 주간 단위로 키트를 생산을 하고 있으며 2차 양산 물량은 주당 10만키트, 이후 100만키트까지 증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차 생산 분은 6개국에 수출할 예정이었지만, 전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여러 국가들로부터 우선 공급요청이 쇄도해 20개국으로 수출국이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수젠텍의 주가는 거의 5배로 뛰었다.
다른 경쟁업체의 상황도 비슷한 상황이다. 분자진단 시약 개발사 씨젠의 30일 기업 시총은 2조3742억원으로 올해 들어서만 1조6000억원 가량 늘었다.
김수아 글로벌이코노믹 유럽 통신원 suakimm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