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 코로나정보 】 마스크 없이 500명 다닥다닥…목요일 밤 열린 '비밀 기도회'
1,492 25
2020.03.31 13:26
1,492 25
르포]공무원 점검 없는 평일 상가 건물에 500여명 모여
감염병 예방수칙 준수 않은채 찬송가 부르는 모습
신자 “평일저녁이라 아무도 몰라…진단검사 필요”
“정기예배땐 수칙 지킨다…목요일 기도회는 별개”


목요일인 지난 26일 오후 8시 대구 동구 한 상가골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휴업하는 가게들이 속출하면서 골목은 어두컴컴했다.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는 궂은 날씨에 분위기는 더욱 을씨년했다.

이곳에 있는 6층짜리 상가 건물도 어둠에 싸여 있었다. 하지만 건물 뒷문을 자세히 보니 사람들이 하나둘씩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정장 차림에 성경책을 든 이도 보였고, 4~5살쯤으로 보이는 어린이의 손을 잡고 건물 안으로 들어서는 이도 있었다. 승합차에서 중·고등학생 대여섯이 우르르 내려 상가로 들어가기도 했다. 입구 옆엔 교회와 기도원 등이 적힌 층별안내가 붙어 있었다.

건물로 들어서는 사람들…마스크 착용한 경우 드물어
이들 대부분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였다. 1시간여를 지켜본 결과 이 상가에 들어가는 이들 100여 명 중 마스크를 낀 경우는 10명 남짓이었다. 상가에 들어서다 마주친 사람들끼리 악수하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이곳은 인근 4~5개 교회가 합동으로 목요일마다 기도회를 연다는 제보가 들어온 곳이다. 제보에 따르면 이날 이 건물 4층과 5층에서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기도회가 열릴 예정이었다. 바깥에서 보기에는 이 건물 4~5층은 창문을 가려놓아 불빛이 새어나오지 않았다. 건물 1층 식당도 휴업 중이어서 불이 꺼져 있었다. 2층에 걸린 학원 간판만 빛나고 있었다.


오후 9시. 기도회가 열린다는 장소로 들어가봤다.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는 사이 신자로 보이는 남녀가 나타났다. 마스크는 하지 않은 상태였다. 오히려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기자를 의심스럽게 쳐다봤다. 5층에 도착해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복도에 찬송가 소리가 가득 울려퍼지고 있었다.

기도회장 문을 열자, 200㎡(60평) 정도 면적의 강당에 500여 명이 다닥다닥 붙은 철제 의자에 앉아 찬송가를 부르고 있었다. 대다수가 마스크를 끼지 않은 상태였다. 서로간의 거리를 2m 이상 띄우라는 감염병 예방수칙은 지켜지지 않았다. 장시간 여러 명이 실내에 있다보니 열기가 느껴졌다. 중간중간 초·중학생으로 보이는 청소년들도 보였다.
찬송가 퍼지는 기도회장서 다닥다닥 붙어앉은 사람들
기자가 기도회장으로 들어가자 한 사람이 ‘목요기도회’라고 적힌 안내문을 건네고 자리에 앉길 권했다. 발열 검사나 명단 체크는 없었다. 안내문에는 식순과 주기도문, 공지사항 등이 적혀 있었다. ‘0~7세 어린이와 동행하신 부모님은 4층 기도실에서 예배드립니다’라고 적힌 문구가 보였다.

종교 행사 자체는 위법이 아니다. 하지만 수칙을 지키지 않으면 처벌 대상이다. 감염병 예방수칙은 7가지다. ①발열 등 증상 체크 ②마스크 착용 ③손소독제 사용 ④예배참석자 간 일정 거리 유지 ⑤예배 전후 시설 소독 ⑥식사제공 금지 ⑦참석자 명단 작성 등이다.
원본보기
26일 오후 대구 동구 한 상가건물에 위치한 기도원에서 '목요 기도회'가 진행되고 있다. 기도회에 참석한 500여명은 모두 마스크를 끼고 있지 않았다. 김정석기자

이 중 한 가지라도 어기면 대구시는 해당 교회에 ‘집회금지 행정명령’을 내린다. 행정명령 스티커도 집합예배가 열린 교회에 붙인다. 일종의 1차 경고다. 대구시 관계자는 “행정명령 후 또 집합 예배를 보게 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감염자까지 나온다면 구상권 청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시는 주말마다 종교행사에서 감염병 예방수칙이 잘 지켜지는지 현장 점검하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28~29일 신천지교회 51곳과 하나님의교회 17곳, 일반교회 전체 1167곳 중 178곳(15.3%)을 점검했다. 신천지교회와 하나님의교회는 시설 운영을 하지 않았고 일반교회는 수칙을 모두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평일 종교행사는 점검이 어렵다. 예방수칙을 전혀 지키지 않은 채 예배를 강행해도 제보가 없으면 이를 파악하기 어렵다.
원본보기
26일 오후 대구 동구 한 상가건물에 위치한 기도원에서 '목요 기도회'가 진행되고 있다. 기도회에 참석한 500여명은 모두 마스크를 끼고 있지 않았다. 김정석기자

이날 만난 한 신자는 “‘목요기도회’ 때 단속을 하는 공무원을 본 적이 없다. 평일 저녁에 하니 누가 알겠느냐"며 “전수조사를 해 신자들의 건강 상태를 살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교회 관계자는 “정기 예배를 볼 때는 감염병 예방수칙을 잘 지키지만 목요일 행사는 그것과는 별개다. 정기적인 예배가 아니고 사람들이 모여서 각자 기도를 드리는 기도회”라며 “사람들이 코로나19가 심각하다는 걸 알고 각자 조심하고 있는데 기도를 하는 건 개인 자유다. 어차피 무슨 말을 하건 비판을 받을 것이 뻔하기 때문에 자세히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대구시 문화예술정책과 관계자는 “(기도회가 열린다는 걸) 사전에 알았더라면 현장에서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철저히 예방수칙을 지키라고 지도를 했을 텐데 인지하지 못했다. 예방수칙을 제대로 안 지켰다면 방역 차원에서 옳지 못한 행동”이라며 “대구기독교총연합회 등을 통해 예방수칙을 꼭 지켜달라고 수 차례 당부하고 있는데도 이를 지키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대구=김정석·김윤호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https://m.news.naver.com/read.nhn?mode=LSD&sid1=102&oid=025&aid=0002988900
목록 스크랩 (0)
댓글 25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웨이브X더쿠] 드덕들을 위해 웨이브가 개발한 스마트폰 중독 테스트 이벤트🔥 feat. 뉴클래식 프로젝트 730 11.22 37,456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3,780,759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7,591,821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5,838,903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7,237,746
공지 【 코로나정보 】 오미크론 웨이브로 바뀐 코로나검사 / 자가격리 / 재택치료 정보 (update 22.03.12) 67 22.02.06 74,940
공지 【 코로나정보 】 정부긴급재난지원금 신청관련 정보 모음 30 20.05.13 138,598
모든 공지 확인하기()
19337 【 코로나정보 】 앞으로의 시나리오 27 23.04.19 9,051
19336 잡담 이제 마스크쓰면 유난같음 33 23.04.01 6,154
19335 잡담 아직까지도 코로나 안걸려본덬들 있어??? 43 23.02.21 5,129
19334 잡담 코로나 막차 탔어... 27 23.01.07 3,839
19333 잡담 솔직히 지금 시점에서 문정부 코로나 방역 평가 하면 어떤거 같아? 33 22.10.07 3,356
19332 잡담 실외마스크 전면 해제라는데.. 29 22.09.26 3,858
19331 【 코로나정보 】 [속보] 한 총리 "26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전면 해제…실내는 당분간 유지" 36 22.09.23 4,420
19330 【 코로나정보 】 거리두기 없이 '코로나 저지'…과학방역 통했나 30 22.08.27 4,302
19329 잡담 이번 재유행이 저번 대유행 생존자(?)들 다 쓸어가는거같아 34 22.08.16 2,926
19328 잡담 아빠가 코로나 때문에 지금 중환자실에 계시거든 26 22.08.11 3,706
19327 잡담 코로나 걸렸던 덬들 첫 증상이 뭐였어? 34 22.07.29 2,665
19326 잡담 진짜 첨걸린 사람들이 많아? 33 22.07.22 3,631
19325 잡담 코로나 아직 한번도 안 걸린 사람 있어?? 59 22.07.21 4,191
19324 【 코로나정보 】 대통령실 "文정부 희생 강요 방역, 尹정부 지속가능한 방역" 26 22.07.14 4,240
19323 잡담 [속보] 尹, 부실인사 지적에 "前정권 임명 중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나" 27 22.07.05 2,453
19322 잡담 尹정부, ‘외교 참사’… "G7에 치이고, 일본에 치이고, 미국에 치이고” 25 22.06.28 2,628
19321 잡담 박원순 서울시장일때 잘한거 뭐있어? 33 22.06.18 2,889
19320 잡담 [속보] 김건희 여사 ‘지인 동행’ 논란에…尹대통령 “비서팀 없어…방법 알려달라”, “저도 대통령이 처음이라” 28 22.06.15 2,788
19319 잡담 "김건희 가방 가격 따질때 아니다"…영부인 패션 중요한 이유 32 22.06.15 5,0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