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은 한달이 채 안남았고 낮에는 여전히 덥지만
미뤄뒀던 옷장 정리를 하고 겨울 준비도 슬슬 시작했어.
네번의 반품 끝에 드디어 몸에 맞는 롱패딩도 샀고
몇년을 입어 보불제거기로도 해결이 안되는 니트들도 버리고 새로 옷장도 채우고
몸에 지방도 비축할 준비를 하고...
뭐 그러다 보면 춥고 겨울 오고 그러지 싶다.
뭔가 애매하게 계속 바빠서 평소보다 덜 해먹고 산 한주 이야기 시작!
애호박전
한참 호박이 비싸더니 어느샌가 또 호박이 싸졌다.
덕분에 마트 갈때마다 한개씩 습관처럼 집어들고 오는 중.
비싸도 사긴 했다마는 쌀때는 집에 남아 있어도 하나씩 더 집어오게 된다.
통통 적당한 두께로 썰어서 가운데 씨부분 병뚜껑으로 파내고
새우 서너마리, 풋고추 두어개 다진 다음에 소금 후추 솔솔 뿌려 간해주고
밀가루, 계란 한알 넣고 팍팍 치대서 만든 속을 채워서 기름 넉넉히 두르고 구워줬어.
새우가 싸지니 요런거 해먹을수 있어서 좋고 달고 고소해서 더 좋고.
요 자체에 간이 있어서 그냥 먹어도 맛있고 간장이랑 식초 적당히 섞어서 찍어먹어도 맛있었어.

버섯 불고기
반찬거리 생각 안나면 최고로 만만한게 불고기다.
샤브용 소고기는 언제나 냉동실에 비축되어 있고 버섯도 보통은 떨어트리지 않은 편이라 요 두놈 조합이면 다른 반찬 없어도 한끼 해결이야.
양파 한알 강판에 갈고 거기에 진간장, 국간장, 설탕, 술, 후추, 다진 마늘 적당히 섞어 만든 양념장에 고기 먼저 재워놨다가
고기 볶으면서 버섯 한줌 쭉쭉 찢어넣고 대파도 한대 넉넉히 썰어넣고 같이 볶아줬다.
센불에 볶다가 후추 한번 더 뿌리고 참기름 한번 슬쩍 둘러서 마무리.
양파를 갈아넣어서 설탕이 좀 적게 들어가도 단맛이 살고 국물도 넉넉하게 나와서 마지막에 밥 비벼먹기 딱이야.

추운 날에는 닭곰탕
삼복 보내면서 사놓은 삼계탕용 약재 믹스 한 봉지가 엄청 유용하다.
평소에 사던 영계가 없어서 크기가 좀 있는 닭 한마리를 사온 날,
대충 기름기 손질하고 내장 부분 씻어낸 다음에 삼계탕용 약재 믹스 한줌, 통마늘 한줌, 쌀 한줌 넣고 센불에서 한소끔 끓였다가
중간불로 낮춰서 넉넉하게 밥이 되고 뜸이 들 시간 동안 고아줬어.
진하게 우러난 국물에 소금간 적당히 하고 대파 송송 썰어넣고 밥 말아먹으면 속까지 뜨끈해지는 맛.
진한 국물 덕에 괜히 몸보신 하는 기분도 들었다는.
추운 날엔 요런 국물이 최고야.
계란말이
여전히 계란은 잘 소모가 안되고 있고 처치용으로 그저 만만한건 계란말이고
학교 다닐때 도시락 반찬으로 만만하게 쉽게 싸다니던 딱 그 스타일이야.
계란 세알 넉넉하게 풀어서 소금 후추로 간하고 대파 좀 적당히 썰어넣고
팬에 기름 적당히 두르고 말아주면 그냥 또 반찬 한가지 해결.
크게 모양 신경 안쓰고 밥반찬으로 먹기에는 참 쉽고 만만한 메뉴중 하나다.
채친 애호박전
애호박 싸다더니 자주 해먹었다.
야밤에 뜬금 없이 야식 땡긴 날, 새벽 3신가 애호박전 생각이 나서 기어이 해먹고 말았다지.
호박 딱 반토막만 채쳐서 소금 찔끔 뿌려서 재워놨다가
적당히 물기 나왔을 때 밀가루랑 탄산수 찔끔 넣고 반죽해서 기름 넉넉히 두르고 구웠어.
썰고 찢어먹고 이러는거 귀찮아서 반죽은 딱 한숟가락씩만 떠서 그냥 한번에 먹기 좋은 크기로.
통으로 구운 애호박전도 맛있고 속 채운 애호박 전도 맛있지만 가끔은 요런 것도 괜찮아.
애매하게 배고픈 새벽에 딱 허기만 가실 정도, 약간 아쉬운듯 하게 먹어서 더 맛있었어.

오랜만에 알배추 겉절이
슬슬 김장철이 다가온다는건 배추가 맛있어진다는거다.
배추도 무도 날이 추워야 더 맛있어.
오랜만에 알배추 한통 사다가 4분의 1만 딱 썰어서 겉절이 해먹었다.
배추는 흐르는 물에 씻어서 대충 물기 빼놓고
고춧가루, 액젓, 설탕, 매실액, 다진 마늘 섞은 양념장에 후두룩 무쳐주면 끝.
딴에는 통깨도 마지막에 뿌려봤다지.
달고 아삭아삭한 맛에 오랜만에 참 맛있게 먹었어. 
매콤하게 아귀찜
장 보면서 생물 아귀 한팩 사온 날, 콩나물도 샀고 아귀도 샀고 집에는 무도 있어서
날도 쌀쌀하니 아귀탕이나 해먹을까 하다가 아귀찜으로 급 선회 했어.
스트레스 받는 날은 괜히 매운게 땡긴다.
피곤했던 날도 괜히 매운게 땡길 때가 있다.
두개가 모두 합쳐진 날은 매운걸 먹어야 한다.
그래서 했다 아귀찜.
된장, 술, 식초 찔끔 넣고 끓인 물에 아귀는 한번 데쳐 내서 찬물 샤워시켜주고
크기가 좀 있는 팬에다 아귀, 오만둥이, 새우 너댓마리랑 양념장 절반 정도 1차로 넣고 센불에서 적당히 섞으면서 먼저 볶아줬어.
양념은 고춧가루 넉넉하게, 국간장 적당히, 진간장 찔끔, 소금 찔끔, 다진 마늘 넉넉하게, 다진 생강 찔끔, 설탕, 술 섞어서
아귀 데치기 전에 미리 만들어 놓으면 지들끼리 적당히 잘 섞인다는.
아귀가 익어가면 불 좀 낮춰서 적당히 익혀주다가 콩나물 넉넉히 올리고 대파도 한대 넉넉히 썰어넣고 한소끔 더 익혀주다가
남은 양념 마저 넣고 찹쌀 가루랑 물 섞은거 넣고 휘리릭 볶아서 농도 맞춰줬다.
요대로 먹어도 맛있고 아귀찜 집에서 먹는 것처럼 겨자 간장 만들어서 찍어먹어도 맛있고.
평소 보다 고춧가루를 좀 넉넉히 넣었더니 매운 맛이 완전 제대로였어.
요렇게 먹고 마지막에 밥까지 볶아서 마무리 했지. 
아귀찜에는 김 계란국
아귀찜 하는 날은 다른 반찬 필요 없다.
그저 매운맛 달래줄 국 하나만 있으면 장땡이야.
물에다 가쓰오부시맛 국시장국 적당히 풀어서 팔팔 끓어오르면 다진 마늘 찔끔 넣고 계란 한알 호로록 풀어서 끓이다가
한번 구운 마른 김 적당히 찢어넣고 대파 송송, 소금간 해서 마무리.
달달하고 부드러운 맛이 매운 맛을 달래는데는 그만이야.

두부 조림
국물 넉넉하고 부드러운 두부 조림도 좋지만 가끔은 쫀득하고 짭짤한 두부 조림도 좋다.
두부 반모 적당하게 썰어서 무거운 걸로 눌러서 물기 한번 슬쩍 빼준 다음에 소금만 솔솔 뿌려서 팬에 한번 구워서
진간장, 고춧가루, 설탕, 술. 후추, 다진 마늘, 송송 썬 대파 섞은 양념 휘리릭 둘러서 국물이 거의 없을 정도로 조렸어.
갓지은 밥에 요 두부조림 하나씩 올려서 먹으면 밥 한그릇은 금세 뚝딱이다.

새벽의 간계밥
새벽 두시에 배고프다고 밥 하는 인간이 접니다.
퇴근도 늦고 자는 것도 늦은 날.
허기는 지고 먹을건 없으니 새벽에도 밥을 한다.
금방한 밥에다 계란 후라이 하나 해서 양념 간장 적당히 넣고 비벼 먹으면 이게 바로 밥도둑.
가끔은 이러고 떼우는 날도 있다.
참치 고추장 찌개
날이 추워진다는건 고추장 찌개의 계절도 다가온다는 것.
반찬 재료 애매한 날 쟁여놓은 비상식량으로 한끼 찌개 만들어먹기.
물에다 고추장이랑 고춧가루 적당히 풀어넣고 끓이다가
감자 한알, 애호박 한토막, 양파 반토막, 두부 반모, 참치 작은캔 하나 탈탈 털어넣고 끓였어.
다진 마늘도 넉넉히 넣고 대파도 한대 썰어넣어주고
국간장 찔끔, 소금으로 간하면 마무리.
타박타박한 감자도 밥에 올려 으깨서 비벼먹고
부들부들한 두부랑 참치도 섞어서 비벼 보고
고추장 찌개는 제일 만만하면서도 대충 끓여도 맛있는 찌개가 아닐까...

평소보다 좀 덜 해먹은 이번주 이야기는 요기까지.
밥 한끼 해먹을 시간이 있다는건, 여유가 있다는건 참 좋은거다.
애매하게 바쁘니 대충 김밥 한줄 사다 떼우고 삼각 김밥 하나로 떼우고
직장에서 적당히 떼우고 오는 날이 좀 많았어.
그나마 라면 안먹기가 지켜지고 있는건 그 와중에도 다행이긴 한거 같다는.
해먹고 싶은건 많고 먹고 싶은 것도 많은데 이번주는 부디 시간이 좀 있어주길 바라고 있다는.
날이 춥다아.
옷 따숩게 입고 다니고 뜨끈한 국물, 따뜻한 차 한잔 마시면서 건강한 한주, 맛있는 한주 보내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