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자마자 요리방부터 수다 떨러 놀러 오는거 보면 나도 어지간히 여기가 중독이구나 싶고.
그래도 덬들이랑 수다 떠는 재미, 먹는 거 얘기하는 재미는 놓칠수 없는거다!
한주 동안 먹고 산 얘기 한바탕 늘어놓고 나서 자러 갈거야.
사실은 지금도 눈꺼풀이 무겁다는.
그러니 바로 또 시작!
김치 어묵국
김치 어묵국이라기 보다는 콩나물 어묵탕에 김칫국물 부어서 끓인게 더 맞을지도..
김치는 다 털어먹고 양념장도 바닥에 깔리다시피 남은 통에 물 부어서 깨끗하게 털어낸 김치국물 한대접에
자박하니 물 부어서 국물 더 보태주고
거기에 콩나물 한줌, 어묵 한줌 썰어넣고 팔팔 끓였다.
대파랑 마늘은 언제나 기본이고 국간장 찔끔, 소금도 찔끔.
칼칼하고 시원하고 달달한 맛.
어묵이 들어가면 국물은 확실히 달달해지고 거기에 콩나물이 시원함을 보태줘서 술 땡기면서 술 깨는 맛.
콩나물이랑 어묵 조합 너무 좋아.

국물 불고기
뚝배기가 있다면 좋겠지만 그런건 안키우니 아쉬운대로 국물 불고기로 만족하기.
양파 한알 강판에 갈고 진간장, 국간장, 설탕, 다진마늘, 술, 후추 섞어 만든 양념장에
샤브용 양지 한줌 넉넉하게 섞어서 조물조물 재워놨다가
해송이 버섯 한줌이랑 대파 한대 큼직하게 썰어서 넣고 물기 있게 볶았어.
고기 볶기 시작할때 물 부어서 국물 자작하게 잡아주고
당면 반줌 미리 불렸다가 같이 익혀주면 뚝불이 아니라 아쉬운 국물 불고기 완성.
다시마 육수를 넣으면 더 좋겠지만 불고기 한번 해먹자고 다시마 사기도 귀찮고
물 넣고 해도 나름 많이 괜찮다.
당면이 생각보다 국물을 많이 잡아먹으니 물은 생각보다는 조금 넉넉하게 넣는게 좋더라.

얼갈이 된장국
예냉 솎음 한봉지, 얼갈이 한단
다른 이름 같은 놈을 지른 여파가 이번주까지 이어지고 있다.
된장국 해먹으라던 덬 보고 있니?
아침 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바람이 부니 얼갈이 몇 포기 가지고 호로록 먹기 좋은 된장국 끓였어.
따로 데쳐서 된장에 조물조물 무쳐서 끓이는 된장국도 좋지만
된장이랑 고추장 적당히 풀어넣고 한소끔 끓이다가
깨끗이 씻어낸 얼갈이 한줌 숭덩숭덩 썰어넣고 단맛이 나도록 끓여도 나름 괜찮다.
달고 구수하고 시원한 맛.
마늘은 생략하고 대파만 송송 썰어넣은 다음에 부족한 간은 액젓으로 마무리하는데
따로 간 더할 것 없이 약간 슴슴한 듯한 맛도 나쁘지 않아.

양배추찜
사고는 너무 커서 후회했던 양배추 한통인데 가격이 있는대로 오른 다음에는 미리 사놔서 다행이다 하고 있어.
이제 얼마 안남은 양배추 덩어리에서 딱 한끼 분량만 잘라내서 쪘다.
가스에 올려놓고 깜빡했더니 생각보다 너무 익긴 했지만 이건 이거대로 부들부들 달달한게 나쁘지 않았어.

비오는 날은 수제비
태풍은 지나갔는데 태풍 올때보다 비가 더 많이 온 날
아침에 출근할때부터 수제비 생각이 스물스물 나서 퇴근하자마자 반죽부터 해서 냉장고 넣어놨다.
밀가루 넉넉히, 소금 한꼬집, 생수에다 내 손아귀 힘이 더해지면 반죽 끝.
위생팩에 야무지게 싸서 냉장고 넣어놨다가 저녁에 기어코 끓여먹은 수제비.
멸치 볶음 해먹으라고 얻어놓은 멸치 몇마리 끓여서 육수 슬쩍 낸 다음에 건져내고
국간장이랑 마늘만 찔끔 넣어서 기본 간만 해놓은 다음에
감자 한알, 애호박 한토막, 아직도 남은 얼갈이 배추 한줌 넣고 팔팔 끓이다가
수제비 반죽 크기 넉넉하게, 얇게 떼어넣고 파송송, 소금간으로 마무리.
구수하고 뜨끈하고 부들부들한 수제비가 호로록호로록 잘 넘어가더라.

맛있는건 한번 더

가지 강정
비 올때는 기름 냄새도 좀 풍겨줘야 하고 냉장고에 마침 가지도 하나 남아있었고.
해서 오랜만에 가지 강정 또 해먹었다.
가지는 크기 적당하게 썰어서 탄산수에 소금 찔끔 넣고 찹쌀가루 풀어서 만든 반죽 입혀서 두번 튀겨주고
기름이 적당히 빠질 동안 양념 준비.
마늘 먼저 기름에 달달 볶다가 매운 맛이 강해서 반찬으로는 제대로 못 해먹고 있는 꽈리고추 몇개 송송 썰어서 같이 볶아주고
진간장, 설탕, 올리고당, 술, 후추 섞은 양념이 깐작하게 졸아들면
튀겨낸 가지 넣고 빠르게 휘리릭 볶아냈어.
적당히 매콤하고 달콤하고 짭쪼름하고.
단짠단짠에 매콤함이 더해져서 요놈도 은근 밥도둑이다.
밥 없이 가지만 집어먹어도 맛있었어.

고등어 구이
한마리를 구우면 밥 대용이고 반마리만 구운 날은 밥반찬이고.
이날은 반찬으로 먹을거라 소금, 후추 솔솔 뿌려서 구웠어.
짭쪼름하고 달달한 고등어 구이 하나면 다른 반찬 필요 없이 금방 한 밥 한그릇이면 족하다.
..라고 하지만 사실은 다른 반찬 하기 너무 귀찮았어..
가끔은 그런 날도 있어야 인간적이라고 우겨본다.
영계 반마리 닭죽
밥은 거의 한끼 분량에 맞춰하는 편인데도 애매하게 남는 밥이 생길 때가 있다.
찬밥은 싫고 볶음밥도 별로라 찬밥 처리용으로 닭죽 끓인 날.
영계 반마리 깨끗하게 손질해서 통마늘 몇알 넣고 물 적게 잡아서 팔팔 끓이다가
국물이 좀 뽀얗게 우러났다 싶을 때 물 넉넉히 더 붓고 찬밥 남은거 같이 넣고 쌀알이 푹 퍼질 정도로 고아줬어.
이런 식으로 끓이면 짧게 끓여도 생각보다 국물이 진하게 우러나서
짧은 시간에 진한 국물 맛 보기가 가능하다는.
부족한 간은 소금 후추 솔솔 뿌려 맞춰주면 별거 아닌데도 몸보신한 기분이 든다.
잡곡밥이라 현미랑 보리쌀이 입안에서 톡톡 터전 재미도 있었다.
야식은 김치 볶음밥
찬밥을 거의 안남기니 볶음밥 해먹겠다고 또 밥을 했다.
볶음밥용 밥은 물 적게 잡고 꼬들꼬들해야 좋아.
대패 삼겹 한줌 쫑쫑 썰어서 소금 후추 뿌려 기름에 먼저 볶다가
김치 한줌 또 송송 썰어서 돼지기름 입혀주고
거기에 진간장, 술, 설탕 찔끔 넣어서 김치랑 고기에 양념 넉넉하게 입힌 다음에 꼬들밥 넉넉히 넣고 밥알이 흩어지게 볶아줬어.
밥이 양념을 먹고 적당히 물기가 날아가면 가장자리로 밀어내고
가운데 계란 한알 깨넣어서 스크램블 하듯이 익히다가 밥이랑 섞어서 볶아주면 끝.
계란이랑 밥 섞을 때 대파도 한대 송송 썰어 넣어주고
참기름이랑 통깨 휘릭 뿌려준 다음에 후라이팬 바닥에 밥을 싹싹 펴서 잠깐 센불에 두면 바닥이 적당히 누룽지가 돼서 더 좋다.
반숙 계란 후라이 얹은 김치 볶음밥도 좋지만 귀찮을 때는 이렇게 섞어서 볶아먹어도 맛있다.
내 취향은 사실은 반숙 후라이 올린 것 보다는 이쪽.
무생채
김치를 새로 사긴 했으나 괜히 이런 생채 땡기는 날이 있다.
무는 딱 한토막만 채썰어서 소금에 잠깐 절여놨다가 고춧가루물 먼저 입혀주고
거기에 액젓, 설탕, 다진마늘이랑 식초 찔끔 넣고 조물조물 무쳤어.
아직은 무가 매운 시기라 단맛 보다는 매운 무맛이 더 강하긴 했지만
미리 소금에 절여놨더니 그나마 매운맛이 빠지긴 하더라.
무생채 하는 날은 청국장이 진린데 더워서 시장 안간지가 오래라 청국장 같은건 없는거다.
조만간 시장 가서 청국장도 사고 비지도 사고 해야겠어.
날이 쌀쌀해지니 구수한 국물이 생각난다.
두부찌개
유통기한 임막한 두부 처리용으로 몇번 해먹던 찌개에 맛을 들여버려서 요즘엔 일부러 두부 사와서 이러고 끓여먹기도 해.
물에다 애호박 한토막, 대파 한대, 버섯 한줌 송송 썰어넣고 끓이다가 국물이 좀 우러난다 싶으면 고춧가루 넉넉히 풀어주고
거기에 나박나박 썰은 두부 한모, 다진 마늘 넣고 국간장 찔끔, 진간장도 찔끔, 소금으로 간 맞춰서 끓여줬다.
채소를 먼저 시간 들여서 끓여주면 따로 육수를 안내도 국물 맛이 그럴싸해지고
슴슴한듯 달고 얼큰한 맛이 무겁지 않아서 생각보다 훌훌 잘 넘어가는 찌개야.
요맛에 요즘 자주 해먹는 것도 같고.
또 해먹은 고등어 구이
식사 대용으로 먹던 고등어가 요즘엔 밥반찬이 됐어.
소금간 간간하게 해서 적당히 짭짤하게, 속은 촉촉하게 구운 고등어에 맛 들이고 나니 일부러 반찬으로 해먹고 있다는.
먹고나서 뒷감당은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자.
주중에 쉬는 날이 많은게 다행인거야.
영양부추 무침
요즘 마트 가보면 채소고 뭐고 다 비싸다.
알배추는 비싸서 엄두도 못낸지 오래라 알배추 겉절이, 알배추찜이 그립다는.
슬슬 추워지면 배추값 좀 내리려나...
겉절이는 땡기고 배추가 비싸니 아쉬운대로 영양부추 한팩 업어온 날.
딱 한줌만 깨끗이 씻어서 고춧가루, 액젓, 다진 마늘, 설탕, 진간장 찔끔 섞어서 조물조물 무쳤어.
너무 자주 하는 말 같긴 하지만 요런 무침은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무친 그릇에다 밥 넣고 비벼 먹는게 더 맛있다.
밥 비벼넣고 한참 먹다가 제대로 무친거 더 덜어넣고 또 비벼먹은 날.
김계란국
국 끓이기 귀찮고 반찬하기 귀찮은 날, 그래도 국은 먹어야겠는 날 제일 만만하게 끓여먹는게 김국이랑 계란국이야.
물에다 가쓰오부시맛 국시 장국 적당히 풀어넣고 다진 마늘 찔끔 넣고 끓이다가 계란 한알 풀어넣고 적당히 익혀주고
마른김 두장 가스불에 얼른 구워서 부셔서 넣으면서 대파도 한대 송송 썰어넣었다.
부족한 간은 항상 소금으로 마무리.
엄~~~청 간단하고 길어야 밥 하는 동안 하면 밥물 끓기도 전에 완성되는 국이라
밥이 보온으로 넘어가고 뜸 들때쯤 느지막하게 끓여먹는 국이기도 해.
콩나물 오징어 볶음
오징어도 은근히 비싸서 한참 안사먹었었는데 마트에 갔다가 뜬금 없이 오징어가 괜히 사고 싶어서
가격 생각 안하고 세마리 들어있는 한팩 집어왔어.
내 기억의 첫 요리는 망한 오징어국이라, 무랑 콩나물 넉넉히 넣은 오징어 국 생각이 나서 사와놓고는
정작 엉뚱하게 오징어 볶음 해먹었다.
직장에서 점심에 나온 오징어 불고기가 내 입에는 맛이 별로였기 때문이라고 우겨보자.
오징어는 내장 빼고 손질해서 박박 씻은 다음에 적당히 썰어주고
한마리 반은 다음을 기약하며 냉동실로 가고 한마리 반으로 오징어 볶음 해먹었어.
고춧가루, 고추장, 다진마늘, 술, 설탕, 진간장, 후추 섞어서 만든 양념장에 오징어 조물조물 무쳐서 재워놨다가
애호박 한토막, 대파 한대 썰어넣고 센불에 볶아주기.
거기에 콩나물 한줌 넉넉히 씻어올리고 딱 콩나물이 익을만큼만 볶아주면 끝이다.
오징어랑 콩나물에서 생각보다 국물이 제법 많이 나와서 국물 없이 먹으려면 센불에서 볶아서 최대한 수분을 날려주고
나는 찰박찰박하게 밥 비며먹으려고 국물을 좀 덜 날렸어.
한동안 소고기 돼지고기로만 불고기 해먹다가 오랜만의 오징어 볶음이라 더 맛있었다는.
부추 넣은 계란말이
잘 소비 안되는 식재료 중 하나는 언제나 계란이고
계란국이 지겨우면 계란 말이를 한다.
계란 세알에 영양부추 찔끔 썰어넣고 소금 후추 간해서 홀홀 풀어주고
기름은 최대한 적게 두른 팬에 찔끔찔끔 부어가면서 살살 말아줬어.
이러고 또 한끼 해결.

오랜만에 오뎅 국수
아침 저녁으로 바람이 쌀쌀해서 퇴근길에 오뎅 국수 생각 난 날.
집에 어묵 사놓은게 없으니 편의점에 잠깐 들러서 전자렌지에 데워먹는 오뎅 한그릇 한팩을 사왔어.
이런건 이미 양념이 다 된거라 별달리 할 것도 없이 거저 먹는 한끼다.
오뎅이 너무 퍼지면 곤란하지 국물만 먼저 냄비에 붓고
소면이 들어가야 하니 국물양만큼 물 더 부어서 끓이다가 소면 한줌 뚝 분질러서 넣어주고
소면이 익을 때쯤 오뎅 적당히 자른거랑 영양부추 남은거 썰어넣고 마무리.
면 때문에 물을 좀 넉넉히 부었더니 내 입에는 간이 좀 부족해서 양념간장 올려서 먹었다.
오뎅 국수 해먹고 싶은데 육수 내고 오뎅탕 따로 소면 따로가 귀찮다면 요렇게 끓여먹는 것도 방법이야.
나도 앞으로는 종종 이렇게 해먹을거 같다는.
가끔은 꼼수도 방법이니까.


비오는 월요일 아침, 누군가는 한주의 시작이고 누군가는 한주의 마무리고.
요거 올리고 나는 꿀잠 자러 간다.
비오는 아침만큼 자기 좋은 날은 없으니까.
날도 선선하고 계절이 바뀌는 소리도 나고.
여름 내내 안오던 비가 여름 다 지나고 나니 어찌나 자주 오는지.
배앓이 조심, 환절기 감기 조심.
맛있는거 많이 먹고 행복하게 살자!